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5년5개월을 끌어온 한·뉴질랜드 FTA가 타결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맞춰 서둘러 FTA 협상을 마무리한 모양새다. 한·호주, 한·캐나다 FTA를 포함하면 박근혜 정부 들어 벌써 네 번째 FTA다.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FTA 속도전’도 졸속 우려를 낳고 있지만, 국민은 물론 비준권을 갖고 있는 국회마저 소외시키는 비밀주의 ‘밀실 협상’도 큰 문제다. 당장 정부는 경제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FTA를 추진하면서 의견수렴 절차를 제대로 밟은 적이 없다. FTA의 직접적 피해를 입는 농어민, 중소상공인,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통로 자체를 마련하지 않았다. 매번 FTA 협상 과정에서 변변한 공청회조차 열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정부의 ‘FTA 비밀주의’는 통상절차법이 정한 절차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 ‘한·미 FTA 사태’의 교훈으로 제정된 통상절차법은 특정 국가와 통상 협상을 개시하기 전에 목표·내용을 담은 ‘계획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협상 진행 상황도 국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국회의 자료요구, 의견제시 권한도 명시하고 있다. 한번 체결하면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한 통상조약 협상을 국회의 감시 속에 둠으로써 졸속·부실을 제어하려는 장치다. 하지만 정부는 ‘통상조약 계획서’를 형식적으로 제출하고, 협상 진행 보고는 회피로 일관했다. 한·뉴질랜드 FTA 타결을 나흘 앞두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김동철 위원장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은 자료는 달랑 두 쪽짜리였다고 한다. 그나마 주요 쟁점에 대해선 “협상 중이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한·호주, 한·캐나다, 한·중 FTA 때도 마찬가지였다.

11일 국회정문 앞에서 한중FTA중단농축산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축산인들이 한중FTA 졸속타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출처 : 경향DB)


정부는 한·중 FTA 타결을 선언한 뒤에도 협상 결과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시장 보호에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하는 농축수산 분야의 내용은 소상히 밝히면서, 공산품의 양허(관세 철폐) 계획과 품목별 원산지 기준은 전체 1% 정도만 공개했다. 협상 과정도 ‘깜깜이’로 하더니 협상 결과 발표마저 ‘마사지’한 꼴이다. 통상 협상의 비밀주의가 어떠한 폐해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지는 2008년 한·미 FTA 사태 때 목도한 바다.

국민경제의 명운을 좌우할 FTA를 정부의 밀실 협상으로 끝내도록 놔둬서는 안된다. 한·중, 한·뉴질랜드 FTA 공히 양허 조항만 1만여가지에 달한다. 비준동의안이 넘어오기 전이라도 국회의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FTA 협상 과정에서 소홀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과 대책 마련을 위한 공론화 절차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우선 정부는 FTA 체결 전 과정에 걸친 자료를 국회에 성실히 제출해야 한다.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한국과 중국이 어제 베이징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난항’을 면치 못했던 협상이 시진핑 주석의 방한(7월)과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이라는 정치적 셈법이 개입하면서 뚝딱 결론이 난 셈이다. 정부는 이번 FTA가 중국 시장 선점, 미래성장 동력 확보, 투자유치 확대 등의 의의를 갖는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지리멸렬한 상태의 한국 경제가 중국을 지렛대로 돌파구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섞여 있다.

물론 중국은 한국에 ‘너무도’ 중요한 국가다. 전체 수출의 26.1%, 수입의 18.1%가 중국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중국 없는 한국 경제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협상도 그에 걸맞게 국민 의견수렴과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신중하게 이뤄지는 게 마땅하지만 과정을 되돌아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실제 며칠 전까지만 해도 협정문 22개 챕터(장) 가운데 16개장을 제외한 6개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컸지만 정상회담에 맞춰 민감품목 범위 설정에 이견이 있는 품목은 아예 빼버리는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했다. 중국과의 경제적 결속, 그로 인한 정치·외교적 효과를 기대하는 뜻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FTA의 본질이 경제효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접근법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된 10일 인천항에서 중국 웨이하이~인천 항로를 운항하는 ‘뉴골든브릿지Ⅱ호’에서 물품이 하역되고 있다. _ 연합뉴스


타결 내용은 ‘13억명의 빗장을 열었다’가 아니라 ‘13억명에게 빗장을 열어줬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 위험을 두려워해 시장에 들어가는 기회를 포기해서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안전장치나 보호막 없이 시장을 여는 것도 무책임하다. 정부는 쌀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했고, 고추·마늘·사과·쇠고기·돼지고기 등을 양허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농축산물 개방 수준을 역대 최저 규모로 방어했다며 ‘축산농가 피해 전무’ ‘농업 피해 최소화’ 운운하며 성과를 과시한다.

중국 전체 농산물 수출액 중 한국의 비중은 미미하다. 한국의 체면을 위해 양보하더라도 크게 밑질 것은 없다. 그런데도 이를 큰 성과인 양 떠드는 것은 중국의 의도에 말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양허대상 제외 품목은 언제라도 추가 협상이 가능하다. 이번 협상에서 김치가 양허대상에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당장 제외됐다고 안심할 사안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다른 모든 FTA 피해를 합친 것만큼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농가의 우려는 괜한 소리가 아니다. 우리 제품의 수출 기대효과도 커 보이지 않는다. 고부가가치 제품군에서는 턱밑까지 쫓아왔고 중저가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능가하고 있다. 섬유 등 노동집약적 중소기업은 중국 제품이 몰려들면 구조조정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칫 한국 경제의 활력은커녕 대중국 종속의 가능성만 커질 수 있다. 무역을 늘려 부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겠다는 게 되레 더 부박한 삶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제 남은 절차는 조문 작업에 대한 법률적 검토와 정식 서명, 국회 비준이다. 정부는 내년 중 국회 비준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연히 국회는 협정에 따른 경제·사회적 득실과 분야별 영향을 정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단순한 결과 추인이 아니라 판을 깨는 것도 불사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Posted by 경향
TAG FTA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10일 타결됐다. 이로써 30개월을 끌어온 협상이 마무리 됐다. 농수산물 시장 개방 등으로 한국 농가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FTA협정을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회담에 이어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FTA 서명식이 진행됐다.

청와대가 밝힌 합의내용에 따르면 상품,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양국 경제전반을 포괄하는 총22개 챕터에서 FTA가 타결됐다. 양국은 품목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는데 중국은 품목수 91%, 수입액 85%(1,371억 달러)를, 한국은 품목수 92%, 수입액 91%(736억 달러)를 각각 20년내에 관세철폐하기로 했다.

농수산물은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FTA 역대 최저수준으로 개방키로 합의됐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쌀은 한·중 FTA에서 완전 제외가 합의됐다.

한국과 중국 간 FTA(자유무역협정)가 타결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중 FTA 타결 대국민 성명'에 대한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은 이날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까지 통상장관 회의를 열고 협의를 거듭한 끝에 공산품과 농수산물 개방범위·수위, 원산지 규정 등 쟁점을 조율했다. 서비스 시장 개방 및 비관세 장벽 해소 등도 막판쟁점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맺게 되는 등 경제영토를 확장하게 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13억 중국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우리 경제 영토 또한 현재 61%에서 73%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은 1,458억달러(약160조원), 대중 수출 비중은 26.1%로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지금 부산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가 한창이다. 한·중 FTA 1단계 협상이 추진되면서 농업계에서는 FTA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8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농민단체와 농수산업계 대표들을 만났다. 산업부는 윤 장관이 한·중 FTA에 대한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농업계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간담회가 한참 진행되고 있던 이날 오전 8시. 농민 최대 조직 중 하나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이광석 의장은 부산에서 FTA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어민단체 회원들이 3일 서울시청광장에서 한중FTA 중단 전국농어민결의대회를 마치고 행진하고 있다. (경향DB)



한편 부산에서 전농과 함께 FTA 반대 시위를 진행했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의 김준봉 회장은 서울 반포동의 팔래스 호텔에서 윤 장관과 만나고 있었다. 한농연 회장 이외에도 쌀전업농중앙연합회, 전국새농민회, 4-H본부, 한국화훼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전농은 농민단체 중에서 가장 강성인 조직이다. 그동안 정부는 골칫덩이인 전농보다 온건파인 한농연과 더 많은 정책교류를 해왔다. 한·중 FTA에 대한 농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자리에 최대 단체인 전농 의장을 제외시킨 것은 ‘가감 없이 듣기’보다는 ‘가려서 듣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통상산업포럼에 참여하는 농수산분야 분과위원들을 모시다보니 전농은 빠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농민회, 4-H본부 회장 등은 통상산업포럼 분과위원이 아니다. 산업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천한 단체를 대상으로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며 농식품부에 공을 넘겼고, 농식품부는 “산업부가 농민단체 한두 곳을 추가해 달라고 해서 새농민회와 4-H본부를 추천했다. 전농을 의도적으로 제외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전농 측은 속을 끓이고 있다. 전농의 일부 임원들은 한농연과 전농을 이간질해 부산에서 진행 중인 FTA 반대 시위를 와해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며 분개하고 있다. 윤 장관의 “국민과 함께하는 통상을 추진하겠다”는 발언이 진심이었으면 좋겠다.





이재덕 | 경제부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지지부진했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탄력을 받고 있다. 양국 대표단은 지난 2~4일 부산에서 6차 협상을 갖고 상품 분야의 개방 수준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한다. 9월 협상 때 일부 쟁점에 합의하면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상이 지난달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에 합의한 뒤 가속도가 붙었다. 이번 FTA의 파급력은 이미 발효된 유럽연합(EU)이나 미국과의 협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저가의 중국산이 밀려들 경우 농축산물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의 생산기반이 송두리째 붕괴될 수 있다.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FTA 맹신론에 빠진 채 졸속으로 추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난해 5월 시작된 협상은 5부 능선을 넘었다. 현재 진행 중인 1차 협상은 기본 틀을 만드는 작업이다.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덩치가 커졌다. ‘높은 수준’의 FTA는 80~90%의 개방화율을 뜻한다. 전체 1만1000여개 교역품 대부분이 개방 대상에 포함되는 셈이다. 9월 협상에서 기본틀이 갖춰지면 2차 본협상에서는 품목별 관세 철폐 수준과 유보기간을 놓고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제2의 경제대국이자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다. 지리적 근접성과 상품의 유사성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쌀을 비롯한 농축산물이 우선 걱정이다. 중국산 농산물은 국내산의 5분의 1 값에 불과해 비교대상이 아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향후 15년간 29조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부 농축산물이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도 대부분 농가가 치명상을 피할 수 없다. 일반 공산품도 마찬가지다. 저가의 중국산이 국내 생필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당에 관세까지 사라지면 국산 중소기업 제품은 설 땅이 없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선승리를 위한 2012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이 한중FTA 중단과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향DB)



정부는 발효 후 10년 뒤엔 국내총생산(GDP)이 최고 3.04% 높아지고 33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 효과는 GDP의 0.26∼0.91%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은 전체 교역품에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한국산은 자동차와 전자·화학제품이 주된 수혜품목으로 꼽힌다. 자동차는 중국이 자국시장 보호를 위해 개방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큰 데다 관세가 없어져도 국내 업체들은 중국 공장을 갖고 있어 혜택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전자제품 수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애초 중국은 적극적인 데 비해 한국은 민감한 품목이 많아 부담이 컸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의 정치·외교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FTA 협상도 영향을 받고 있다. FTA는 외교가 아니라 경제효과가 그 본질이라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협상은 서두를수록 불리하게 돼 있다. 일부 대기업의 수출 효과만 앞세워 농축산 농가와 중소기업의 희생을 강요하는 FTA라면 차라리 판을 깨는 게 옳다.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한-중 FTA

그림만으론 나쁘지 않았다. 대통령의 방중은 공공외교(public diplomacy), 곧 상대국 국민들의 마음과 생각에 직접 호소하는 그런 외교의 제법 좋은 사례라 할 만한 것이었다. 대통령은 한 대학에서 현지어로 연설을 했고, 의상도 잘 연출했다. 또 중화주의의 정신적 고향 가운데 하나라 해도 무방할 진시황릉도 찾았다. 그런데 저 FTA가 또 문제다. 정부 측은 중국 측이 통큰 ‘양보’를 해서 한·중간에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FTA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한다. 대통령의 방중이 거둔 가장 큰 성공사례라는 의미로 말이다. 수준이 높다는 의미는 개방 수준이 높다는 말이고, 포괄적이라는 의미는 상품분야뿐만 아니라 서비스, 투자, 정부조달 등등의 분야까지 다 포함한다는 뜻이다. 이미 한·미, 한·EU FTA 때 하던 말들이다.



병마용갱 둘러보는 박근혜 대통령 (경향DB)


문제는 한·중 FTA에서도 지금까지의 오류가 동일한 패턴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린치핀’이란 단어가 새롭게 등장한 점을 제외하곤,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신통상정책 로드맵’은 본질에서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 린치핀이란 바퀴 등을 동력축에 연결하는 핀을 말한다. 그래서 중국 주도의 ‘역내 포괄적 동반자 협정’(RCEP) 곧 ‘아세안+6개국’ FTA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 FTA’(TPP)라는 두 바퀴를 연결하는 핵심축이 우리라는 말이다. 세계시장의 논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저 실소에 부칠 일이나 정부 측은 아직 초기라 그런지 자못 진지하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FTA 만능주의를 쫓고 있다는 말이다.



둘째, 농수축산업의 피해는 불가피하지만, 대책을 잘 세우면 문제없다는 안이한 발상이다. 이 분야에 관한 한 중국이 절대우위에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한·미 FTA 때와는 달리 중국은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모든 중국산 농수축산품의 국내시장 파괴력이 비교가 안된다. 따라서 이 나라의 농업을 비롯한 1차산업은 없어질 것을 강요받고 있다.


농민들 못살겠다. (경향DB)



셋째, 농업 등은 피해지만 제조업은 이익이라는 착시 역시 바뀌지 않고 있다. 중저가 제품은 중국산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우리의 중소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 자명하다. 전기전자를 수혜업종으로 말하지만, 반도체는 옛날부터 무관세이고, 전자기기는 가공무역 비중이 매우 높아 대부분 관세환급대상이기 때문에 실익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는 중국의 관세가 25%로 매우 높기 때문에 역시 기대가 높지만 중국이 민감품목으로 지정할 것이 뻔하고, 그보다 이미 중국 현지 생산체제가 완료단계인 상태에서 국내산 자동차에 대한 별도의 수요가 있을지 불확실하다. 설사 관세철폐가 되더라도 대부분 중국 국내법인 비관세장벽이 문제가 될 것인데, 과연 한국만을 위해 중국이 자국법을 고칠까. 오히려 중국산 독일차, 일본차가 국내에 역수입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또한 기대주가 자동차 부품인데 이 또한 저가의 중국산 범용제품의 수출 증가와 고가의 국내산 부품 수출 증가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조업 우위라는 막연한 환상과는 달리 한·중 FTA는 우리 주력인 전기전자, 자동차 그리고 철강 등에서조차 피해가 예상된다.



넷째, 경제효과는 여전히 과장되어 있다. 3%에 달한다는 정부 측 주장과는 달리 표준모형으로 추정해보았을 때, 10년에 걸쳐 총 0.26~0.9% 정도의 미미한 GDP 효과가 추정될 뿐이다. 이른바 ‘메가FTA’가 확산될수록 그나마 그 경제효과마저 감소할 것이다. 중·미·일에다 EU까지 가세, 글로벌 FTA 삼국지가 연출되는 환경이다. FTA 자체가 미래경제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조건에서, 우선 요구되는 덕목은 신중이다. ‘높은 수준의 포괄적’ 한·중 FTA, 우리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이해영 |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한·중 양국이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에서 상품 분야의 민감품목 비중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양국의 이견이 여전히 큰 상황이어서 2단계 협상으로 넘어가려면 수차례의 협상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협상 개시 이후 민감분야 보호를 위한 1단계 협상을 우선 진행하고, 이 협상이 타결된 이후 2단계 전면 협상에 돌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한국 정부는 또 한·중 FTA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를 연계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최경림 FTA 교섭대표는 1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3차 협상에서 양측은 전체 품목을 일반품목, 민감품목, 초민감품목이라는 3개의 품목군으로 나누기로 했는데 4차 협상부터는 이들 품목군의 비중, 다시 말해 구체적인 숫자에 대해 중점적으로 협의를 했다”며 “다만 이번 회의에서 확인된 양측의 입장은 아직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이 문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3차 협상에서 일반품목군은 한·중 FTA 협정 발효 뒤 10년 이내에 관세를 철폐하고, 민감품목군은 협정 발효 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또 양국은 민감품목군의 ‘크기’를 정할 때 품목수뿐 아니라 수입액 기준도 적용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봤다.



양국은 지적재산권 분야를 독립적인 챕터로 협정문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고 전자상거래 분야의 작업반을 새롭게 설립하는 데도 합의했다. 최 대표는 “지재권은 그동안 우리들이 협정문에 별도의 챕터를 두고, 또 별도의 챕터를 두기 위해서 작업반을 설치하자고 중국 측에 계속 요청을 해왔던 사항”이라며 “다행히 이번 회의에서 중국 측이 협정문에 별도 챕터를 두는 데 동의했기 때문에 우리들로 봐서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측은 정부조달 분야도 별도의 챕터로 두고 금융, 통신 등 서비스에서 분야별 협의를 진행하길 원하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선 중국의 동의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외교부는 또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도 한·중 FTA 협상 맥락에서 어떻게 논의를 할 수 있을지 중국 측과 논의 중이다. 최 대표는 “(협정문 텍스트 속에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그런 메커니즘을 과연 둘 것인지, 또 만약에 둔다는 데 합의가 있다면 어떤 형태로 둘 것인지를 지금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5차 협상은 중국에서 진행될 예정이고, 구체적인 일정은 양국이 추후에 협의하기로 했다. 양국은 지난 5월2일 한·중 통상장관회담에서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4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한국과 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과수·채소 분야에서 10년간 피해 1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농협경제연구소의 보고서가 뒤늦게 공개됐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황주홍 의원(민주통합당)은 24일 “그동안 공개하지 않던 농협경제연구소의 ‘한중FTA의 파급영향과 대응방향’을 확인한 결과, 인삼·고추·배 등 13개 과수 및 채소의 피해 액을 연간 최소 7000억~1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해 놓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황 의원이 입수한 보고서를 보면 2010년 당시 관세수준에서 중국산 채소류의 국내 판매가격은 국산의 37~137% 수준이며, 한중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될 경우 국내산 가격의 20~98%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관세율이 100% 미만인 품목은 관세 완전 철폐, 100% 이상 품목은 50%를 감축하는 ‘시나리오1’의 경우 생산액이 2006~08년 3개년 평균 생산액 대비 최대 794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세율 구간에 상관없이 관세가 완전 철폐되는 ‘시나리오2’의 경우 생산액이 최대 1조206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2’에 따르면 예상 피해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고추·마늘·양파·인삼 등 4개 품목의 최대 예상 피해액은 7500억 원에 이르고, 사과·배·감귤 등 주요 과일류는 2600억 원으로서 각각 총 예상 피해액의 62.2%, 21.6%를 차지하게 된다.


황주홍 의원은 “농협이 2년 전에 이미 한중FTA 피해 규모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도 이를 발표하지 않고 쉬쉬한 것은 농민단체로서의 농협의 의무를 방기한 것”이라며, “연구내용이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변명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한중FTA 농업분야 피해 규모를 정확히 밝히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