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이 글은 금요일(21일) 경향신문에 실릴 글의 원본입니다. 경향 원고는 이 글을 반쯤으로 줄인 겁니다. 

 

15년 뒤 대한민국은?

 

정태인(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한미 FTA로 경제영토가 넓어집니다. 이제, 세계가 당신의 시장입니다” 요즘 지하철에 나붙은 광고 문구이다. 5년 전에는 이랬다. “한미 FTA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의 선택입니다” 당시에 함안의 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인자 쪼께 살까 싶었어요. 그랬두만은... 우찌 됐든 (FTA를) 끝내 막아서...행복하게 살아야 할긴데... 이런 말 저런 말 하면 눈물 나온다“ 평생의 노동으로 갈쿠리가 된 손으로 눈가를 훔치는 이 광고는 아무도 TV로 보지 못했다. 사실상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해 한미 FTA 국내 홍보비로 130억원을 책정했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미국 로비비용으로 95억 5600만원을 사용했다. 그도 모자라 또 다시 2억 5천만원을 들여 이렇게 대대적 홍보에 나선 것이다. 그들로서는 ‘최후의 일격’인 셈이다. 한미 FTA는 이제 국회 비준만 남았다. 

벌써 5년째 우리는 한미 FTA라는 유령과 싸우고 있다. 2006년 KBS 이강택 피디는 “나프타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KBS 스페셜)을 내보냈다. 카메라는 멕시코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줬지만 정부는 사실 왜곡이라며 반박했다. 이제 그 나프타는 17년이 되었다. 10년째였던 2004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논쟁이 벌어졌지만 15년째인 2009년에는 아무도 나프타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미국이 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멕시코는 -7.1%의 경제성장율을 기록했다. 

정부의 광고대로라면 멕시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경제영토를 가진 나라이다. 미국과 EU 등 “거대 선진경제권과 동시다발적” FTA를 맺었으니 대한민국 정부가 애면글면 추구하는 “FTA의 허브”다. 과연 1993년에서 2007년까지 멕시코의 수출은 311%(석유를 빼면 283%) 증가했고 외국인 직접투자 역시 3배나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1인당 국민소득 성장률은 연평균 1.6%에 불과했고(2000년에서 2009년까지 0.9%) 무역수지는 지속적으로 적자였다. 이 기간이 미국 사상 최장의 호황기였는데도 그랬다. 급기야 2008년 멕시코는 대기업의 외채를 갚느라 외환보유고의 1/3을 써야 했고 IMF와 미국으로부터 긴급 달러 수혈을 약속받아야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미국과 인접한 마킬라도라 등에 자동차, 전자분야 초국적기업이 너도 나도 투자를 했고 거의 전량 미국으로 수출했다. 그러나 멕시코의 전체 투자율은 2000년까지 미미하게 증가하다 이제는 오히려 20% 부근에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FTA로 인한 대대적 구조조정으로 멕시코 국내 제조업, 특히 부품산업이 붕괴했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옥수수농업은 말 그대로 궤멸했다. 이에 따라 실질임금과 고용은 여전히 1990년대 중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긴급 수입한 쌀 한 봉지를 들고 있는 필리핀의 소년(왼쪽)과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는 멕시코 농민. 

1960년대에 지어진 멕시코 인류학 박물관에 가면 그 수많은 부족마다 아주 다양하고 기막힌 옥수수 문양을 뽐낸다. 그러나 이제 옥수수의 원조 멕시코가 미국의 유전자 조작 옥수수로부터 토종 옥수수를 보존해야 하는 절박한 지경에 이르렀다. 자유로이 날아 다니는 벌과 나비를 무슨 수로 막으랴. 

멕시코 국내 은행들은 민영화를 거쳐 미국과 스페인 은행에 인수합병됐다. 1997년 2%에 불과했던 외국인 소유 은행 자산은 이제 83%에 이르렀다. 한국 정부의 소원대로 선진 금융기법이 도입됐지만 부자 도시만 혜택을 누렸을 뿐 중소기업과 서민에 대한 대출은 오히려 줄었다. 민영화한 멕시코의 공기업들은 너도 나도 값싼 달러를 빌렸고 당연한 것처럼 파생상품에도 손을 댔다. 2008년 리만 브라더스 파산 이후 외국 은행들은 달러를 본국으로 보냈고 멕시코는 한국의 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동시에 맞은 상황에 빠졌다. 

5년 전에도 그랬듯 이제 정부는 멕시코와 한국은 다르다고 할 것이다. 물론 다르다. 그렇다면 미국을 능가하는 자원부국이고 유럽형 복지국가를 갖추고 있던 캐나다는 어떨까? 다행히도 캐나다는 멕시코와 같은 금융위기를 겪지 않았다. 캐나다 은행은 왕립은행(chartered bank)의 전통에 따라 자본을 도매시장이 아닌 예금으로 조달했으며 그림자금융 등 위험감수행위를 하지 않았고 정부의 자본규제도 바젤II보다 더 강했다. 즉 캐나다의 금융부문 만큼은 NAFTA의 민영화, 규제완화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것이다. 

러나 나프타 이후 캐나다의 1인당 경제성장율은 1.2%(2000년에서 2009년까지는 1.1%)에 머물렀다. 실질임금은 1996년에서 2006년까지 10년 동안 4% 늘어났을 뿐이며 제조업 고용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아메리카의 복지국가 캐나다의 소득불평등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2008년 지니계수가 한국을 추월했다. 나프타 이후 캐나다의 공공사회지출/GDP 비율이 5%p 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실업급여의 축소가 두드러졌다. 캐나다도 점점 미국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OEDC 국가 중 멕시코가 나쁜 쪽으로 부동의 1위, 미국이 4위, 그리고 캐나다는 13위를 차지했다(한국은 14위).

미국과 멕시코의 생산성 격차는 줄어 들지 않았고 캐나다의 경우 2000년 이후엔 격차가 오히려 확대됐다. 한국 정부는 한미 FTA를 맺으면 1%의 생산성이 향상돼서 경제성장율이 5% 가량 추가로 증가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그런 신비스러운 일은 캐나다와 멕시코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프타는 두 나라에게 초헌법, 또는 외부헌법의 역할을 했다. 이 헌법은 민영화와 규제완화를 지시하고 있다. 국가 내부에서 이런 정책기조를 강력하게 추진하면 추진할수록 이 헌법은 위력을 발휘한다. 투자자국가제소권은 강력한 무기이다. 2010년 7월까지 알려진 NAFTA 투자자국가제소 총 76건 중 환경보호 16건, 자연자원 15건, 건강 및 식품 7건, 부동산 6건, 조세 2건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한국 정부의 주장과 달리 환경과 공공정책에 대한 예외조항이 얼마든지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미 FTA는 복지 및 환경 정책의 강화를 가로막고, 줄어든 공공영역에 미국인 투자가 들어가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져도 되돌릴 수 없도록 하는 장치를 나프타보다 더 강력하게 갖추고 있다. 

물론 상대국의 기존 경제사회구조, 정부 규제나 복지에 대한 내부의 합의 정도에 따라 미국식 FTA의 영향은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과연 한국의 지배계급은 캐나다형일까, 아니면 멕시코형일까? 어느 쪽이든 복지의 확대는 불가능하지만 멕시코형이라면 파국을 맞게 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면서도 자본시장통합법, 의료채권법을 추진하는 한국 정부와 재벌이 이미 그 답을 알려주고 있다. 

멕시코는 '허브'(중심)가 아니라 자신보다 강한 상대국의 수탈을 받는 ‘스포크’(spoke, 자전거 살)였다. FTA 전문 연구자 볼드윈은 멕시코가 “스포크 함정(spoke trap)"에 빠졌다고 묘사했다. 그리고 2009년 논문에서 그는 한국이 제2의 멕시코가 될 것으로 예언했다. 우리 스스로 왜 그래야 하는가? 국회는 비준하기 전에 이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한다.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한미FTA 재협상 결과를 담아 1월 중순경에는 양국 사이 조문화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 한다. 안한다던, 그것도 엉망진창 퍼주기 재협상을 하고도 개선장군마냥 으시대던 협상관계자들도 녹녹치 않은 여론때문인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기도 했다. 

아무튼  지금 예상하기로 내년 절반도 한미FTA때문에 편안치가 않을 전망이다. 해서 내년 주로 상반기를 뜨겁게 달굴 한미FTA 비준동의 진행 시간표를 예상해 보았다.


일단 

1) 2011. 1월까진 조문화 작업 및 법률 검토(legal scrub)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2) 2011.1월 하순,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에서 한미FTA가 재차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3) 2011. 2월,  미의회에 제출할 행정부의 이행법안 초안이 완료되면
 
4) 빠르면 2011. 2월 말이나 아니면  - 3월에는 미의회가 휴회이기 때문에 - 4월 초 에는 FTA 관련 소관 상임위인 하원 세입세출위와 상원 재경위에서 한미FTA 이행법안 초안 '모의 법안심의'(mock markup)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모의 법안심사'란 한미FTA의 경우 이른바 신속처리(fast track) 룰 적용을 받기 때문에 행정부가 제출한 이행법안에 대해 일반 법안과는 달리 수정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상임위에서는 수정을 할 수 없는 '모의'로 법안심의를 하고 표결도 하게 된다. 이 결과를 보고 대개 미행정부는 최종 이행법안 제출시기를 결정하게 되고 또 법안 통과 여부를 사실상 예측할 수 있게 된다.

5)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2011. 4월 경에는 한미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부터는 한미FTA에 적용되는 무역촉진법(TPA)에 따른 신속처리절차에 따라 아래와 같이 진행된다. 
 
(1) 45 회기일(legislative days) 이내: 미 하원 세입세출위 처리 
(2) 15회기일 이내: 미하원 표결
(3) 15회기일 이내: 상원 재경위 처리
(4) 15회기일 이내: 미 상원 표결
 

그런데 여기서 회기일이란 일반 캘린더 상의 일수(calendar days)와는 다르다. 최대 90 회기일은 일반적 의미에서의 90일보다 훨씬 더 길 수가 있다. 그리고 3월, 6월, 9월, 12월에는 회기가 없다. 최종 일 수는 1월 초 미국 원구성이 끝나고, 회기일이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2010년 미국의 111차 후반기 하원 회기의 경우 회기일이 127일이었다. 따라서 한미FTA는 미의회의 경우, 최대 90회기일 이내 처리해야 하므로 빠르면 7월 이내에도, 늦으면 가을까지 갈 수도 있는 사안이다. 




자동차 노조를 제외한 미국의 대다수 노조, 시민사회, 민주당의 '통상워킹 그룹'등 '공정무역론자(fairtrader)'진영에서 상당한 반대가 예상되고, 보호무역 성향인 보수적 '티 파티'의 향배도 아직은 알 수가 없지만, 대체적으로 통과가 예상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한미FTA를 부시 전대통령이 강력히 밀었던 콜롬비아와 파나마 FTA와 묶어서 함께 통과시키기를 원하는 점이 아직은 미지수로 남는다. 특히 미-콜롬비아 FTA는 노조가 강력히 반대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선뜻 여기에 찬성표를 던지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공화당은 일종의 정치적 딜(deal)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이 미 의회의 상황이라면, 한국 측의 상황은 이미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통외통위를 통과하고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핵심적인 문제는 이번 재협상 결과에 대한 비준동의 여부이다. 이미 2년 전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차단'하기 위해 선비준해야 된다고 하면서 정부여당이 억지로 밀어붙였을 때 예상되었던 일이었고, 이러한 사태는 전적으로 현 정부여당의 책임이다. 

특히 일차적 책임은 현 통상교섭본부에 있다. 그리고 본회의에서 표결할 한미 FTA 비준동의안도 문제다. 주지하듯이 국회 비준동의를 마치면 한미 FTA는 국내법적 지위를 갖는다. 
그런데 이 
한미 FTA의 핵심내용 중 상당 부분이 이번 재협상으로 수정되었다. 다시 말해 폐기된 내용이다. 그렇게 보면 한미 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은 이미 폐기된 법률을 통과시키는 행위가 되는 셈이다. 없어진 법을 입법하는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사태인 것이다. 
그리고 양국간 외교서한 또는 부속서한(side letter) 형태가 될 이 번 재협상 결과는 어쨌든 통외통위 심의와 표결을 거쳐야만 한다. 앞으로 엄청난 논란과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절차적인 문제와 더불어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가 쇠고기 문제이다. 이는 현재 재협상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 상원 재경위원장 맥스 보커스가 일관되게 요구해 온 사안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이번 재협상 직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자신이 언론 성명을 통해, 쇠고기 완전 개방에 대한 협의를 주문한 상태이다. 또 최근 미국 소식통은 미 행정부가 한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 직전 쯤 우리 정부가 쇠고기에 대해 양보할 것이라는 보도를 이미 낸 바 있다.

그렇게 봤을 때 만약 4월에 이행법안이 제출된다 가정하면, 대략 3월 말까지는 쇠고기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양보가 있을 거라는 말이 된다. 

미 대통령까지 나서고 있는 이 쇠고기 의제의 내용을 잠깐 보자. 

이번 재협상 전까지 제기된 한미 간 쇠고기 의제는 

(1) 15년 균등 철폐로 되어있는 40%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세의 즉시 철폐 
(2) 30개월이하 월령 제한 철폐 
(3) 소장(곱창)등에 대한 검역조건 
(4) 쇠고기 가공식품 등이다.


이 중 관세문제는 관세양허표를 수정해야 하는 사안이므로 직접적으로 FTA 사안이다. 
재협상 이전 국면에서 맥스 보커스를 설득하기 위해 30개월령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내에서 논의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번 재협상 합의에서 제외되었고, 따라서 재차 제기될 가능성은 낮다. 그래서 30개월 이상, 곱창 등에 대한 검역방법, 쇠고기 가공식품 등이 현재 확인된 쇠고기 관련 의제라 보면 되겠다. 

30개월 이상에 대한 국민거부감을 감안할 때, 
검역방법, 가공식품등에서의 추가 양보가 우선 예상되고, 결국 30개월 이상에 대한 처리 문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한편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재협상 직후 말한 바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시장의 완전개방 (full access)"과 다른 한편으로 한국 국민의 30개월 이상 수입반대 곧 이를 가능케 했던 촛불 시민과의 싸움에서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다.

지난 촛불 과정에서 여야는 가축법을 개정하면서 일본, 대만, 홍콩등 우리 인접국에서 우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마무리할 경우, 미국과 쇠고기 재협상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여야는 당시 합의한 대로 미국에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정관용>자, 한미FTA 얘기로 가보겠습니다. 온 나라가 이 문제로 몇 년 째 논란을 해왔는데 장 교수님은 FTA 반대하시죠?

▷장하준>그렇죠. 저는 처음에 노무현 대통령이 한다고 했을 때부터 줄기차게 반대를 했는데 계속 참 안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서 저는 사실 걱정입니다. 

▶정관용>반대하시는 핵심 이유가 뭡니까?

▷장하준>우선 3가지를 얘기를 할 수 있는데, 우선 첫째로 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이라고 하는 건 진정한 자유무역이 아닙니다. 왜냐면 우리가 미국하고 자유무역협정을 맺어가지고 미국 자동차나 미국 소고기를 무관세로 수입을 한다 하면 결국 그것은 호주쇠고기, 일본자동차를 차별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순수한 자유무역이론가들, 예를 들어 콜롬비아대학의, 인도계죠, 바그와티 같은 분들은 내놓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은 진정한 자유무역이 아니라고 비난을 해요.
그래서 만든 게 사실 WTO거든요. 그런 게 있는데 왜 이걸 하며. 
두 번째로 이제 우리나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미국이 됐건 EU가 됐건 더 선진국들하고 자유무역협정을 하면 단기적으로는 서로 이제 시장이 확대되니까, 전세계적으로 볼 때는 자유무역이 아니라도, 일단 교역확대 같은 게 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두 개가 경제통합이 돼버리면 후진국 입장에서는 더 고급산업을 발전을 시킬 수가 없거든요.

1960년대에 한미 FTA 체결했다면 현대자동차도 삼성전자도 없었을 것

▶정관용>그래요?

▷장하준>그럼요. 우리나라가 옛날에 자국산업을 보호한 이유가 뭐예요. 선진국 산업에 우리 기업들이 성장도 하기 전에 쓸려 나갈까봐 그런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전자니 조선이니 이런 식으로 세계적인 위치에 올라간 부분들이 있지만 아직도 전반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 생산성이 한 50% 정도 밖에 안 되는 나라고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 우리가 진짜 첨단산업인 정밀기계라든가, 그런 정밀화학 이런 쪽으로 발전해가야 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 

▶정관용>외국에 의존해버리고 만다. 그게 더 싸니까. 그렇게 되는 거로군요.

▷장하준>당연한 경제 논리죠. 우리나라가 한 60년대쯤 미국하고 자유무역협정을 했으면 지금 삼성전자도 없고 현대자동차도 없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특히 미국하고 하는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은 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도라든가 이런 독소조항들이 다른 것에 비해 많아가지고 다른 것에 비해서도 또 좀 문제가 있다. 이런 얘기인데요. 

▶정관용>알겠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게 두 번째에요. 우리나라보다 앞선 나라와 FTA를 하면 산업발전을 못한다. 그러나 역으로 FTA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앞선 나라의 글로벌스탠더드를 배워서 자극을 받아서 우리의 수준을 거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하거든요. 

▷장하준>그렇죠. 그게 예를 들어 보통 한 5등 정도 하는 학생이 있는데 이 친구를 의도적으로 1등짜리 들만 있는 반에 넣어요. 그러면 그게 꼭 그렇게 되는 건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 이 친구가 자극이 돼가지고 1등짜리가 될 수 있다고요. 
그런데 10등, 15등짜리를 그 반에 넣어 놓으면 이게 자극이 되는 게 아니라 도리어 스트레스를 받고 수업을 못 따라 가가지고 도리어 성적이 더 떨어질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5등짜리 나라냐, 10등짜리 나라냐. 그 얘기인데...제가 보기에는 10등짜리라는 거죠. 
지금 우리나라 소득이 한 2만불 정도 되는데 그 정도면 유럽에서 제일 가난하다고 하는 포르투갈 내지는 과거 유고슬로비아의 일부였죠. 과거 동구권에서 제일 잘 살았다고 하는 슬로베니아, 그 정도거든요. 지금 최고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들에 비하면 50%, 60% 정도밖에 안 된단 말이죠. 그러니까 그 단계까지 아직 안 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그 나라들보다 한 10%, 15% 정도 떨어진 나라면 그게 자극이 돼서 더 잘 될 수도 있어요.

한미 FTA는 차세대 산업 희생시키는 것

▶정관용>그런데 최첨단 기업을 하고 있는 삼성이나 현대나 이런 분들이 FTA를 왜 찬성할까요?

▷장하준>그 사람들은 이제 자기들이 이미 확보한 것은 확실하다는 거죠. 그런데 앞으로 새로 나올 산업이 문제죠. 소위 말해 신산업개발의 문제가 뭐냐면 대변인이 없습니다. 지금 그 산업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러니까 지금 현재 확립된 산업들이 자기 입장에서 얘기하는 거죠. 지금 이제 자동차는 경쟁력 있다. 전자는 경쟁력 있다. 가서 못할 거 없다. 더 좋다고 하는데 문제는 자기들은 좋지만 그 다음에 차세대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산업들이 나오지 못한다는 거죠. 

▶정관용>하지만 삼성, 현대도 차세대 성장동력을 개발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투자하잖아요.

▷장하준>그러니까 그게 자기 관련분야에선 그렇겠죠. 

▶정관용>새로운 분야에서는 맹아도 없다, 우리에게는.

▷장하준>지금 사실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보면 기본적으로 1970년대, 1980년대에 만들어놓은 산업으로 지금 끌고 나가거든요. 자동차, 조선.

▶정관용>중화학공업, 이른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차량 전용 선적 부두와 야적장에 미국 등지로 수출될 차량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장하준>그렇죠. 박정희 때 중화학공업화, 그 산업들인데 과연 그 다음 세대 산업들은 어떻게 될 건가. 예를 들어 제약산업 같은 것, 이런 것은 지금 미국하고.

▶정관용>경쟁이 안 되죠. 

▷장하준>FTA하면 당장 휩쓸려 나갈 거고요. 그 다음에 아까 말했던 첨단기계라든가 정밀부품, 이런 것들도 아직 상당히 많이 떨어져 있는데 그런 것들도 이제 점점 성장하기가 힘들어지는 거죠. 그래서 이제 저는 그런 식으로 요약을 합니다. 자유무역이라고 하는 게 비슷한 수준의 나라들끼리 하면 사실 좋아요. 서로 자극도 되고. 그런데 격차가 많이 나는 나라들하고 하면 후진국한테 안 좋다는 거죠.

▶정관용>그러나 국제경쟁력을 나름 갖추고 있는 이른바 우리 내부에서의 기득권은 좋아할 수 있다. 

▷장하준>그렇죠. 어느 나라도 이런 걸 하면 잃고 얻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미국 같은 경우 자동차 산업 같은 분야가 걱정을 하고 우리나라 같으면 농민들이 걱정을 하고, 부품소재 산업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걱정을 하는 거죠. 그 분야가 우리가 약하니까. 

▶정관용>자, 노동문제로 가서 비정규직 문제가 또 가장 큰 화두 아니겠습니까. 이건 우리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특히 우리가 심한데요. 여기서 두 가지 길을 말하는 분들이 있어요. 
비정규직을 거의 정규직과 비슷한 대우를 해주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하는 주장이 있고 또 한쪽에서는 그것이 아니라 실업수당이나 복지시스템을 갖추어주는 대신에 해고의 자유를 지금보다 조금 더, 노동의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 두 주장이 있단 말이에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하준>저는 뭐 두개를 같이 써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두 번째 주장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못 듣는 주장인데 저는 그것에 상당히 많이 동의를 합니다. 그러니까 유럽 같은 데도 사실... 물론 우리나라가 OECD 중에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수치스러운 기록을 갖고 있지만 유럽 같은 데서도 사실 비정규직 비율이 옛날에 비해 많이 늘었거든요. 

▶정관용>급증했죠. 

▷장하준>그게 그렇게 큰 사회문제가 안 되는 게 비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복지시스템에 의해서 기본적으로 뒷받침이 되어 있기 때문에 했다가 조금 잘못돼서 나왔다가 해도 인생이 그렇게 힘들지 않단 말이죠. 그러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비정규직하고 정규직이 받는 게 너무 다르기 때문에. 첫째로 복지시스템도 과거에 복지국가가 발달을 못하다 보니까 기업복지중심으로 돼가지고 좋은 기업에 들어가면 복지혜택도 굉장히 많이 받아요.

▶정관용>2중, 3중으로. 

▷장하준>게다가 정규직이면 직장도 옛날 같이 종신고용 이런 건 아니지만 상당히 안정적이고 대우도 잘 받고 그런데 비정규직 되면 같은 일 하고도 돈도 잘 못 받죠. 기업복지혜택도 못 받죠. 그 다음에 사회 밖에서 복지국가도 없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게 기본적으로 그런 복지시스템을 강화하는 게 저는 주해결책이 돼야 된다고 보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것에만 완전히 맡겨 둘 수는 없거든요. 왜냐하면 이게 기업들이 항상 좀 단기주의적으로 흐르면서 그냥 일단 자기들이 갖고 있는 노동자들 소모하더라도 이윤을 많이 올리는 것에 대한. 

▶정관용>포기할 수 없죠, 사실.

▷장하준>유혹이 있기 때문에 어떤 핵심 기술자층은 정규직으로 해가지고 그 사람들이 진짜 자기 기술에 더 투자를 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줘야 돼요. 하지만 지금같이 똑같은 일을 하고 기술도 똑같은데 하나는 정규직, 비정규직 이런 식으로 차별하면 안 되는 거죠.

▶정관용>그런 차별은 없애자는 방향이고 대신에 복지시스템 강화를 전제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좀 더 키울 필요가 있다. 계속 강조되고 있는 복지시스템, 복지시스템인데요. 우리 다음 번 대통령 선거도 사실 복지가 제일 큰 화두가 될 거다. 이런 예측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그런데 복지도 여러 가지잖아요. 복지 가운데 현재 한국의 현실을 보면 제일 급선무로서의 복지는 뭐부터 손대야 하는 겁니까? 예를 들자면 무상급식이 먼저냐 무상보육이 먼저냐. 이런 얘기들 하고 있는데 저는 그것도 포인트가 잘못 됐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제일 중요한 것들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장하준>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에서 복지에 대해서 안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게 미국을 많이 봐서 그런데요. 미국은 소위 선별적 복지시스템 아니에요. 그래서 부자들한테 세금을 걷어다가 가난해서 밥 못 먹고 병원 못가는 사람들한테 돈을 대주는 시스템으로 돼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사실 부자들 입장에서는 좀 억울하기도 하죠. 쟤들이 우리한테 뭘 해줬다고 우리가 돈을 갖다 주냐. 그리고 그게 단순히 그 사람들이 굶어죽고 병들어 죽지 않게 해주는 차원에서 끝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순기능도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유럽식으로 보편적인 복지를 하게 되면 세금을 내는 사람도 또 자기도 복지혜택을 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그만큼 저항이 줄어들고. 

▶정관용>미국식과 유럽식의 제일 큰 차이가 뭡니까?

▷장하준>하나는 선별적 복지고 하나는 보편적 복지인데요. 물론 어느 나라도 100% 선별이라든가 100% 보편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유럽에서는 시민이면 누구나 의료, 교육, 주거, 그런 보장을 받는 거고, 미국 같으면 어느 선 이하로 떨어지면 그때는 좀 대준다. 이런 거기 때문에 완전히 개념이 다른 거죠. 

▶정관용>바로 그 세 가지, 말씀하신 주거, 교육, 의료, 그거 아닐까요?

▷장하준>그렇죠. 그게 사실 제일 중요한 거죠. 교육이라는 것도 좀 넓혀 보면 탁아 문제 같은 것,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와 많이 관련이 있는데 그런 게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정관용>공보육이죠, 공보육.

▷장하준>그렇죠. 공보육.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시급한 과제고요. 워낙 출산율 저하가 심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거기에다가 세 가지에 하나 더 더하자면 연금이 되겠죠. 노후를 걱정 안 하고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될 수 있는 것.

▶정관용>사실 한 100~200만원의 수입을 가지고도 주거에 대한 걱정이나 교육에 대한 걱정이나 의료에 대한 걱정이 없으면 소비생활하고 살 수 있거든요. 

▷장하준>그렇죠. 

▶정관용>바로 그것을 제공해주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자, 그런데 그걸 제공해주려면 다 돈이 들어가는 거 아닙니까. 그 돈을 어디서 가져와야 합니까?

▷장하준>다 같이 내야죠. 그러니까 물론 돈 더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내야 되고 덜 버는 사람은 덜 내야겠지만 복지라는 게 아까 말했다시피 돈이 남아서 하는 게 아니거든요.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더 역동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하는 거기 때문에.

▶정관용>모두가 세금부담을 더 좀 내서.

▷장하준>그렇죠. 우리나라는 사실 세금 높다, 높다 하지만 OECD 국가들 중에 조세부담율이 거의 최저수준입니다. 복지 너무 많이 한다, 많이 한다 하지만 OECD 국가들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규모가 작아요. 그런데 멕시코는 우리나라 소득 반도 안 되는, 정말 나프타 들어가고 그래가지고 미국 친구가 되니까 OECD에 끼어준 나라지. OECD에 낄 수 있는 나라도 아닌데 그런 나라하고 같은 건 수치거든요. 

▶정관용>조세부담율을 높여서 복지투자를 확대하자.

▷장하준>그럼요. 

▶정관용>지금 현재 기존 재정이 쓰여 지는 내용이 있지 않습니까. 그걸 놓고 보면 혹시 어디서 빼다가 복지 쪽으로 옮길 데는 없습니까?

▷장하준>글쎄요. 우리나라가 이제 뭐 평화체제가 구축이 되면 국방예산을 지금만큼 쓸 필요는 없을 테니까 그게 이제 중요한 재원이 되겠죠. 그런데 그것은 지금 당장 일어날 현실은 아닌 거 같고 다른 여러 가지 사업들을 들여다보면 꼭 뭐가 더 좋다, 나쁘다 이런 의미에서보다도 나라가 어떤 특정 시기마다 주는 중점이 다를 테니까. 지금 현재 당분간은 우리가 복지가 너무 뒤떨어져 있으니까 그걸 확충하자 하면 다른 분야를 좀 줄이더라도 그걸 쓸 수 있는 거고, 또 어느 정도 돼서 복지가 확립이 되면 그 다음에는 다시 줄일 수도 있는 거죠. 

▶정관용>현정부도 사실 서민복지예산을 늘린다고 하지만 지금 장 교수하고 얘기하는 거하고는 단위가 다른 거죠.

▷장하준>그렇죠. 규모가 다르죠. 

▶정관용>방향과 단위가 다른 거죠.

▷장하준>우리나라 같은 경우 복지지출이 GDP 대비해서 6~7% 정도 되는데 유럽의 진짜 그런 것 많이 쓰는 나라는 24, 25%까지 쓰니까 그 정도까진 안 가더라도 좀 그래도 괜찮은 복지국가를 갖췄다, 이런 얘기 들으려면 2배 정도는 상대적으로. 

▶정관용>단위와 차원을 달리하는 그런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고 그게 되려면 사실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되잖아요.

▷장하준>그럼요. 

▶정관용>그 국민적 합의를 끌어낼 집단은 사실 정치집단이에요. 오늘날 우리 정치집단이 그걸 할 수 있을까요?

▷장하준>글쎄 뭐, 국민들이 이제 하도록 만들어야죠. 어느 나라고... 물론 훌륭한 정치지도자들이 나와 가지고 당장 자기 눈앞의 이익이 아닌 것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많은 경우에 정치인들은 결국 사회의 의견을 반영하기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 그런 합의가 형성이 되면 정치인들이 하게 될 겁니다. 

▶정관용>국민들이 자꾸 압력을 넣어야한다? 그렇게 가라고.

▷장하준>그러라고 민주주의 만들어 놓은 거죠. 

▶정관용>그런데 사실은 세금을 늘리자고 하면 돈 많이 버는 사람들, 돈 많은 사람들이 제일 먼저 반대한단 말이에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그 힘에 지금 눌려있는 거죠, 결국은.

▷장하준>글쎄 뭐, 꼭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정관용>언론도 다 그쪽에 장악돼 있고. 

▷장하준>그런데 지금 미국 같은 경우는 그렇게 금권정치가 강해도 또 워렌 버핏이니 빌 게이츠니 이런 사람들 나와 가지고 부자세금 깎지 마라, 상속세 없애지 마라, 그런 얘기하잖아요. 우리나라도 좀 더 부자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할 필요도 있겠죠.

▶정관용>시민사회의 힘을 믿으세요?

▷장하준>저는 궁극적으로 믿습니다. 단기간적으로 보면 사실 참 아무 변화가 안 일어날 거 같죠. 다 기득권이라는 게 있고 이데올로기도 있고 한데 200년 전에 노예해방 외치면 미친놈이라고 그랬고 100년 전만 해도 선거권 달라고 그러고 여자들이 데모하면 감옥에 집어넣고 50년 전에 지금 개발도상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다 영국이나 프랑스에서 테러리스트로 찍혀가지고 현상수배 당한 사람들인데 그런 일들이 다 이뤄졌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장기적으로는 꼭 그런 일들이 이뤄질 거라고 봅니다.

▶정관용>아주 박진감 넘치고 힘 있는 목소리로 저의 질문에 다 소신 있게 답변하셨는데 본인 스스로 생각할 때 본인의 최대 약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본인의 경제학 이론에서. 

▷장하준>경제학 이론에서 약점이요? 글쎄요. 뭐...

▶정관용>다소 좀 당위론적이다, 추상적이다. 이런 생각 안 하십니까?

▷장하준>아니, 뭐 꼭 그렇게 보진 않습니다. 저는 경제학이라는 게 가치 판단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완벽하게는 못하지만 제가 최대한 하려고 한 건, ‘내 입장은 이런 건데 이렇게 해서 보면 이런 게 좋은 거 같다’고 얘기하는 거지. 그것을 숨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든요. 

▶정관용>칼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이론에 의하면 이윤추구라고 하는 동력에 의해서 결과적으로 독점이 되고 계급혁명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런 거고 정반대의 시장주의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다 이게 자동적으로 조정이 된다. 그런데 지금 장 교수님 말씀은 정치와 시민이 합의를 하고 제도를 잘 만들면 이걸 할 수 있다. 그런데 '잘 만들면'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당위론 아니냐. 

▷장하준>제 입장은 시장이라는 것이 정치의 산물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경제논리와 정치논리가 분리될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이 꼭 비과학적인 게 아니라 경제라던가 어떤 인간사회, 일의 성격 자체가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 분석에 포함이 돼야 되요. 그래서 그냥 나는 경제학자니까 정치는 상관없다, 이게 아니고. 내지는 정치는 경제논리를 자꾸 해치기만 한다, 이렇게 보는 게 아니고 그것 두 개를 같이 봐야 합니다. 

▶정관용>정치와 경제와 행정 그리고 시민사회의 역학관계까지를 같이 봐야 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다 찾아볼 수 있는 선례와 모델들이 있으니까. 이런 정책을 했을 때 결과가 나왔다. 이런 제도는 이런 약점이 있다. 이런 게 있으니까. 이걸 이제 잘 조정해 가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장하준>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어떤 제도고 어떤 정책이고 장점만 있다거나 단점만 있는 건 없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데서 잘 안 된 거라도 또 그걸 잘 이렇게 뒤집어 봐가지고 고쳐서 쓰면 우리한테 또 맞을 수도 있고. 

▶정관용>우리 경제학은 그런 쪽 연구하시는 분들 숫자가 너무 적은 것 같아요. 

▷장하준>우리 경제학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경제학이 좀 그런... 물론 그런 식으로 이렇게 좀 분석적으로 해야 겠다 해가지고 정치함을 더 얻은 면도 있습니다만 그러면서 자꾸 현실하고 괴리가 많이 돼가지고 그런 면에서는 문제가 있죠.

▶정관용>제가 어디선가 어떤 분이 쓴 칼럼을 봤더니 장하준 같은 사람을 기획재정부 장관을 시키면 그래도 경제는 제대로 되지 않겠냐. 이런 얘기 들은 적이 있거든요. 생각 있으세요?

▷장하준>아니요. 저는..

▶정관용>다음 정부에서라도.

▷장하준>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정관용>다른 정당에서라도.

▷장하준>정치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말하자면 사회 분업 원칙에 기초해가지고 저는 학자로서 훈련을 받고 일을 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정관용>평생 이것만 하겠다?

▷장하준>전문화 해가지고 그거 하는 게 저는 사회에 공헌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관용>연구과제로 딱 삼고 계신 건 어떤 게 있습니까?

▷장하준>요즘 연구 많이 하는 건 이제 제도 발전에 관한 연구를 하는데요.

▶정관용>경제제도?

▷장하준>그렇죠, 경제제도. 제가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도 그런 예를 많이 드는데, 80년대 중반에 영국에학을 가니까 영국사람들이 그렇게 바보 같을 수가 없는 거예요. 가게 가서 물건 사는데 덧셈, 뺄셈도 잘 못하지. 막 굼떠가지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식당에 가면 종업원 혼자서 음식도 나르고 돈도 계산하고 주판도 없이 엄청나게 잘 하던 때인데, 그런데 도대체 왜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세 배 이상 잘 사나. 그때 소득격차가 그랬거든요. 결국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도가 영국은 더 발달이 돼 있고 한국은 제도가 그만치 못했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어떤 식의 제도를 발전을 시켜야 개인들의 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느냐. 사실 자기 삶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 그 다음에 뭔가 이루고 싶은 마음, 이런 건 후진국 사람들도 다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열심히 경쟁을 하는데도 나라가 가난한 건 뭔가 에너지가 집중이 안 되고 분산이 돼가지고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거든요.

▶정관용>오늘 쭉 계속해서 이야기를 한 어떤 시스템. 

▷장하준>그런 걸 만들어야 된다는 거죠.

▶정관용>제도인 것이고, 그 제도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고, 정치적 결단과 정책도 필요하고. 동시에 거기 참여하는 사람들이 잘 작동되도록 운영을 서로 지켜나가는 것도 필요하고. 그 모든 걸 지금 연구하고 계시다. 
굉장히 어려운 것만 연구하고 계시는군요. 아무튼 더 왕성한 학문 활동, 좋은 차기작, 좋은 책, 기대하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흥미진진하기 그지없다.

우선 사적인 수확 두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누리꾼들의 탁월한 조어능력에 대한 감탄. 롯데마트 인근 거주자들을 일컫는 ‘닭세권’에 ‘계천절(통큰치킨 등장일)’, ‘얼리어닭터(닭을 사려면 매장에 일찍 가야 한다)’ 등 번뜩이는 재치에 놀랐다.

롯데마트 부평점, 삼선점, 부평역점의 삼각공간 사이에 위치한 치킨집을 가리키는 ‘벼무닭 삼각지대’ 얘기도 무릎을 치게 한다. 닭세권 소비자들의 즐거움 한편으로 닭세권 영세상인들의 아픔이 대비되는 장면이다. 여담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2주에 한번쯤 치킨을 먹는 애호가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통 큰치킨 논란 속에는 우리 경제의 현실이 녹아있다.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화두인 공정사회와 상생은 물론 서민의 최대관심사인 물가도 자리한다. 기실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은 ‘미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롯데 측 주장대로 서민을 위한 염가정책이었다면 더 많은 양을, 더 폭넓게, 더 지속적으로 했어야 한다. 더구나 서민들은 라면 등을 미끼로 내걸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자주 보아온 터다. 이런 측면에서 영세상인들의 몫을 침범했다는 논거는 설득력이 있다.

‘힘 있는 자’ 한마디에 움찔

하지만 롯데를 굴복시킨 것은 논리가 아니라 상생을 얘기하는 청와대 정무수석의 트위터 한방이었다. 관련 사실이 보도되자 롯데는 즉각 꼬리를 내렸다. 상생(대기업의 영세상권 파괴)과 물가(1만5000원 대 5000원) 사이값에서 전자가 해결되자 이번에는 후자 얘기가 부각됐다. 소비자들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치킨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영세상권 파괴자였던 롯데에 다시 권능을 부여하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논란은 꽤나 혼돈스러워 보인다. 영세상인의 생존권과 호주머니가 넉넉지 않은 소비자의 주권이 충돌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표로 얘기하는 정치인들의 경우 소수인 전자보다 다수인 후자 쪽을 편들기 십상이다.
하지만 영세상인이나 소비자 모두 같은 국민이고, 삶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편가르는 행위 자체가 작위적이다. 사실 치킨논란 2라운드의 결과는 이미 나와있다. 현재의 치킨값에 불합리적인 요소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적확하게 값을 매겨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치킨값을 일부 조정하는 것으로 종료될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얘기를 옮겨보자. 동시에 롯데가 통큰치킨 판매를 중단하던 당시를 떠올려보자.

언론보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힘있는’ 권력의 한마디에 롯데는 움찔했을 게 뻔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당시 롯데가 “시간을 주면 해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 며칠 뒤 롯데는 사업을 접었다.

FTA 재협상은 ‘힘있는’ 미국의 뜻에 따라 시작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초 “미국에서 할말이 있다하니 한번 들어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정문의 점 하나 바꾸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던 것이 시한을 정해둔 협상으로 옮겨갔다. 그리고는 결국 자동차 분야를 추가 양보하는 것으로 끝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재협상 타결 뒤 “우리가 살 길은 수출이고, 수출하려면 FTA를 통하는 것이 최고”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수출 의존도는 높다. 하지만 수출이 모든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경제의 수출의존형 체질은 많은 문제점을 가진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물건이 해외에서 잘 팔린다고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FTA로 미국차가 싼값에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는 소비층도 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일자리를 내놔야 하는 노동자도 있다. 우리 공산품이 미국에서 많이 팔린다고 모두가 풍요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되레 일부 대기업만 살찌운 채 양극화만 심화시키고, 다수인 노동자들의 박탈감만 키울 수 있다. FTA로 산업 전체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농어업 분야는 말할 필요도 없다.

숙제로 남은 ‘묵살된 소수’

흔히 선진국과 후진국의 큰 차이는 다수와 소수를 어떻게 대응하느냐로 구분한다. 후진국은 다수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소수를 묵살한다. 반면 선진국은 단 한명의 소수를 위해 다수가 양보한다.

정부는 한·미 FTA 처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FTA를 빨리 발효시키지 못해 우리 사회가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은 없다. 무작정 시작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제 10-703 호   문의: 한·미 FTA 이행팀(☎:2100-8113)   배포일시: 2010.12.15(수)

제 목 :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 조문화 작업 실무회의 개최

☐ 한·미 FTA 추가협상 결과 작성된 “합의 요지”의 내용을 구체적 법률 문안으로 작성하기 위한 실무회의가 2010.12.17(금)~12.19(일)간(현지시각)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ㅇ 우리측은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교섭대표, 미측은 웬디 커틀러(Wendy Cutler) USTR 대표보를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 참석.  끝.


 

외 교 통 상 부   대 변 인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세계금융위기와 한미 FTA

정태인(경제평론가)

세계금융위기, G20와 한미 FTA 



2008년 1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간 협정을 체결한 후에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우리 경제와 금융제도 전반에 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며 “한미 FTA 안에도 해당되는 내용이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고 고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고쳐야 할 것”이라며 은연 중 재협상까지 암시했다. 그렇다. 원래 청와대의 뜻대로 2006년 말에 비준까지 완료됐다면 2007년에 월스트리트산 파생상품이 물밀듯 들어왔을 것이고 미국발 경제위기의 쓰나미는 우리나라를 완전히 삼켜버렸을 것이다. 미국에서 생긴 신상품은 네거티브 리스트 원칙에 의해 한국 시장에도 직수입된다. 물론 우리의 금융위원회가 시스템위기를 고려하여 규제를 할 수 있지만 미국 금융당국이 하지 않은 규제를 우리가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단지 금융만 그런 게 아니다. 지난 4년간 되뇌고 또 목이 터져라 외친 것처럼 한미 FTA의 본질은 미국식 법과 제도를 한국에 이식하는 것이다. 미국의 FTA 전략을 성안한 로버트 졸릭(현 세계은행 부총재)의 말대로 미국의 FTA는 단순한 관세 협상이 아니라 상대 국가의 규제완화, 민영화를 되돌릴 수 없는 대세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한미 FTA 협상 개시 직후 발표된 미의회의 CRS 리포트에도 정확히 기술되어 있다.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 청와대 브리핑(1호)에서 “한미 FTA는 미국의 선진적인 법과 제도를 받아 들이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참여당과 민주당 등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잇는다고 선언한 정당들, 지난 지방선거에서 그의 죽음으로 엄청난 이익을 본 정치인들은 이 유지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우려대로 한미 FTA 찬성론자들이야말로 세계금융위기가 한미 FTA의 금융부문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의미하는 바를 꼼꼼히 짚어 보아야 한다.

미국의 그 선진적 법과 제도가 붕괴한 것이 세계금융위기이다. 즉 한미 FTA의 목표인 미국식 법과 제도의 수용, 특히 금융 산업의 미국식 자유화가 파국적 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G20에서 금융분야 규제의 강화가 논의되는 것도 바로 미국식 금융제도가 어마어마한 파국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와 미국 재무부의 저항과 물타기로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적어도 거시건전성 규제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인식 때문이다. 나아가서 더 근본적인 개혁인 새로운 통화체제, 은행의 규모를 제한하는 은행세, 자본이동에 제약을 가하는 금융거래세를 채택할 것인지는 내년 파리 G20에서 가부간 결판이 날 것이다.

한미 FTA 금융분야에는 이런 모든 재규제, 또는 규제강화를 가로막는 조항들로 가득차 있다. 우선 한미 FTA 금융 분야의 각 조항은 양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금융거래에 적용된다. 13.1조 3항에 공적퇴직연금제도와 법정 사회보장제도는 예외로 하고 있지만 위의 “모든 활동 및 서비스를 공공기관 또는 금융기관과 경쟁하여 수행하도록 허용하는 한도”에서는 금융챕터의 각 조항이 적용된다. 결국 “민간 의료 보험의 확대”처럼 정부가 자발적으로 민영화하는 만큼 미국 금융기관이 참여가 당연히 보장되고 이에 따라 한미 FTA의 적용대상이 넓어지는 것이다.

제13.4조(금융기관에 대한 시장 접근)는 G20의 논의 중 대마불사를 막기 위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 규제와 경기증폭성(procyclicality)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원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 즉 수량쿼터, 독점, 배타적 서비스 공급자, 또는 경제적 수요 심사의 요건과 관련없이 금융기관의 수, 거래 또는 자산의 총액, 금융서비스 영업 총수, 금융서비스의 총 산출량, 금융서비스 공급에 필요하고 직접 관련되는 자연인의 총수, 서비스 공급 수단에 대한 여하한 규제도 금지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한미 FTA는 모든 수량규제를 금지하고 있다. 물론 G20에서 어떤 수준의 합의를 하느냐에 따라 “최소기준대우”의 해석이 달라지겠지만 이를 넘어서는 조치를 포함하여 사실상 모든 규제가 투자자 국가 제소권의 대상이 된다.

네가티브(예외목록) 방식 개방(p1023), 외환보유요건 추가 자유화, 예외(금융건정성 등을 목표로 한)의 제한(p990) 등도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컨대 현재 G20에서 광범하게 논의되고 있는 건전성 사유 규제의 경우"... 건전성 사유로 조치를 채택하거나 유지하는 것이 금지되지 아니한다. 그러한 조치가 이 항에서 언급된 이 협정 상의 규정과 합치되지 아니 하는 경우, 이러한 조치는 그러한 규정상 당사국의 약속 또는 의무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하여서는 아니된다"(p990)고 규정되어 있다. 이는 대표적인 ”예외의 제한“으로 투자자 국가제소권이 발동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특히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외환시장이 협소한 한국의 경우 긴급한 자본통제를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2002년 자본통제 조치가 무려 40건의 소송에 휘말린 것처럼 분쟁의 소지를 다분히 안고 있다.

정부는 금융분야의 일시적 세이프가드조치를 유보받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랑하지만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이 세이프가드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언세이프가드(unsafeguard, 불안한 보호)라고 할 만하다. 예컨대 이 조항에 의거하여 위기 시의 자본통제를 실시할 경우 “미합중국의 상업적. 경제적 또는 재정상의 이익에 대한 불필요한 손해를 피할 것”(부속서 11-사 송금 마항), 또 “모든 제한된 자산에 관하여 대한민국에서 시장수익율을 획득할 수 있는 투자자의 능력을 달리 방해하지 아니할 것”(부속서 11-사, 송금 라항)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1) 경상거래를 위한 지급 또는 송금 2) 외국인 직접투자와 연계된 지급 또는 송금”은 “일시적 세이프가드의 예외사항“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산업무역자문위원회 보고서(ITAC 10)는 세이프가드와 ‘수용’ 상의 “미미한 제약”은 이러한 조항을 이용하여 투자자국가제소권(ISD)에 의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금융분야에도 비합치조치 조항이 있다(제13.9조). 다항은 비합치조치의 개정이 그 직전에 존재했던 합치성을 감소시킬 수 없다는 규정이다. 즉 현재 한미 FTA에서 유보된 사항이라고 할지라도 그 이전보다 규제를 강화하는 경우 한미 FTA 위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G20에서 논의되고 있는 규제강화는 현재 유보 사항이라고 할지라도 한미 FTA를 위반하게 된다.

이명박 정부는 참여정부에서부터 추진됐던 자본시장통합법과 보험업법 개정을 완수했다. 자본통합법은 현재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1999년의 그램-리치-브릴리 법(Gramm-Leach-Bliley Act)의 한국판이며 보험업법 개정은 미국식 의료제도를 확산하기 위한 것이다. 세계금융위기와 미국 의료법 개정의 실패를 보면서도 이러한 시대착오적 정책을 추진한 것이다. 이런 ‘자발적 민영화’와 한미 FTA가 만나게 되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복지에 대한 열망은 헛된 꿈이 되고 만다.

G2와 한미 FTA

금년 봄 천안함이 침몰했을 때 그 어느 누구도 이 사건이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 한미 FTA 비준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다. 더구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미국의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출동했고 한국은 이 비용도 치러야 한다. 언젠가 밝혀지겠지만 젊디 젊은 우리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이 엉뚱하게 미국의 횡재로 이어지고 있다. 한미 FTA 재협상 결과는 우리가 이 비용을 치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부분 역시 세계금융위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우리의 예측보다 빨리 미국과 중국 간 G2의 세계가 열렸다. 경제위기에 빠져 달러 패권이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는 지금 미국은 거의 모든 사안에서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에 대한 절상 압력이 여의치 않자 미국은 서울 G20 직전에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조치를 취했고, 그 결과 모두 절상압력을 받게 된 다른 모든 나라가 미국을 고립시켜 18:2가 된 것은 현재의 상황을 잘 보여 준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살 길은 중립을 표방하며 캐스팅 보우트를 쥐는 것 뿐이다. 그런데 경제와 외교안보 양 면에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길을 택한 것은 앞으로 중국과 대립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물론 이럴 경우 남북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을 수 밖에 없다.

남북관계의 개선에서 얻을 것이 별로 없는 북한은 현재의 상황을 ‘치킨 게임’으로 인식하여 연평도 사건을 일으켰다. 치킨게임에서는 ‘미친 놈’이 이기기 때문이다. 연평도 사건은 “미친 놈”과 “바보”의 싸움을 보여주었다. 정부여당은 스스로 바보가 될 수 밖에 없도록 게임을 설계했다. “천안함 국제사기극”이 바보극의 제1막이었다면 연평도 사건은 제2막이다. 3막이 또 남았다. 그리고 한미 FTA 재협상 결과가 3막이다. 앞으로도 2년이나 남았으니 이 바보극은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다.

한미 FTA 재협상의 결과

한미 FTA에서 한국 정부가 가장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하는 자동차 분야 역시 미국의 요구를 거의 100% 들어 준 것이었다. 3,000cc 미만 자동차의 2.5% 미국 관세 철폐를 얻어낸 대가로 한국이 약속한 것은 8%인 자동차 관세 인한 뿐 아니라 세제개편, 환경기준 완화, 자동차 표준협력반 설치, 그리고 스냅백 조항이다. 스냅백이란 “협정위반 또는 관련 이익을 무효화하거나 침해하고 심각하게 판매, 구입, 유통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정할 경우” 6개월 내에 관세 장벽을 다시 세울 수 있도록 했으며 정부의 비위반제소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번 재협상은 정부가 자화자찬했던 3,000cc 이하 자동차에 대한 미국측 관세 2.5%의 즉각 철폐를 4년 후로 미뤘다. 뿐만 아니라 촛불이 겨우 막아 놓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도 자유화할 가능성이 높다. 2010년 2월에 발간된 미의회의 CRS 리포트((Cooper et. al., The Proposed U.S.-South Korea FTA : Provision and Implication)는 앞으로의 쇠고기 수출은 “한국 소비자의 신뢰 회복”과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 소비자의 구매력”에 달려 있다고 요약하고 있다. 즉 이미 민간 수출자율규제 형태로 되어 있는 현재 협약 내용을 별도로 고칠 필요는 없다. 소비자의 신뢰 회복을 이유로 더 풀라고 요구하면 그만이며 따라서 한국 정부 역시 규제를 푸는 방식(예컨대 곱창의 검사 방식)으로 미국의 요구를 조용히 수용할 것이다.

이제 야5당은 총력을 다해서 한미 FTA 비준을 막아야 한다. 2012년 대선까지 야5당 등 범야 진영은 외교안보, 통상분야의 대안을 마련해서 ‘정치연합’의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 앞으로 20-30년간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한미 FTA 비준은 나라 전체를 크나큰 위기에 빠뜨리는 역사적 과오다.

현재 세계는 대전환을 맞고 있다. 아무리 협소하게 해석한다 해도 지난 30년간의 신자유주의 정책기조가 수정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한미 FTA는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책, 특히 금융자유화가 파탄을 맞기 일보직전에 체결됐다. WTO+, 황금의 FTA로 불릴만큼 가장 지독한 금융자유화, 민영화를 담고 있다. 한미 FTA는 역사의 큰 흐름을 거스르는 초헌법적(supra constitutional) 정책일 뿐 아니라 미중 대립이라는 구도 속에서 남북관계를 최악으로 내몰 것이 틀림없다. 백보, 천보 양보해도 G20의 결과와 WTO체제의 수정이 이뤄질 때까지 만이라도 한미 FTA 비준을 보류해야 한다. 

<참조> 주요 거시건전성 정책(규제) 수단

규제 영역

규제 수단

주요 내용

비 고

자본

규제

경기대항적 완충자본

(capital buffer)

- 경기호황시 추가자본을 적립토록 하여 과도한 신용확장을 억제시키고 금융위기시 동 자본을 손실보존, 대출재원 등으로 사용

G20,BIS 논의

레버리지규제

- 위험가중자기자본규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위험가중치를 부여하지 않은 자기자본(TierI) 대비 레버리지 총량을 규제(난외거래 포함)

시스템리스크 추가 자본규제

(system risk surcharge)

-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에 대해 추가적인 자기자본 적립의무를 부과

동태적 충당금규제

- 미래의 예상되는 손실에 대해 충당금 적립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과도한 신용확장을 억제

신용

규제

LTV 규제

- 특정대출유형에 따라 담보인정비율(LTV), 담보가치할인율(haircut ratio), 담보요구(margin call) 등을 신축적으로 부과함으로써 주택담보대출 등의 과도한 확장을 억제

각국의 전통적

규제수단

DTI 규제

- 부동산대출 등 특정대출에 소득대비 대출한도를 부과함으로써 주택담보대출의 과도한 확장을 억제

위험가중치

부과

특정대출에 위험가중치를 다르게 부여하여 대출한도 등을 설정하거나 규제자본을 부과함으로써 특정부문의 과도한 신용확대를 억제

유동성 / 시장

위험

LCR(Liquidity Coverage ratio)

- 위기시 순현금유출액 만큼 자산의 가치손실이 적은 상태로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현금, 중앙은행예치금, 국채 등)을 보유하도록 규제

G20,BIS 논의

NSFR(Net Stable Funding Ratio)

- 필요시 자금조달액 만큼 안정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자금조달 금액을 사전에 충분히 마련토록 규제

외화대출 규제

- 과도한 외화자금의 유입 및 국내 신용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외화대출의 용도를 해외사용 등으로 규제

신흥시장국의

외환건전성규제

통화불일치 규제

- 통화불일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외화차입, 대외자산 운용 등을 규제

외환포지션 규제

- 환율변동의 시장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순외화자산의 매입 또는 매도초과가 과도하게 발생하지 않도록 외환포지션을 규제

자료 : CGFS(2010)을 일부 수정 보완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제10-684호       문의: 한미 FTA 이행팀(☎: 2100-8113)         배포일시: 2010.12.3(금)


제 목 : 한·미 FTA 관련 통상장관 회의 결과

1.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11.30(화)~12.3(금) 미국 워싱턴 인근(메릴랜드 주 콜럼비아시)에서 론 커크(Ron Kirk) 미 무역대표와 한·미 FTA 관련 통상장관 회의를 가졌습니다.

2. 금번 회의에서 양측은 자동차 등 제한된 분야에 대해 실질적 결과를 거두었습니다.

3. 양측 대표단은 금번 회의 결과를 자국 정부에 각각 보고하고 최종 확인을 거쳐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끝. 
 

외 교 통 상 부   대 변 인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제10-657호        문의: 한미FTA 이행팀(☎:2100-8113)       배포일시: 2010.11.28(일) 

제 목 : 한·미 FTA 관련 통상장관 회의 개최

□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11.30(화)~12.1(수) 미국 워싱턴 인근(메릴랜드주 콜럼비아시)에서 론 커크(Ron Kirk) 미 무역대표와 한·미 FTA 관련 협의를 위한 통상장관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끝.


외 교 통 상 부   대 변 인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왜 그럴까, 유독 한미FTA와 관련해서는 거짓말이 잦다. 

첫째, 2008년일 게다. 미국의 재협상요구를 '차단'하기 위해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동의를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볼썽 사나운 추태를 연출해 가면서까지 국회 통외통위는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차단'된 바 전혀 없음이 어제 16일 통상교섭본부장의 국회발언을 통해 완벽히 증명되었다.

둘째,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FTA 협정문에 점 하나도 못 바꾼다고 호기를 부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점은 고사하고 아예 통째로 바꾸게 생겼다. 이제 와서 청와대는 이를 두고 '협상전략'이었다고 한다. 자살골 먹고 "다 작전이야"라고 말하는 꼴이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 대표(오른쪽)가 9일 오후 한·미 FTA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셋째, '재협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저 실무협의에다 추가협의에 불과하다고 했다. 
래서 정부측은 설명하기를 '협정문 전부를 바꾸면 재협상이요, 조금만 바꾸면 추가협상이다. 그래서 이 번 것은 추가협상이다'라고 설명한다. 듣다 듣다 별 소릴 다 들어 본다. 협정문 전부를 바꿔도 재협상이요, 조금만 바꿔도 재협상이다. 
더이상 이런 '국내용' 멘트로 시간 낭비 하지 않았으면 한다. 비행기 타고 우리 땅만 벗어나면, 이를 두고 다들 재협상이라고 부른다.
 
넷째, 쇠고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웬일인가, 여기 저기 여러 신문보도들, 특히 그 중 하나는 11월 8일 심야에 긴급히 관계장관들이 모여 앉아 쇠고기를 갖고 심각하게 회의를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 측 보도를 봐도 미국 협상단이 쇠고기문제를 제기했다고 했다. 귀신이 곡할 노릇 아닌가.

다섯째, 통상교섭본부장은 국회에 출석해서 자신이 아는 한 '독소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 와서는 나도 말 문이 막힌다. 협상 당시 미국에 퍼다준 그 수많은 독소, 불평등 조항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정부관료들도 처음엔 이런 조항들에 대해 격렬히 반대한 정황들이 있다. 예컨대 당시 법무부는 간접수용, 투자자-정부 제소제 같은 것에 분명히 반대했고, 보건복지부도 허가-특허 연계 같은 조항에 반대했다. 그러나 협상이 끝나자 이 모두를 긁어 모아 '제도선진화'라고 둘러댔다. 
정말 '영혼'이 없긴 없나보다. '영혼'이 없으면, 자기 말이 거짓말인지 아닌지 전혀 모를 수 있다. 독소조항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정리하기로 하자.

16일 통상교섭본부장은 국회에서 미국이 요구한 것들에 대해 '사후' 보고를 했다. 그 내용을 보고 나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아마 처음 이를 접했을  때 우리측 통상관료들도 꽤 당혹해 했을 듯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그저 그 항목만 나열하지, 내용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 못한 듯 싶다. 

한미FTA 협상을 통털어 가장 중요한 대목이 자동차임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서, 그리고 대미 무역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한미FTA 자동차협상은 크게 관세, 비관세, 분쟁해결로 나눌 수 있다. 협상 결과 미국이 3천cc이하 승용차 수입관세 2.5% 즉시, 3천cc이상은 3년뒤, 픽업 관세 25%는 10년동안, 우리는 자동차 수입관세 8%를 즉시철폐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우리는 비관세부문에서 세제, 환경, 안전, 기술 기준에서 미국의 모든 요구를 들어 주고, 분쟁해결절차에서 스냅백(철폐관세 2.5% 환원조치)과 같은 전대미문의 독소, 불평등조항을 모조리 수용했다. 
내가 추정하기로 자동차관세 2.5% 철폐를 위해 다른 부분, 예컨대 의약품, 농산품, 금융 등에서도 상당한 무엇이 넘어갔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확인할 길이 없다. 

그렇다면 당시 미 무역대표부는 왜 이것을 받아 들였을까. 당시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의회 증언에서 이렇게 답한다. '얼마 안 있으면 한국차의 미국 내 현지 생산비율이 70%에 달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 우리가 손해 보는 것은 없다'는 것이 요지다. 
예컨대 2.5% 관세철폐로 인한 우리의 기대이익이 10이라면 7이 곧 자동소멸될 거란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동차와 관련해 강력한 요구안을 무역대표부에 제출했던 미 의회는 즉각 엄청난 불만을 제기했고, 그 때부터 재협상론이 제기되기 시작한다. 그 때가 늦어도 2007년 6월이다. 

최근 나는 당시 미 의회가 무역대표부에 전달한 서한을 입수했다. 그 내용을 확인해 보니, 비관세에 관련된 의회 측의 모든 요구는 모조리 한미FTA 협정문에 이미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의회제안 중 부시 행정부가 거부한 것이 바로 관세부 분이다. 당시 의회는 2.5% 관세의 '협정문상의 최장기간 또는 15년 뒤철폐를 요구했고, 그 사이에는 일종의 인센티브로 미국차 수출물량이 천대 증가하면 그 몫만큼은 면세해 주자는 제안을 했다. 

이번 재협상을 놓고 처음 미국 소식통은 의회 측이 관세 관련된 이 요구를 접은 것처럼 언급했고, 나 역시 크게 비중을 두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16일 본부장의 국회보고에서 이 부분이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통상교섭 본부장은 미국 측이 2.5% 관세 철폐시기를 과연 몇 년 뒤로 미루자고 요구했는지 그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아마 10년은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2.5% 관세 즉시철폐는 저들 통상관료들이 말하는 '이익균형론'의 핵심근거다. 나로서는 한 번도 그런 허황된 주장에 동의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일단 여기서 더 상론하지는 않겠다. 

어쨌든 정부 측은 2.5% 철폐를 근거로 대미 자동차 수출 경쟁력이 엄청 강화될 것이다, 한미 FTA는 '성공한' 협상이다, 협상은 받는 것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주는 것도 있는 것 아니냐 등등 그 간 수많은 말들을 해왔다. 
저들에게 2.5% 즉시 철폐는 그야말로 한미FTA의 알파요, 오메가요 사실상 모든 것이다. 바로 그런데 미국측은 이것을 이제 되물리자고 들고 나온 것이다. 가져갈 것 다 가져 가면서, 대신 떡 하나 물려 주고 갔는데 3년 뒤에 다시 찾아와 그거 게워내라는 격이다. 

미국이 이번 재협상에서 요구한 수많은 것 가운데, 2.5% 관세철폐를 물리자는 것은 사실 치명적인 요구다. 정말 그리 된다면 - 물론 신기루에 불과하지만 - '이익균형'은 고사하고, 우리에게 남는 것은 빈 깡통밖에 없게 된다. 한미 FTA를 그래도 하자는 것은 경제 '청부살인업자'(hit man)의 매국행위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미국측은 EU와의 동등대우(parity)를 내세우면서 한미 FTA 협정문에 있지도 않는 관세환급조항, 자동차만의 특별 세이프가드 등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들을 더 얹어 달라고 요구한다. 
알다시피 우리 나라는 세계 최대 경제권인 미국, EU와 동시에 FTA를 체결한 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이다. 이제 협정문이 발효도 채 되기 전에 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미국 측에 뭐 새로운 양보를 하게 될 경우 다음에는 틀림없이 EU가 덤벼들어 더 내놓으라고 할 게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쇠고기 뿐만이 아니다. 어떤 면에서 자동차는 더 심각하다. 그렇다면 방법은 뭘까. 

머잖아 '깡통계좌'가 될 게 분명한 한미 FTA를 기꺼이 폐기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도 아쉽다면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이 그나마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도 지금의 협상팀은 곤란하다.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통상정책을 담당하는 통상교섭본부는 외교통상부의 조직이다. 이 본부장은 외교부 장관에 비해 서열이 낮지만, 대외적으로는 통상장관으로 통하는 장관급이다. 이 통상교섭본부를 언론사들의 경제부 기자들이 취재한다. 
 
언론사 경제부에서 통상교섭본부는 인기없는 출입처다. 경제부에선 주로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이 주류 출입처로 불린다. 하지만 통상교섭본부는 변변한 기자실도 없고, 기자들끼리도 잘 모른다. (외교부 청사 1층에 부스 몇개가 있긴 하다)
즉,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이야기하듯, '기자실에 몇몇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서 기사방향을 주도하는' 식의 출입처와 전혀 거리가 멀다. 



8일 서울 외교통상부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고위급 실무협의에서 해결하지 못한 쟁점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기자들이 통상교섭본부만 취재하기보다는 다른 출입처를 겸한다. 소위 '가께모찌' 다. 기자들은 이 별로인 출입처를 되도록 빨리 떠나고 싶어한다. 그러다 보니 기자들끼리 모래알이 되기 십상이고 전문성도 쌓이기 힘들다.  

그러나 대외개방 기조가 강화되면서 통상교섭본부의 역할은 막중해졌다. 그 결정적 계기는 한미 FTA다. 

외교부의 변방조직이던 통상교섭본부는 어느 틈엔가 막강파워를 자랑하는 무소불위의 조직으로 성장했고, 통상관료들의 말한마디에 국내 정책의 생사가 좌우될 정도가 됐다. 한미 FTA를 추진하면서 조직도 크게 불어났다. 

여기서 언론과 취재원 간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파워가 커진 만큼 그 업무와 정책수행을 언론이 제대로 감시해야 하지만, 앞서 언급한 이유로 감시의 사각지대가 생겨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통상정책은 용어부터 어렵고 복잡하기까지 하다. 
최근 들어 언론에 가끔 등장하고 있지만 역진방지조항(영어로 래칫), 스냅백(관세원상복귀), 투자자-국가 소송제(ISD) 중의 간접수용, 현재유보와 미래유보 등등 듣보잡에 가까운 개념들을 익혀야 한다. 
 
섬유의 원산지규정에는 얀포워드란 것도 있고, 자동차 원산지를 따지는 용어도 별도로 있다. 상대국의 정책이 규정을 위반하지 않아도 투자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할 경우 제소할 수 있는 비위반제소라는 항목도 한미 FTA에 포함돼 있다. 
통상협상에는 FTA같은 양자간 협상이 있는가 하면 DDA(도하개발어젠다)로 불리는 다자협상도 있다. 농업보조금에는 그린박스와 블루박스 등이 구분돼 있어 어느것은 철폐대상, 어느것은 허용대상이다. 

이처럼 개념자체가 어렵고 복잡하지만 도움말을 들을 통상전문가들도 그다지 많지 않다. 얼추 때려잡는 수준정도로 개념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통상관련 사안들은 평소에 별로 기사로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경제전문지는 좀 다르겠지만) 그래서 기자들이 어려운 공부를 할 유인도 거의 없는 셈이다. 꾸준히 기사를 쓰면서 취재하기 보다는 큰 일 터질 때 배우면서 기사쓰는 식이다. 

이런 열악한 언론상황에서 2006년 한미 FTA가 급발진했다. 
공부를 열심히 해 날카롭게 문제점을 짚어내는 기자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상당수의 기자들이 취재대상으로부터 개념을 설명받는 식으로 취재를 했다. 적어도 개념파악 정도는 돼 있어야 취재를 통해 비판기사를 쓸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협상과정에서 등장한 개념들을 소개해주는 데 급급한 경우도 많았다. (필자도 그 범주에 속한다)




한미 FTA가 2007년 4월 타결된 이후 정부가 유럽연합과 FTA를 추진할 당시엔 그래도 한미 FTA에서 고생하면서 쌓아둔게 조금은 있었던지 비교적 수월했다. 하지만 뭔가를 조금 알 정도가 됐을 때 출입처가 바뀌는 기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기자실이란 게 일반적으론 아주 나쁜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많다. 실제로 예전엔 나쁜 짓도 있었다. 
하지만 기자실의 순기능이 아예 없지는 않다.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같이 있다보면 정보교환도 이뤄질 수 있고, 그래서 취재력이 함께 올라갈 수도 있다. 특히 통상담당 기자들은 이런 필요성이 더 큰 편이다. 
 
세월이 흘러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고, 선반위에 놓여 먼지가 쌓였던 한미 FTA는 마침내 올 6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실무협의라 부르는 FTA추가협상이 시작됐지만 문제는 이를 감시할 기자들의 능력에 있었다. (물론 취재기자들 전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 3년전에 이뤄졌던 FTA협상을 취재했던 기자들은 지금 거의 남아있지 않고 다른 출입처로 옮겼다. 게다가 본협상 당시인 17대 국회에서는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민주당 최재천 의원 등 FTA에 대해 제대로 공부한 의원들이 기자들에게 기사꺼리를 공급하기도 했지만 18대 들어서면서 그런 '선수급' 의원들은 거의 전무하다.  
 
지금 취재현장을 채우고 있는 기자들 중엔 신참들이 많은 듯 보인다. 전문성을 쌓을 기회 없이 노련한 통상관료들이 벌이고 있는 협상의 현장에 펜을 쥐고 뛰어든 셈이다.(물론 그렇지 않은 기자들도 있을 것이다) 

한미 FTA는 국민경제 전체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협정이다. 이 FTA 때문에 바꿔야 할 국내 법만도 수십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워낙 범위가 넓기 때문에 경제부 기자들만으로도 커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이번 추가협상의 의제인 자동차는 사실 산업을 담당하는 산업부의 영역이고, 온실가스 배출기준 문제는 환경부 출입기자의 영역이다. 투자자-국가 소송제 같은 경우는 법조기자들이 들여다봐야할 사안들이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통상정책은 엄청나게 중요해진 취재영역이지만, 기자들의 감시능력은 떨어진다는 점이다. 1차적으론 기자들의 책임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기자 개개인의 탓으로만 돌려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언론의 취재시스템이 바뀌거나, 기자들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정부로서도 통상전문기자들이 많아질 수록 균형있는 정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기 싫을지도 모르겠지만)

넋두리가 길어졌다.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09년 초 어느 날들

최장집교수가 오바마를 극찬한다. 최교수가 시카고대학 출신이라서 오바마가 빈민운동을 한 시카고 구석 구석의 지도를 그려가며 실감나게 설명한다. 오바마는 운동 속에서 끝없는 대화와 설득의 위력, 극단으로 치닫지 않는 미덕을 체득했다. 초기에 의욕이 넘쳐 곤경에 처했던 클린튼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거란다. 

“선생님, 꼭 아들 자랑 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경제는 그렇게 타협하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타협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김상조교수가 슬쩍 웃으며 한마디 한다. “노무현하고 똑같아요” 

그렇다. 그는 이제부터 최강의 월스트리트와 싸워야 한다. 똑같은 대위기와 싸웠던 루즈벨트보다 훨씬 불리하다. 루즈벨트에겐 일군의 진보파(progressives) 지식인들과 운동이 있었다. 같이 손잡고 금융자본과 맞서 싸울 산업자본가들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달러 패권이 확립되는 시기의 미국 대통령이다. 오바마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다(당시에 쓴 긴 글을 첨부했습니다. 참고하세요).

그가 자랑하는 “두명의 밥”(Bob, Robert의 애칭)의 성향을 보면 로버트 라이시(클린튼 행정부 당시 노동부장관)는 왼팔이고 로버트 루빈(재무부 장관)은 오른팔이라고 할 만하다. 오바마는 오른팔을 들었고 나아가서 스티글리츠나 크루그먼 대신 서머스와 가이트너를 경제사령탑으로 택했다. 불길한 징조는 더욱 뚜렷해졌다.

#2 안정으로 향한 우리의 길을 수출한다(Exporting Our Way to Stability)

오바마가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뉴욕타임즈에 기고를 했다(2010.11.5). 
제목은, 내가 번역을 잘못 한 게 아니라면 위에 있는 그대로인데 여기서 ‘우리의 길’이란 곧 수출이다. 특히 지금 잘 나가고 있는 아시아에 수출을 두배 이상 늘리겠다는 다짐이다. 물론 모든 나라가 수출을 늘려서 무역수지 흑자를 거둘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글에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오바마의 몰락을 읽는다. 중간선거 패배를 계기로 오바마는 길을 잃었다.대통령 후보시절부터 제조업을 강조했으니 뭐가 그리 잘못이냐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바마는 금융자본과의 싸움을 포기하고 국민들의 눈을 외부로 돌리려고 한다.





US President Barack Obama speaks during a DNC rally at the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in Los Angeles, California, October 22, 2010. TOPSHOTS AFP PHOTO/Jim WATSON



글로벌 불균형을 수출로 풀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지만 왜 미국의 수출경쟁력이 약해졌는지, 글로벌 불균형의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의 재경부 관료들이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 우리나라에서는 재벌의 금융지배를 막는 장치)를 없애려고 할 때마다 항상 하던 얘기가 있다. GE같은 제조업체도 GE 캐피털과 같은 금융업을 하며 대부분의 이익은 금융에서 난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래서 GE의 경쟁력은 형편없어졌다. 손쉬운 자산 투기, 소매금융업의 이익률이 더 높다면 제조업에 힘을 기울일 이유가 없다. 
보험자본과 대형병원의 힘에 따라 의료를 온통 시장에 내맡긴 결과 GM은 노동자 한명당 연간 천만원이 넘는 의료보험료를 지원해야 한다. 여기서 자동차의 경쟁력이 나올리 없다.

내부의 개혁없이 수출을 늘리려면 다른 나라에 압력을 가할 수 밖에 없다. 중국에 대한 환율 압력이나 한국의 자동차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최근 들어 자신이 비판하던 FTA 비준에 열을 올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는 덤핑판정과 상계관세 등 공격적 보호주의를 하면서 오히려 상대에게 보호주의의 굴레를 씌워 별 근거없는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2008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경상수지 적자 변화분의 30%는 자산버블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식 가격의 쇼크는 20분기 후에 경상수지 변화의 17.3%, 그리고 부동산 가격 쇼크는 12.4%를 설명하며 환율쇼크는 9.2%를 차지할 뿐이다. 
쉽게 얘기해서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부자가 된 기분 때문에 소비와 건설투자가 늘어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커진다는 것이다. 반면 아무리 외국에 절상 압력을 가해 봐도 그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 
요는 글로벌 불균형을 개선하려면 미국의 금융과 주택 버블부터 잡아서 수입을 줄여야 하고 의료, 교육 등 비효율적인 부문부터 바로 잡아서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최근 경기부양을 위해 대대적으로 착수한 양적 완화(Quantity Easing)는 미국 통화를 증발해서 다른 나라의 통화를 평가절상시키겠다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유동성 함정에 빠진 미국 경제는 다시 한번 버블을 키우게 될 것이다. 의료개혁은 중도반단이었다. 내부의 개혁이 좌초할 때마다 미국은 전쟁에 의존했다. 부시의 이라크 전쟁이나 오바마의 통상전쟁이나 무엇이 다를까?

# 로버트 라이시의 “미국의 두 경제, 왜 하나는 회복되는데 다른 하나는 그렇지 않은가?”(America's two Economies, and Why one is Recovering and the Other isn't)

오바마의 버림받은 왼팔, 로버트 라이시는 11월 6일 자신의 블로그에 ‘두개의 미국경제’에 관한 글을 썼다. “큰 손들의 경제”(Big Money Economy)와 “보통 노동자의 경제”(Average Worker Economy)가 그것이다. 
큰 손들이란 월스트리트 트레이더, 대규모 투자자, 고급 전문가들, 그리고 기업 경영자들이다. 위에서 말한 양적 완화 덕에 이들의 손에는 다시 돈이 넘쳐나고 있다. 
당연히 이들의 경제는 회복됐다. 그러나 보통 노동자들은 여전히 실업의 위험에 시달리고 가계대출을 갚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 “양적 완화”는 그림의 떡이다.

물론 그래서 수출을 늘려 고용을 회복하자는 것일테지만 미국의 S&P 500대 기업 40%는 자신의 사업 60% 이상을 해외에서 운영한다. 내부 개혁을 하지 않은 채, 무엇보다도 금융개혁을 하지 않은 채 외부에 압력을 가해 봤자 미국이 얻을 것은 별로 없다. 단지 중국과의 관계만 악화될 것이다. 물론 오바마가 얻는 것도 있다. 그의 기대에 충실히 부응하는 이명박 정부가 있지 않은가? 애구구.. 어째 2년 전에 내가 쓴 글 그대로 실현되는 것일까? 
 

“미국은 어떤 선택을 할까? 아마도 1980년대 중반의 플라자협정, 그리고 미일반도체협정을 떠올리며 만만한 나라에 비용을 치르게 하는 단기 해법을 들고 나올 것이다. 다만 이제 그 상대가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사실이 미국의 고민일 테고 훨씬 만만한 상대로 한국이 자동차 등에서 먼저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목숨을 건 환율전쟁, 금리전쟁, 통상마찰., 심지어 군사적 전쟁.. 그 한 복판에 한반도가 있다.” (일본 세카이지, 790호 2009. 4)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제10-598호        문 의 : 한미 FTA 이행팀(☎:2100-8113)       배포일시 : 2010.11.3(수)


제목 : 한·미 FTA 관련 실무협의 개최

1. 최석영 FTA 교섭대표와 웬디 커틀러(Wendy Cutler) USTR 대표보는 11.4(목)~11.5(금) 서울에서 한·미 FTA 관련 실무협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동 실무협의 일정은 연장될 수도 있습니다.

2.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Ron Kirk) 미무역대표간 통상장관 협의 일정은 확정 되는대로 발표예정입니다. 끝.

 

외 교 통 상 부   대 변 인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김종훈의 한마디로 SSM 규제법 처리가 미뤄졌단다. 

그렇다면 김종훈은 한국의 입법부, 행정부, 그리고 사법부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명박 대통령의 위에 있다. 

북미 FTA를 캐나다의 정치학자는 "초헌법"이라고 불렀다. 그게 발효되면 기존의 헌법 마저 간단히 무시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투자자 국가제소권은 미국 연방법원 판사들마저 사회권, 평등권 위반이라고 한탄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헤르만 판 롬푸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뒷줄 왼쪽부터)이 지켜보는 가운데 6일 오전(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 이사회 본부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바나케르 EU 의장국 외교장관, 드 휴흐트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앞줄 왼쪽부터)이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공식 서명하고 있다. /경향신문 박민규 기자



김종훈은 이를 한껏 이용한 것이다. 그는 이렇게 했다. 

1) 국내에서 SSM 규제 논의가 되는 걸 알면서도 EU와의 협상에서 소매서비스에 대한 제한(유보)을 하지 않았다. 산자부(지금 이름이...애구)나 기재부 등과 합의했다면 공모요, 아니면 대통령까지 기망한 것이다. 

2) 물론 입법부는 완전히 무시했다.  FTA는 국제협정이니 촌스러운 국회의원들은 나를 따르라는 것이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발효되지 않았으니 먼저 입법하면 그만이고 그 이후에 처리할 수도 있다. 

만일 한 EU FTA가 발효되면 신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문제가 될테지만 미래에 있을 어떤 법 때문에 지금 당장 필요하고 국민이 동의하는 법을 뒤로 미룬다는 게 말이 되는가? 고쳐야 한다면 아직 입법이 되지 않은 한 EU FTA를 고쳐야 한다. 

3) 한 EU FTA 상 유럽 7개국에 대해서는 소매서비스 상의 유보를 허용했다. 한국의 유통업이 이들 나라에 진출하려면 이른바 "경제적 필요 검증"을 하도록 한 것이다. 

참으로 이상한 통상본부장이다. 만일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를 위하는 갸륵한 생각이었다면(사실 이 분은 경제도 모르고 통상도 모른다. 2006년 당시 가트도, 나프타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그 생각은 유럽 7개국에 대해서도 관철시켜야 했다. 

사실 이 문제에 관해서 한국 재계는 "경제적 필요 검증"을 끔찍이도 반대했다. 당장 지방에 SSM을 설립하는 데 방해가 됐기 때문이다. 김현종에 이어 김종훈도 삼성에 갈 모양이다. 

4) 한미 FTA에서 이미 소매서비스를 개방했으니 "이왕 버린 몸"이라고, 소매서비스 개방을 무기로 삼았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5) 사법부도 걱정된다. 제대로 공부는 하지 않고 국제협정이라면 그저 껍벅 죽으니... 친환경 급식이 WTO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리는 사법부가 앞으로 한미 FTA, 한 EU FTA 앞에서 얼마나 우리 국민을 위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김종훈은 전 세계 모든 자본가의 이익을 충실히 반영하면서 이제 동아시아의 한 국가 쯤은 우습게 보는 경지에 이르렀다. 무소불위다. 이명박 대통령이 화날만 한데... 이 분 역시 자본가를 위한 거라면 그냥 참는 분일테니.. 쯔.... 


**

김종훈 욕 하다 보니 G20 재무부 장관회의 결과를 자화자찬하는 한심한 공무원들도 떠오른다... 아... 이건 나중에...

(결론만 쓴다면) 아무 합의도 이루지 못했으면서 통화전쟁을 휴전시켰다고? 뭐.. 합의야 불가능한 거였지만 그걸... 이리... 그거 잘 한 일로 알고 마구 떠들 대통령이 불쌍하다.

중국이 정말 시장에서 환율을 결정하면,이게 뭔 말인지 알 수 없지만(펀더멘탈을 반영한다는 말은 1944년부터 지금까지 정의된 바가 없다) 정말 난리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앞으로 인민폐(위앤화)가 절상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모두 달러를 내다 판다. 오버슈팅까지 되어 미국 소원대로 위앤화 절상이 중국 경제를 급격하게 위축시키면? 하하하 이건 미국도 바라는 상황일 수 없다.  물론 한국은 끝이다. 

이 문제는 밑의 글에도 썼지만 기축통화 문제, 적어도 준비금 제도의 문제로 풀어야 한다. 대안으로 치앙마이 협정의 국제적 확대 등 새로운 준비금 제도를 제시했어야 한다. 

그리고 흑자국, 적자국의 내부 경제정책 기조의 문제이다. 확실한 것은 어느 쪽이나 자산/소득 재분배를 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이다. 

이 얘긴 이론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금 정리해서...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제10-536호          문 의 : 한미FTA이행팀(☎:2100-8113)        배포일시 : 2010.10.9(토)


제목 : 한·미 FTA 관련 비공식 협의 개최

1.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브랏셀에서 개최된 ASEM 정상회담 (10.4-5), 한·EU 정상회담 및 한·EU FTA 서명 행사(10.6)에 참석한 후, 귀로에 미측의 요청에 따라 10.7(목) 오후 파리에서 드미트리우스 마란티스 USTR 부대표와 비공식 협의를 가졌습니다.

2. 금번 비공식 협의에서 미측은 자동차 및 쇠고기 분야가 주관심 대상이라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미측은 이와 관련 공식 제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ㅇ 미측은 자동차의 시장접근과 관련된 기초적 구상과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시장접근 확대에 관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비공식적으로 표명하였습니다.

3. 우리측은 기합의·서명한 협정문을 수정하는 것은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을 강조하였으며, 쇠고기 문제는 FTA와는 별개의 이슈로서 논의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4. 양측은 추후 상호 편리한 일시 및 장소에 다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끝.
 

외 교 통 상 부   대 변 인


Posted by 경향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