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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에 해당되는 글 224건

  1. 2013.07.03 정책금융기관 개편 ‘FTA 장벽’에 부딪혀 제자리
  2. 2013.05.21 [기고]미국산 쇠고기, ‘4대 사회악 척결’ 시험대
  3. 2013.04.18 한·미 FTA, 민주당의 오락가락
  4. 2013.03.13 한·미 FTA에 발목 잡히는 공공정책들
  5. 2013.03.13 한·미 FTA 발효 1년, 투자자소송 재협상 등 ‘미제’ 수두룩
  6. 2013.03.11 한미 FTA는 현재 진행형
  7. 2013.03.11 미, 한국 등 FTA 체결국에 시장개방 압력 예고
  8. 2013.03.03 윤병세, "한·미 FTA 재협상 논의 불필요"
  9. 2013.02.28 [정동칼럼]외교부의 멘붕을 치유하려면
  10. 2013.02.28 황교안, "한·미 FTA의 ISD, 사법주권 침해하지 않아"
  11. 2013.02.26 법무부, 세금으로 ISD 용역 해놓고는 '비공개'
  12. 2013.02.07 ‘저탄소차 지원제’ 유예는 FTA 앞세운 미국 압력 탓
  13. 2013.02.05 “한국, 안보 위해 FTA 추가협상서 자동차 등 핵심 조항 양보”
  14. 2013.01.30 미국산 오렌지에 딸기·사과 농가까지 타격
  15. 2013.01.23 중기 적합업종, FTA에 발목 잡히나
  16. 2012.12.24 “한·미 FTA 유예기간 끝나면 보험업계 타격”
  17. 2012.12.03 한·미 FTA 발효 후 대미 수출 오히려 줄었다
  18. 2012.11.14 한미 FTA가 수입담배 가격 강제로 낮춰…국내담배 가격 올리는 금연정책 무력화
  19. 2012.11.11 대선 후보들, FTA에 대한 근본 고민 없다
  20. 2012.05.31 한·미 FTA는 투자자소송 한국 패소 때 무역보복 가능
  21. 2012.05.31 론스타, 한·미 FTA의 투자자소송으로 한국 제소할 수도
  22. 2012.05.25 외교부의 뒤늦은 한미FTA 번역오류 정오표 공개
  23. 2012.04.26 굴욕협상 탓 미국 쇠고기 수입중단 불가
  24. 2012.04.26 내달 2일부터 ‘촛불’… 시민단체·농민회 “분노”
  25. 2012.04.26 시민단체들 “美 쇠고기 수입조건 재협상 해야”
  26. 2012.04.25 대법원, 2007년 ISD에 대해 우려 표명했다
  27. 2012.04.25 미국산 쇠고기 신뢰 더 떨어질 듯
  28. 2012.04.24 외교부 “한·중 FTA 협상 내달 개시”
  29. 2012.04.20 부동산 정책 영향 없다더니… 국토부 ‘FTA 대비책’ 용역 발주
  30. 2012.04.19 관세 인하 술·주스 업체 “값 못 내린다”

정책금융기관 개편 논의가 자유무역협정(FTA) 장벽에 부딪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산업은행의 정책 기능 강화와 선박금융공사 설립 문제가 각각 한·미, 한·유럽연합(EU) FTA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8월 말까지 개편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책금융기관 개편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말 출범시킨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하고 있다.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의 중복 기능을 조정하고 통폐합시키는 게 관건이다.





정부는 산업은행의 소매금융을 축소하고 정책 기능을 강화해 정책금융공사와 합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명박 정부는 산업은행 민영화를 전제로 정책 기능을 담당하는 정책금융공사를 따로 설립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민영화는 중단됐고, 박근혜 정부는 아예 산업은행의 정책 기능을 다시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문제는 이렇게 할 경우 한·미 FTA의 역진방지조항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 조항은 한번 개방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도록 하는 내용으로, 산업은행을 민영화하기로 했다가 정책 기능을 다시 강화해 정부 산하에 그대로 두는 것은 역진방지조항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TF의 한 관계자는 2일 “금융위는 내부 검토에서 문제될 게 없다는 쪽으로 봤지만, 외부 전문가들이 역진방지조항 문제를 제기하면서 쉽게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 문제에 역진방지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법률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한 법률전문가는 “개편 방향이 어떤 식으로 되느냐에 따라 역진방지조항이 적용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정부가 더 조심스럽게 논의를 진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책금융은 특성상 정부 개입이 크고, 특혜성을 띤다는 점에서 미국이 FTA 협상 당시부터 산업은행의 역할을 주시해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월 발표한 무역장벽보고서에서도 산업은행의 민영화 계획을 언급하면서 “미국 정부는 산업은행과 그 밖의 정부 소유 또는 계열사 금융기관의 대출 정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박금융공사 신설은 한·EU FTA와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규정에 발목을 잡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공사를 통한 선박금융 지원은 특정 산업에 대한 보조금으로 규정돼 유럽연합 등과의 통상 마찰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어서 정부는 명칭 변경 등 보조금 시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정부는 8월 말까지 개편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FTA 문제에 부딪히고, TF 회의도 2주째 열리지 않는 등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TF의 한 인사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초안이 나왔어야 하는데 변수가 생기면서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 역진방지


한 번 개방하면 되돌릴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 시쳇말로 하면 ‘낙장불입’ 조항이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2006년 7월 스크린쿼터(의무상영일수)를 146일에서 73일로 줄였는데 이후에는 스크린쿼터를 73일 이상으로 늘릴 수 없다. 서비스·투자분야 중 부속서Ⅰ(현재 유보)에 역진방지 조항이 적용된다. 이 조항은 한쪽 방향으로만 회전하게 돼 있는 톱니바퀴인 래칫(ratchet)이라고도 불린다. 서비스 무역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만 톱니바퀴를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 보조금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은 정부 또는 공공기관의 재정적 기여가 있고 이로 인해 수혜자에게 혜택이 발생한 경우 보조금이 존재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보조금은 무역 왜곡 정도에 따라 금지보조금, 상계가능보조금, 허용보조금으로 나뉜다. 금지보조금은 원천적으로 지급이 금지되며, 상계가능보조금은 상대국에 부정적 효과를 주면 상대국은 상계관세를 부과하거나 WTO에 제소하게 된다. 한·EU FTA는 이 협정의 보조금 정의를 따르고 있다.







이주영·김지환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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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 검역기준을 둘러싸고 박근혜 정부의 4대 사회악 척결과 미국의 국제기준이 정면으로 충돌할 위기에 봉착했다. 박 대통령은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이라는 4대 사회악 척결을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불량식품 척결 의지는 2008년 촛불시위 당시 주한 미 대사와 한나라당 지도부의 면담을 기록한 위키리크스 폭로 비밀문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그의 쇠고기 재협상 발언에 실망했다고 하자, 그는 “국민 건강과 안전이 정부의 최고 우선과제”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한편 미 의회조사국은 2011년에 발표한 ‘한·미 쇠고기 분쟁’ 보고서에서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광우병 위험 무시국’ 등급을 받을 경우”를 쇠고기 전면개방 조건의 하나로 제시했다. 올 2월20일엔 톰 빌색 농무부 장관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OIE가 미국의 광우병 위험지위 평가를 상향하기로 했다”면서 마치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완전히 인정받은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 그러나 OIE가 최근 공개한 과학위원회 보고서 내용엔 숨겨진 진실이 담겨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특별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은 광우병 원인체가 미국으로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은 광우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캐나다로부터 살아있는 소와 쇠고기 제품을 수입해왔다. 그러므로 광우병 원인체가 미국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2012년 미국 내 토착 소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발생한 것은 미국의 사료규제 조치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미국 내 광우병 원인체의 재순환과 증폭 위험에 대한 평가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에서 폐사한 소 100마리 중 23마리가 여전히 렌더링 공장에서 사료 원료 및 상품으로 가공되고 있으며, 2009년 10월까지 특정위험물질(SRM)과 식용에 적합하지 않은 부위를 렌더링해 비반추동물의 사료 원료로 사용했음을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SRM 범위를 더욱 완화시킨 수정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있는 척주, 편도, 회장과 같은 부위가 사료 체계 속에서 순환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렌더링 공장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하고, 소의 정확한 나이를 판정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SRM의 제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내에서 생산된 육골분 사료의 30%는 반추동물과 비반추동물의 육골분을 섞어서 제조되었음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농장 5곳 가운데 1곳은 반추동물인 소와 비반추동물인 돼지나 닭을 혼합해서 사육하고 있는데도 광우병 교차오염에 관한 예방적 조치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특별위원회 전문가들은 미국의 광우병 위험이 무시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미국의 광우병 등급 상향에 대한 합의에 도출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도 OIE 과학위원회는 전문가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내용에 대한 과학적 해명도 없이 미국 내 광우병 유입 위험성이 무시할 수준이며, 광우병 관련 방역조치도 적절하므로 ‘위험무시국’ 지위를 충족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OIE 특별위원회가 지적한 내용들은 2008년 촛불시위 당시에도 국내외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심지어 미국의 렌더링 업계조차도 미국 소는 연령 구분이 곤란하므로 광우병 위험물질 중에서 30개월 이상 뇌와 척수 2가지만 규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실토했다. 오는 31일 OIE 총회가 끝나면 미국 정부는 국제기준을 빌미로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수입을 압박할 것이다. 그러나 OIE 기준은 그저 참고사항일 뿐이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 없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윤창중 성추행 파문 처리와 더불어 4대 사회악 척결의 진정성을 시험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경향DB)




박상표 | 건강과대안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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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말 “필요하면 자본 유출입 관리방안 도입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자본시장 자유화의 첨병인 국제통화기금조차 제한적이나마 자본 유출입 통제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보고서엔 ‘미국식 자유무역협정(FTA)’을 지목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제안한 자본 유출입 관리 조치들은 국제협정을 맺은 국가들이 협정상의 의무를 위반하게 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다시 말해 국제통화기금의 새로운 입장은 투자와 관련한 송금이 자유롭고 지체 없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미국이 그동안 체결해온 투자협정, FTA 등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규제 완화, 민영화 등으로 요약되는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하지만 국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타결된 한·미 FTA는 이런 성찰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야5당 의원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한·미 FTA 날치기 비준 원천무효 5000인 선언’ (경향DB)



민주통합당은 국제적으로 미국식 FTA에 대한 회의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한·미 FTA를 전면 재검토한다’는 강령을 되레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FTA 등 통상정책에 국익을 최우선시해야 하고, 피해부분 최소화 및 피해분야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표현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표현은 동시다발적인 FTA를 추진해온 정부가 앵무새처럼 반복했던 수사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때 한·미 FTA 폐기까지 언급하며 새누리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자기부정이 껄끄러웠는지 ‘노무현 FTA는 착하고, 이명박 FTA는 나쁘다’는 황당한 논리를 내세웠다. 


대선에 패배한 민주당은 중도층 이탈을 막겠다며 강령 수정을 통해 한·미 FTA를 찬성했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이렇게 민주당이 시류에 영합하며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까닭은 표를 얻기 위한 자기부정만 있었을 뿐 치열한 자기반성은 없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하려면 경제민주화 정책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는 한·미 FTA 협정문부터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김지환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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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저탄소차 지원 ‘보류’… 우체국보험 확대 ‘철회’… 굴착기 수급조절 ‘제동’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단순히 관세를 내려 상품교역을 활성화하는 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법과 제도를 광범위하게 고치는 작업이었다. 작업의 방향은 규제 완화에 맞춰졌고, 한·미 FTA 11장에 규정한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한국 정부의 공공정책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정부는 건강보험 등 법정 사회보장제도는 협정 적용에서 배제되며, 현재·미래유보 등을 통해 공공정책의 자율성을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한·미 FTA 발효를 전후해 한국의 정책 권한이 제약되는 일이 잇따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환경부가 올해 7월 도입하려던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가 2015년으로 시행이 미뤄진 것이다. 이 제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경차나 소형차 구매자에게 50만~3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반대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중·대형차에는 50만~300만원의 부담금을 물리는 것이다. 환경부의 계획이 좌절된 것은 한·미 FTA를 앞세운 미국의 압력 탓이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6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도입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다.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해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의 도입 연기는 한·미 FTA 통상마찰 우려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DB)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식경제부가 정보통신(IT) 네트워크 장비를 구매할 때 적용하는 지침이 한·미 FTA 위반이라는 항의도 하고 있다. 미국 측은 “지경부 IT 네트워크 구축·운영 지침의 기술 평가배점 90점 가운데 5점을 한국 중소기업에 가산점으로 주고 있어 외국 기업이 정부조달과 관련된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경부는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우대배점은 지경부 지침과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한국전력이 국내·해외기업 구분 없이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 배점제도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정사업본부는 2011년 11월 우체국보험의 가입한도를 4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50% 높인다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했다. 1997년 이후 현재까지 유지돼온 4000만원을 물가상승, 보험지급액 확대 필요성 등을 고려해 상향 조정하려고 한 것이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당시 우체국보험 가입한도 상향 조정에 대해 “한·미 FTA에 포함된,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한국의 중요한 약속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우정사업본부는 입법예고를 철회했다.



국토해양부는 2011년 7월 공급 과잉에 이른 굴착기의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건설기계 수급조절 정책 확대를 추진하다가 중단했다. 외교통상부가 “굴착기의 경우 한·미 FTA에서 명시한 개방기종이라 수급조절을 할 경우 통상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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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의약품 특허·통신사업 개방 등 법령 손봐야

ㆍ약값·쇠고기·개성공단 원산지 ‘줄다리기’도



2006년 협정 추진 발표부터 2011년 말 국회 비준까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15일 발효 1주년을 맞는다. 한국 정부는 법률 23건, 시행령 16건, 시행규칙 18건, 고시·예규 9건 등 모두 63건의 법령을 개정했고, 미국은 한·미 FTA 이행법안을 통해 4개 기존 법률의 8개 항목을 개정하고 6개 항목에 걸친 입법 사항을 새로 제정했다.


하지만 한·미 FTA 이행을 위한 모든 작업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유예기간을 부여받은 일부 조항은 유예기간 만료가 다가오면서 추가 법령 정비작업이 필요하다. 또 ‘약값 독립적 검토 절차’는 발효 전 양측이 진행한 이행 협의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재협상,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 등도 계속 다뤄야 할 중요한 쟁점이다.


 

통상 전문가인 남희섭 변리사(오른쪽)가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한·미 FTA 발효 1년 평가 토론회’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재협상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_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 추가 개정해야 할 법령 남아


한국 정부는 한·미 FTA 이행을 위해 63건의 법령을 개정했지만 추가로 손질해야 할 법령이 남아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외교통상위원회 김종보 변호사는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한·미 FTA 발효 1년, 쟁점과 전망’ 토론회에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한·미 FTA 발효 3년 뒤에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미국 제약사가 특허소송을 할 경우 허가가 자동 정지되는 기간을 몇 년으로 할 것인지(미국은 30개월)와 특허에서 승소한 최초 후발약품(퍼스트 제네릭)은 얼마 동안 독점기간(미국은 1년)을 갖게 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미 FTA 발효 2년 안에 KT·SK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해 외국인이 국내 법인을 통해 100%까지 주식 소유를 할 수 있도록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야 한다. 한·미 FTA는 또 협정 발효 2년 안에 미국계 금융회사가 영업을 하면서 수집한 고객의 금융정보를 분석·평가하기 위해 미국 본사 등으로 정보를 이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해외위탁을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취지로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 약값 독립적 검토 절차 ‘불씨’ 여전


양국은 한·미 FTA 발효 전 약값의 독립적 검토 절차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의 약값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미국 정부와 제약업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신약에 대한 경제성 평가뿐 아니라 건강보험공단과 제약회사 간의 약값 협상 결과도 독립적 검토 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약값 협상 결과는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며 맞서고 있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해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한국이 약값 독립적 검토 절차와 관련해 추가적인 입법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분쟁해결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 투자자-국가소송제 재협상 어떻게


외교통상부는 한·미 FTA가 발효된 직후 투자자-국가소송제 재협상을 위한 민관 전문가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태스크포스의 작업을 마무리한 지 오래지만 외교부는 “문구를 다듬고 있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최종 보고서 발표를 미루고 있다. 정부는 투자자-국가소송제와 관련해 미측에 요구할 내용을 4~5월 중 공론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재협상’ 대신 ‘재협의’라는 표현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를 규정하고 있는 협정문 11장(투자)을 적극적으로 뜯어고칠 생각이 없다는 방증이다.



■ 미국산 쇠고기 추가 개방 


미국산 쇠고기 추가 개방은 한·미 FTA가 아니라 한·미 수입위생조건이 규율하는 이슈다. 외교부는 한·미 FTA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는 별개라고 강조해왔지만 미국산 쇠고기와 한·미 FTA는 실질적으로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투자자-국가소송제 개정을 요구할 경우 미국은 반대급부로 2008년 촛불집회로 합의된 쇠고기 수입제한의 완화를 요구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개성공단 제품 원산지 인정 


한·미 양국은 협정 발효 1년 내에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설치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한·미 FTA가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과 동일한 협정상 특혜관세 혜택을 부여받을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고 자평했지만 최근 북핵 사태 등을 고려하면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 한·미 FTA는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선정하기 위한 요건으로 한반도 비핵화 진전 등을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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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이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1주년을 맞는다. 2006년 2월,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서 전격적으로 한미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래 참으로 많은 세월이 흘렀다. 이 엄청난 ‘결단’을 내렸던 노무현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고인이 되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방미 ‘선물’로 더 많은 쇠고기 수입을 약속했다가 거대한 촛불의 파도를 맞았다.

 

아직 정부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아선지, 아니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 때문인지 박근혜 정부는 별다른 행사나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2007년 정부가 한 EU FTA까지 추진하면서 미국과 EU와 동시에 발효되는 경우 생산성 증가까지 고려하면 실질 GDP가 무려 7.61%나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가히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물론 관세청은 지난 1월, “한미 FTA 효과 등으로...(대미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 경신, 전년 대비 4.1% 증가한 585억불 기록”이라는 자료를 언론에 뿌렸다. 한미 FTA가 발효되지 않았던 2011년 수출증가율 12.8%에서 3분의 1 토막이 났는데도 이런 문구를 뽑는 뇌구조는 어떻게 생긴 걸까.

 

또 관세청은 2012년 한국이 FTA를 맺은 나라들의 평균 수출 증가율이 2.1%라고 자랑했는데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전체 수출증가율은 3.8%였다. 한편 한EU FTA는 발효된 지 1년 6개월이 되었는데 작년의 EU 수출은 -11.4%라는 처참한 기록을 남겼다.

 

지금 한미 FTA나 한EU FTA가 우리나라의 수출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매년 10%에서 20%에 이르던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이렇게 낮아진 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연이어 유럽 재정위기를 맞은 세계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역사의 해석이란 게 언제나 그렇듯 작년의 한심한 기록도 양대 FTA 때문에 그나마 선전한 결과라고 강변해도, 그 반대라고 증명할 길 또한 신통치 않다.

 



한미 FTA 발효 1주년 평가토론회 (경향신문DB)


문제는 한미 FTA가 이미 파산이 증명된 미국식 경제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하는 것이라는 데 있다. 2000년대 들어 미국의 FTA 전략은 ‘경쟁적 자유화’였고 그것은 미국과 FTA를 맺는 국가에서 미국의 시장을 여는 대신, 지적재산권, 서비스, 투자분야에서 상대국의 법과 제도를 미국식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하여 한미 FTA 협상 이래 우리의 관련법은 63개나 바뀌었다.

 

그러므로 우리의 관심은 수출입이 아니라 이런 법과 제도의 변화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의 ‘미국화’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 이고 그 결과는 점점 더 증폭되어 나타날 것이다.

 

2007년부터 필자는 한미 FTA와 자발적 민영화가 결합될 경우 최악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가 시도했던 인천공항 민영화, KTX 일부 구간 민영화, 그리고 가스공사 민영화를 새 정부가 계속 추진하고 여기에 미국자본이 참여할 경우(틀림없이 이들 공기업을 인수할 대기업은 미국 자본을 끌어들일 것이다), 그 때부터 저 악명 높은 투자자국가제소권(ISD)은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지금 진행 중인 론스타 소송은 우리의 미래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미 FTA가 발효된 상태가 아니라서 한-벨기에 투자협정에 근거를 두었지만 한 나라의 정책이 3명의 민간 통상전문가의 손에 좌자우지된다는 것이 그 본질이다(한미 FTA에 근거한다면 보복관세도 물릴 수 있게 된다). 즉 일단 규제가 완화되고 민영화되면 아무리 부작용이 심해도 다시 되돌아갈 길이 막혀 버리는 것이다.

 

제 아무리 많은 FTA가 발효된다 해도 수출은 작년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노동분배율과 복지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한, 경제성장률도 2% 안팎을 오갈 것이다. 대선 기간에 약속한 ‘맞춤형 복지’만으로도 재정은 턱없이 모자랄 것이다.

 

하여 박근혜 대통령은 40조에서 50조원에 이르는 거대 공기업에 눈을 돌릴지도 모른다. 공기업을 민영화해서 효율성을 높이고 그 돈으로 복지를 늘릴 수 있다는 데 어찌 솔깃하지 않겠는가. 2007년 대선 때 그의 공약이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였다는 사실이 못내 불길하다. 7년이 지났어도 한미 FTA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글은 PD저널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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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 simon@kyunghyang.com




ㆍ지재권 보호 등 압박 위해 발효 1년 통상 효과 분석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무역정책 아젠다는 한국 등 최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들에 대해 자유무역 의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의 통상 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가 10일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미 FTA 발효 1주년을 기해 미국이 그동안의 통상 효과를 점검해 보고 본격적인 시장 개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문지는 “오바마 행정부가 최근 FTA를 체결한 한국·콜롬비아·파나마 등에 양자 협의나 다른 수단을 동원해 농산물 시장 개방과 위생수준,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대한 의무를 강화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경향신문DB)



미국은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한국·파나마·콜롬비아 등 3국에 각각 다른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과의 FTA에서는 지적재산권 이행을 협정 발효 2년 뒤인 2014년 3월15일까지 연기하도록 했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1일 무역정책 아젠다를 발표하면서 무역 진흥과 특정 지역의 무역 장벽 해소를 위해 의회에 무역 협상 촉진 권한(패스트 트랙)을 요구했다.



미 의회와 시민단체는 지난 1년 동안 한국과의 무역 역조 현상이 심화되는 등 한·미 FTA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협정이 미국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본격 나서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오는 14일 한·미 FTA가 지난 1년간 미국 내 생산·분배 및 중소기업 무역에 미친 영향과 효과를 분석·평가하는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이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한·미 FTA가 미국 중소기업 무역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5월1일까지 제출할 것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국제무역위원회는 이번 공청회에서 제시된 견해 등을 토대로 보고서를 만들어 무역대표부와 하원 세입위원회, 상원 재무위원회 등에 제출하게 된다. 무역대표부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미 FTA에 따라 설치된 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미국 중소기업의 불이익을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지난 1년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1월 무역적자는 20억7900만달러로 2004년 11월 이후 8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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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가 “현 단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논의는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또 “향후 미국과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이슈에 대해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에게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한·미 FTA는 지난해 3월 발효 이후 원만하게 이행되고 있으며 우리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어 현 단계에서 한·미 FTA 재협상 논의는 불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장관 청문회 (경향신문DB)



윤 후보자는 ‘외교통상부 장관이 된다면 한·미 FTA 관련 독소조항(ISD)을 재협상할 의지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지난 정부에서 국회 결의안 등을 감안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ISD 조항에 대한 검토 및 의견 수렴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적절한 국내 절차를 거쳐 미국과 ISD 이슈에 대해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며, 차질이 없도록 관계 부처 등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다만 “ISD 제도는 전 세계 대부분의 투자협정에 포함된 보편적 규정으로서 더욱이 우리의 해외 투자가 외국의 대한 투자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ISD가 최소한의 안전 장치로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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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 | 연세대 국제대학원장



 

며칠 전 외교 일선에서 잠시 쉬고 있는 한 외교관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었다. 통상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한다는 인수위의 결정에 반대하고 대외교섭권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당시 당선인의 반박 한 방에 날아가버린 외교부의 현실이 메뉴였다. 통상교섭의 전문성 차원에서 통상기능을 경제부처로 이관한다면, 과연 외교부가 갖는 전문성이란 무엇일까. 우리 사회에서 설령 검찰이 부패하고 군이 무능해도 그 기능을 떼내어 다른 조직에 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외교부만이 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기능은 있는가.



세계화는 외교부에 축복인 동시에 시련이다. 국민들이 바깥세계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더 큰 영향을 받게 되면서 정부의 대외업무는 급속도로 팽창해왔다. 따라서 대외업무 주무부서인 외교부의 역할도 증대됐다. 반면,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전권을 가지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주요 국제문제의 정책수립, 협상, 실행을 담당하던 전통적 외교 시대는 지나갔다. 외교는 국가이익 추구에 기초를 두고 있어서 일반인의 경험과 판단 영역을 넘는 전문적 영역이란 인식은 사라진 지 오래다. 세계화의 파고를 타고 넘는 모든 이들은 국가의 매개 없이도 직접 해외의 상대방과 접촉하고 교류하게 됐다. 외교의 대상이 상대국 외교관을 넘어서 그 국가의 국민은 물론 지구적 시민사회와 국제기구, 다국적기업 등으로 확장되어 외교활동의 다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외교관의 특권적 지위는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외교부 직원들이 서울 세종로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경향신문DB)


 


외교업무 역시 안보와 통상 등 전통적 이슈영역으로부터 환경, 문화, 인권, 기술, 금융 등이 중요한 영역으로 부각함에 따라 정부 내 다양한 부처들이 국제업무에 나서게 되는 추세이다. 외교부 이외 정부부처와 민간이 외교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시대가 온 것이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에서 외교부의 멘붕은 정부 내에서 힘이 없어서라든지 하는 차원이 아니라 보다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세상의 변화로부터 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교부가 회생하려면 21세기 새로운 외교환경에 걸맞은 역할을 정의하고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외교부는 타 부처가 넘볼 수 없는 자산을 갖고 있다. 바로 재외공관이고 거기서 나오는 지식네트워크이다. 어떤 영역이든 상대국에 대한 정보수집과 이슈식별, 해석능력은 독보적이다. 외교부 회생의 출발점은 고유의 영역을 확보하는 게 아니라 고유의 능력을 새롭게 활용하는 데 있다.



논란이 된 통상정책도 외교부의 역할은 분명하다. FTA를 둘러싼 국제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2일 미·일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미·일동맹의 강화를 위해 미국이 끈질기게 요청해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참가를 선언했다. 그동안 미국은 예외 없는 관세철폐를 기조로 하는 21세기형 고품질 FTA로 TPP를 규정하면서 일본의 참가를 종용해 왔고, 일본은 높은 수준의 자유화에 대한 국내 반대 때문에 참가를 주저해왔다. 예상과 달리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관세철폐에 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고 양보했고 일본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왜 이런 합의를 보았으며 향후 전망은 어떠한지, 주변국의 의도와 전략을 정확히 읽어내지 않으면 경제부흥은 어렵다. 외교부는 여타 경제부처가 대체할 수 없는 이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외교는 경제부처, 공공외교는 문화부, 안보외교는 국방부 등과 공유하게 돼있다. 외교부가 혼자 노를 저어가려 하면 배는 움직이지 않는다. 타 부처와 민간 이해당사자들이 외교의 바다에서 함께 노를 저을 수 있도록 외교부는 개방과 공유의 시스템을 모색해야 한다. 국제정세에 관해 축적된 지식과 재외공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익을 대변하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지식의 중개자,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협상의 방향타를 쥐는 대외교섭의 컨트롤타워가 그것이다. 외교부 멘붕의 치유는 시대에 맞는 외교개념을 정립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신정부 외교 수장의 노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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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는 견해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의 이 같은 인식은 한·미 FTA 협상 당시 대법원이 ISD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 등과 대조적이다.


(경향신문DB)



황 후보자는 28일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에게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한·미 FTA에 규정된 ISD는 국내에서 발생한 분쟁을 우리 법원이 아닌 제3의 중재기관에 맡기고, 또 법원의 판결에 대하여도 ISD 제소가 가능하므로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는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ISD는 국내에서 발생한 분쟁이 국제협정상의 의무 위반인지 여부를 판정하는 것이고 국내법 해석문제를 국제중재로 다루는 것이 아니므로 ISD로 인해 사법주권이 침해가 된다는 견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는 또 “법원의 판결도 국가의 조치에 해당되므로 ISD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나, 이 경우에도 법원의 판결에 대한 재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협정위반 여부만을 평가하는 것이므로 우리 사법주권이 저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은 2007년 1월 법무부에 보낸 의견서(한·미 FTA 국제투자분쟁 해결절차와 관련한 검토의견)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 하에서는 국내 사법부의 재판도 중재청구의 대상이 됨으로써 법적 불안정 및 불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사법부의 재판이 무차별적으로 중재청구 대상이 될 경우에는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재판을 중재청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나 대상을 제안하여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도 2011년 12월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한·미 FTA 위반으로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면 국내 법원이 아니라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에 직접 제소할 수 있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빼앗는 조항이다.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는 조약의 최종해석을 한국 법원이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호주, 미국, 캐나다, 페루 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국의 법률가 100여명은 지난해 5월 ISD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참여국의 사법주권을 침해하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는 TPP 참여국 모두가 ISD를 거부하고 있는 호주의 사례를 따라야 한다고 요구한다”며 “국내 사법체계의 온전함을 다시 주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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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법무부가 투자자-국가소송(ISD) 분야에서 활동하는 중재인 현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국내 로펌에 의뢰한 용역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론스타가 지난해 11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중재 신청서를 비공개한 데 이어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된 용역 보고서의 공개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중재신청서 공개하라 (경향신문DB)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이 26일 법무부가 2008년 4월 김앤장 윤병철 변호사에게 의뢰한 ‘세계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중재인 연구’라는 용역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법무부는 이를 거부했다. 법무부는 “보고서는 투자자-국가소송에 대비해 국내 로펌에 의뢰해 중재인들의 성향 등을 분석한 대외비 자료로 제출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2007년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최종 서명되면서 제소 경향이 가장 높은 미국 투자자에 의한 투자자-국가소송 발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자-국가소송 주무부처인 법무부의 주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1500만원을 들여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중재인 선정은 투자자-국가소송 승패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므로 실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빠른 대처가 가능하도록 세계 주요 중재인의 리스트를 사전 작성하고 각 중재인의 판정 성향을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다만 박 의원의 요구에 따라 론스타가 제기한 투자자-국가소송에서 론스타가 선임한 찰스 브로워와 한국 정부가 선임한 브리짓 스턴에 대한 자료는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이 자료는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프로필 수준으로 보고서에 첨부돼 있는 부분이다. 법무부는 또 브로워와 스턴이 관여한 중재사건의 주요 내용과 중재결과에 대해서는 “이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아 제출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병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법무부가 용역 보고서를 접수한 뒤 작성한 ‘연구용역결과 평가서’를 보면 이 보고서에는 3건 이상의 투자자-국가소송에서 중재인으로 활동한 72명의 국적, 법문화적 배경과 성향 등이 담겨 있다. 스턴과 브로워는 지금까지 각각 39건, 33건의 국제중재에서 중재인으로 선임됐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성향 분석이 보고서에 포함돼 있는 셈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들의 간략한 프로필만 국회에 제출하고 핵심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박 의원은 “법무부는 정부가 선임한 중재인이 타당한지 검토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론스타 사건을 담당할 두 중재인에 대한 제대로 된 자료가 없다면 무엇을 근거로 스턴을 중재인으로 선정한 것이며, 브로워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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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한국 공공정책 첫 좌절 사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위해 오는 7월 도입하려던 정부의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가 2015년으로 시행이 미뤄진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앞세운 미국의 통상 압력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15일 한·미FTA가 발효된 이후 한국 정부의 공공정책이 한·미 FTA로 인해 사실상 좌절된 첫 사례이다. 


6일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에 대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의견’ 문건을 보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저탄소 협력금 제도는 한·미 FTA 9.7조와 한·미 FTA ‘자동차 연비와 온실가스에 관한 규정에 관한 합의의사록’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환경부 장관에게 보낸 이 의견서에서 수입자동차협회는 “이 제도는 한·미 FTA를 위반하는 금지된 무역기술장벽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 대해 미 당국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자동차 소비문화로 이산화탄소가 과다 배출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2009년 7월부터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준비해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경차나 소형차 구매자에게 50만~3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반대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중·대형차에는 50만~300만원의 부담금을 물리는 것이다. 환경부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올해 7월부터 도입하기 위해 2013년 예산에 1515억원을 편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의 근거법인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한·미 FTA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환노위 속기록을 보면 윤종수 환경부 차관은 “FTA에서 (미국 자동차 회사에 대해) 배출가스 유예를 해주는 게 있다. 이것이 일제히 해소되는 것이 2015년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맞춰서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시행을) 하자는 쪽으로 정부 안에서 조정됐다”고 말했다. 환노위는 환경부의 의견을 반영해 제도 도입 시기를 2015년 1월로 조정한 개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겼다.


환경부는 미국 측이 한·미 FTA 위반이라는 주장을 제기하자 외부에 법률 검토를 의뢰해 “일반적으로 볼 때 협정 위반은 아니지만 협정을 광의로 해석할 경우 위반일 수도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미 FTA는 온실가스 배출규제의 대상을 자동차 생산회사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탄소차 협력금은 자동차 회사 규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선택해야 하는 문제여서 한·미 FTA와 관련이 없다는 게 환경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FTA 위반의 문제는 없다고 봤지만 국내외 자동차 업계가 준비기간을 더 달라고 요구했고, 미국 측이 지속적으로 한·미 FTA 위반이라는 문제제기를 해왔기 때문에 통상 마찰이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은 “외교통상부가 한·미 FTA와 별개의 문서라며 국회 비준 동의안에서 뺐던 합의의사록을 근거로 미국 기업이 한국 정부가 도입하려는 환경정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상황”이라며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당초 계획대로 시행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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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정환보 기자 simon@kyunghyang.com


 


ㆍ미 교수 3명 외교전문지 기고

ㆍ당시 정부는 ‘빅딜’ 의혹 부인

ㆍ김종훈 전 본부장 “사실 무근”



한국 정부가 2010년 진행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에서 미국과의 안보관계 강화를 위해 자동차를 비롯한 핵심 조항에서 양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한국 일각에서는 “정부가 천안함, 연평도 사태 등으로 안보와 FTA를 ‘빅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정부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 정치외교학과 존 아이켄베리 교수와 다트머스대 행정학과 스티븐 브룩스·윌리엄 울포스 교수 등 3명은 이 같은 내용을 뒷받침하는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이 인용된 기고문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1·2월호에 실은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들은 ‘미국은 개입 국방정책을 적극 추진해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강력한 국방정책을 촉구하면서 한·미관계와 FTA 추가협상 등을 거론했다. 이들은 “한·미 FTA 추가 협상 과정에서 미국 당국자들은 FTA를 미국과의 안보관계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한국 정부의 열망을 역이용했다”면서 “한 (미국) 외교관이 사석에서 우리에게 ‘우리(미국 정부)는 노동·환경 조항과 자동차 조항에서 수정을 요구했고, 한국 정부는 모두 수용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외교관은 “왜냐하면 (한국 정부는) FTA 체결이 실패하면 미국과의 정치·안보 관계가 퇴보할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2010년 11~12월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지시로 한·미 FTA 추가 협상을 벌였다. 


양국은 당시 미국 측의 요청으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2007년 체결된 한·미 FTA 협정문에서 배기량 3000㏄를 기준으로 관세 철폐 시기를 다르게 적용하기로 한 것을 철회하고, 배기량에 관계없이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2.5%) 철폐 시점을 ‘발효 후 5년째부터’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10년간 없애기로 한 미국산 전기차·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세(8%) 철폐 기간을 앞당겨 한국은 발효 즉시 8%를 4%로 인하하기로 하고 그로부터 4년 뒤 모두 없애기로 했다. 한국은 그 대가로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 관세 철폐 시점을 2016년으로 2년 늦추고 복제의약품 시판 허가·특허 연계 의무 이행을 3년간 유예했다.



하지만 한국은 자동차 시장에 대한 대폭 양보로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미국은 FTA 합의 직후 노동·환경 등 7개 추가 요구사항도 관철시켰다.



당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협상을 총괄한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5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과의 정치·안보적 관계를 고려해 양보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당시 연평도 포격 사태 직후라서 그런 의혹이 제기됐지만 서로의 이익을 고려해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굳은 표정으로 위를 쳐다보고 있다. (경향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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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ㆍ소비 줄어도 대체품목 인정 안돼 보상 제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산 오렌지 수입이 급증하면서 직접대체 관계에 있는 국내산 감귤의 소비 감소뿐 아니라 딸기, 사과 등 국내산 과일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렌지와 감귤처럼 현재 수입 농산물과 직접적인 대체 효과가 있는 품목만 보상하는 현행 FTA 피해보전직불제도로는 농가피해를 제대로 보상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의 ‘한·미 FTA와 농업분야 파급효과’에 따르면 1~5월 주로 수입되는 미국산 오렌지는 11월 이후 출하되는 국산 감귤뿐 아니라 3~5월에 나오는 딸기, 참외, 토마토 등의 국산 과채류 소비를 줄어들게 하고 있다. 미국산 체리는 5~8월에 수입되지만, 6~8월에 시장에 나오는 국산 체리, 복숭아, 자두 등의 여름과일과 소비대체 관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문한필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미국산 오렌지와 체리의 수입이 국내산 출하시기와 맞물려서 국내 과일 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현행 FTA 피해보전대책은 감귤과 오렌지같이 동질성이 인정되는 품목에 한해 직접적인 소득보상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질적인 품목 간에 발생하는 수입 피해에 대해서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FTA 피해보전대책은 오렌지 수입이 증가하면 직접 대체효과가 있는 감귤 농가에 피해를 보상해준다. 직접 대체품목이 아닌 다른 국내산 과일에 대한 보상은 없다. 하지만 농경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후 국내 소비자 4명 중 1명은 오렌지 구입을 늘리고 국산 과일의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연의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국산 과일을 오렌지로 대체했다는 소비자는 오렌지를 구입한 대신 감귤, 딸기, 사과, 방울토마토 등의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오렌지를 구입한 소비자가 1순위로 줄인 국내산 과일은 감귤이 35%, 딸기 20.4%, 사과 14.6% 등이었다.


실제로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오렌지 판매는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국산 감귤, 딸기, 사과의 매출액은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2008년 과일 매출액을 100으로 했을 때 2011년과 한·미 FTA 발효 이후인 2012년 매출액을 비교하면 미국산 오렌지는 152에서 158로 4% 증가한 반면 감귤은 2.8%, 딸기는 8.5% 감소했다. 사과는 1.4% 소폭 증가했다. 소비자가 과일을 사는 데 들이는 돈이 한정돼 있다보니 오렌지를 더 많이 사면서 국산 과일을 덜 사게 되는 것이다. 오렌지 수입량은 2009~2011년 평균 7만5600t에서 2012년 3월 이후 11만5500t으로 증가했다. 


문 위원은 “FTA 이행이 진전될수록 국내 농산물 시장 전반에 미치는 간접적인 파급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행 피해보전직불제는 당초 취지대로 FTA 이행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수입 피해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수단으로 활용하고, 다수의 FTA가 동시에 이행되면서 발생하는 불특정 다발성 간접피해에 대해서는 직불제 개편·통합 또는 소득안정보험과 같은 종합적인 소득안정 장치를 마련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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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외국기업에 적용 땐 협정 위반… 국내기업만 규제 땐 역차별



외식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둘러싸고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외식업이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피자헛 등 외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외국 기업도 규제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협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위배될 수 있어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23일 동반위와 외식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동반위는 한국외식업중앙회, 외식업 진출 대기업 관계자 등과 두 차례 회의를 열고 외식업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의는 외식업중앙회가 “대기업의 외식업 진출로 중소·영세 자영업자의 피해가 크다”며 외식업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을 지난해 동반위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중기 적합업종 지정에 따른 규제를 받게 될 대기업은 CJ푸드빌, 아워홈, 이랜드, 신세계푸드 등 30여곳으로 알려졌다. 중소·영세 자영업자의 비중이 크지 않은 햄버거를 제외하고 이들 대기업이 진출한 대부분의 외식업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경향신문DB)


문제는 외식업이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국내 대기업이 빠져나간 공백을 외국 대기업이 차지하게 돼 역차별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만 규제를 받으면 외국 대기업이 그 틈새를 노리게 되니까 외국 기업도 다 같이 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 적합업종 지정은 대·중소기업 간 자율적인 협의를 기초로 한 가이드라인이다. 하지만 외국 기업이 협의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동반위는 외국 기업도 규제하는 권고를 내릴 수 있는데 이 경우 한·미 FTA 위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또 외국 기업과의 협의에 따라 권고가 내려졌다 해도 논의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압력’ 등이 있었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외교통상부는 “중기 적합업종 지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한·미 FTA와 상충될 소지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한·미 FTA는 명시적인 법령 이외의 관행 등에도 적용되며, 정부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비정부기관이 채택·유지하는 조치에도 적용된다. 민간기구인 동반위의 결정도 한·미 FTA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국제협정 위반 문제를 피하려고 하니 어려운 점이 있다. 법률적인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기 위해선 한국 정부가 미국과 협의해 외국 대기업도 한국의 중기 적합업종 규제에 포함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미국이 자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받아들이는 대가로 더 큰 것을 요구할 수 있어 골치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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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연 기자 egghee@kyunghyang.com




ㆍ미국 업계 50억달러 수익 예상




미국 보험업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시장에서 장기적으로 50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보고서를 내놨다. 미국의 이 같은 분석은 FTA로 인한 국내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 별다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정부와 국내 보험업계의 입장과 대치되는 것이다.



24일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 ‘한·미 FTA의 보험업계에 대한 영향’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분석이 나와 있다. 미국 측 보고서에는 ‘미국 보험업계가 한·미 FTA로 인한 새로운 시장 진출로 (한국시장에서) 50억달러의 장기적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는 “2005년 기준 미국 보험업계가 국제거래 관련 보험서비스 상품으로 수출한 68억달러 가운데 한국에는 1%에 불과한 7400만달러를 수출했다”면서 “이는 멕시코에 수출한 1억5800만달러보다 적은 액수다”라고 말했다. 위원회의 분석은 한국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 있다. 한국의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수출·산업과 관련해 공략할 보험시장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미 FTA 2년간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2014년 3월 이후 미국 보험사들의 국내 공략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협정에 따라 고객정보에 대한 공유 및 처리가 자유로워져 미국 보험회사들이 국내 보험시장 진출에 본격 나설 것이란 얘기다.



윤상호 보험연구위원은 미국 보험사들이 국내 고객정보에 대한 공유 및 처리가 가능해지면 맞춤형 보험상품과 서비스 공세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 연구위원은 “변액보험의 경우만 하더라도 파생상품 등 금융시스템이 뛰어난 해외보험사들이 우월한 자산운용을 바탕으로 가격경쟁에서 앞서 국내보험사들은 경쟁에 밀릴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국내 보험사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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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ㆍ올 하반기 들어 지난해보다 월평균 1.1% 감소



지난 4월 발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정부 주장과 달리 대미 수출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3일 발표한 ‘2012년 수출입 평가 및 2013년 전망’ 자료를 보면 지난 7월과 9월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0.9%와 0.4% 증가했다. 그러나 8월과 10월에는 2.3%와 3.5% 감소해 하반기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월평균 1.1% 감소했다. 반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중동과 아세안(ASEAN)으로의 수출은 각각 13.5%와 18.8% 증가했다. 


전체 대미 수출도 한·미 FTA 발효 이후에 오히려 줄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의 대미 수출은 443억7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했다. 그러나 한·미 FTA 발효 이후인 4월부터 9월까지 수출액은 306억3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협정 발효 이후 수출 증가율이 더 둔화된 것이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한·미 FTA 발효 이후 수출이 이전보다 줄었는데도 정부나 무역협회가 FTA 덕분에 대미 수출이 증가했다는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는 수출활용률에서도 효과가 크지 않음이 나타났다. 수출활용률은 무관세 및 협정제외품목을 뺀 대미 수출액 가운데 국내업체가 FTA를 이용해 미국에 수출한 금액의 비중을 말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FTA 효과를 누리는 국내업체가 많음을 뜻한다. 예컨대 국내 제조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한·미 FTA 혜택을 받는 제품은 FTA 활용률에 포함되지만 한국산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양국 협정에서 제외한 제품은 FTA 활용률에서 제외된다. 


무역협회의 ‘한·미 FTA 6개월 평가와 과제’ 자료를 보면 한·미 FTA 수출활용률은 지난 4월 58.3%에서 5월과 6월 63.8%와 69.2%로 높아졌다. 그러나 7월·8월·9월은 각각 66.7%, 67.1%, 66.2%로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는 당초 한·미 FTA 수출활용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연말에는 7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범철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FTA가 발효한 초기 2개월 동안은 수출업체 교육 등으로 활용률이 높아졌지만 이후에는 거의 답보상태에 있다”면서 “추세대로라면 한·미 FTA 수출활용률이 더 이상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전문가들은 한·미 FTA와 관련해 유달리 왜곡된 정보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영 교수는 “대미 수출이 증가하면 FTA 덕분이고 감소하면 재정위기 탓으로 돌리는 게 FTA 찬성론자들의 전형적인 논리”라며 “FTA 효과를 분석할 때 유가 상승, 환율 변동 등은 반영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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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한미FTA로 인해 수입담배 가격은 강제로 낮아지기 때문에 국내담배의 가격을 올리는 ‘금연정책’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상법 전문인 송기호 변호사는 14일 ‘다국적 담배산업과 자유무역 그리고 전세계 민중의 건강’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한미FTA에 따르면 40%의 한국의 담배 관세율은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0%가 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DB)


현재 40%에 이르는 수입담배의 관세를 철폐할 경우 수입담배의 가격은 자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정부에서는 담배가격을 올려 금연을 촉진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검토중인 데다가 2005년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역시 ‘가격조치’를 담배 소비를 줄이는 효과적이고 중요한 수단으로 규정한 바 있다. 현재 한국은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당사국 제5차 총회를 개최하면서 ‘금연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하지만 송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한미FTA 발효 상태 하에서는 ‘담뱃세’를 올려 국내담배 가격을 인상해도 소비자들이 국내담배 대신 수입담배를 선택하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



송 변호사는 또 담배 포장·라벨 등에 담배의 실상을 알리는 조치를 해야하고, 담배 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담배규제기본협약 내용이 한미FTA와 충돌한다고 밝혔다. “(한미FTA에 따르면) 일련의 정부조치로 인해 투자자(담배기업)가 손해가 있을 경우 이를 배상하도록 하는데, 공중보건 정책에 대해서도 목적이나 효과에 비해 매우 엄격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해야한다”(송 변호사)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한미FTA에서 관세철폐가 담배에 적용되지 않도록 해야하고, 담배에 대한 일반적 예외조항을 규정해야한다”면서 “그것이 담배협약의 서문대로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권리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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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박근혜, 투자자 소송제 등 이명박 정부와 동일 인식

ㆍ문재인, 골목상권 보호법 FTA와 충돌… 대책 없어

ㆍ안철수, 한·미 FTA 문제 발생 시 개정은 현실성 부족



대선 후보들 모두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정책에 경제민주화의 가치를 제대로 접목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리병원 규제, 중소기업·골목상권 보호 등 경제민주화를 위한 정책수단들이 FTA로 인해 제약되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정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FTA 지지론자이다. 박 후보는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한·미 FTA가 날치기 처리될 당시 찬성 표를 던졌고, 지난 4월 총선에선 “한·미 FTA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히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대해선 “표준약관같이 거의 모든 협정에 다 들어 있는 제도”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박근혜 캠프의 통상정책은 전형적인 박정희식 수출지상주의에 가까워보인다”며 “통상은 단순히 수출을 늘리는 게 아니라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시스템 문제인데 이 부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부족해보인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폐기보다 면밀한 분석을 통해서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며 “투자자-국가소송제 등 독소조항 문제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더 근본적으로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무조건 FTA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동시다발적 FTA 추진 전략을 비판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가 11일 발표한 정책공약집 ‘안철수의 약속’을 보면 <안철수의 생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FTA 선순환지수’를 개발해 국내 경제와의 선순환을 추구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들어갔지만 투자자-국가소송제 개정 협상에 대해선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공약집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 등에서 문제 발생 시 한·미 FTA 협정문에 근거해 국제규범에 부합되게 ‘개정’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정태인 원장은 “FTA는 무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법·제도를 통한 간접효과들이 많은데 선순환지수라는 것을 통해 이런 부분까지 어떻게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지향의 남희섭 변리사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활용해야 하는 정책수단이 한·미 FTA 등으로 인해 묶여 있는 경우가 있다”며 “문제가 현실화된 이후에 개정협상을 한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참여정부의 가장 큰 패착 가운데 하나로 한·미 FTA 체결을 꼽으면서 “참여정부 당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투자자-국가소송제라는 독소조항을 반드시 재협상해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도 투자자-국가소송제 등 독소조항에 대한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 후보는 민주당 상임고문이었던 지난 2월 “이명박 정부가 추가협상을 통해서 양보하고 지금 발효시키려 하는 내용은 참여정부 때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가 다르다는 왜곡된 인식을 내비쳤던 것이다. 줄곧 한·미 FTA를 비판해온 전문가들은 이명박의 FTA와 노무현의 FTA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본다.


문 후보는 골목상권 보호 등을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적합업종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 특별법은 한·미 FTA, 한·유럽연합(EU) FTA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하지만 이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시장 개방에 예외를 두는 등 개정 협상을 하겠다는 공약은 전혀 없어 통상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해영 교수는 “한국처럼 개방된 경제체제에선 제도 몇 가지를 고친다고 경제민주화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태인 원장은 “국가 간의 경제관계를 FTA라는 틀로만 접근하다 보니 국제경제의 핵심적인 이슈들을 놓치고 있다”“FTA로 시야를 좁힌다고 해도 동시다발적 FTA 추진 전략 수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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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한·벨기에 협정은 한국 법원 승인 있어야 효력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이용해 양도소득세를 돌려받으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미 FTA와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의 차이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두 협정의 공통점은 투자자-국가소송제가 분쟁해결 방식으로 보장돼 있다는 것이다. 또 사전동의 조항이 포함돼 있어 한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가 분쟁을 국제중재판정부로 회부하는 것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한·미 FTA의 경우 국제중재판정부의 결정을 한국 정부가 따르지 않을 경우 특혜관세 중단이라는 무역보복을 당할 수 있다. 무역협정인 한·미 FTA에 투자자-국가소송제가 편입됨으로써 투자자-국가소송제의 위력이 강해지는 것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외교통상위원장인 송기호 변호사(사진)는 “한국과 벨기에의 경우에는 투자보장협정만 체결됐기 때문에 만약 한국이 론스타와의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일단 한국 법원에서 그 중재 패소 판결에 대한 승인집행이 나야 한다”며 “하지만 한국 법원에서 그것에 대한 승인집행을 하지 않으면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의 투자자-국가소송제는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미 FTA는 한국 법원에서 승인집행을 해주지 않을 경우 협정 위반에 해당해 미국이 무역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FTA에 투자자-국가소송제를 집어넣는 문제는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은 한·미 FTA에 비해 구체성이 떨어진다. 한·미 FTA는 부속서에서 ‘과세조치는 일반적으로 수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에는 간접수용에 해당할 경우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이 같은 예외조항은 없다. 협정 당사국의 소재지에서 실질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협정의 혜택을 부인하는 조항도 한·미 FTA에는 있지만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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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송기호 변호사 “경정청구 거부처분은 발효 이후”

ㆍ한편선 “과세처분은 한·미 FTA와 무관” 분석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BIT)이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이용해 한국 정부를 제소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외교통상위원장인 송기호 변호사는 31일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한국 정부가 3915억원을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원천징수한 것은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의한 것으로서 명확한 법적 근거에 따른 확정적 과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론스타의 경정청구를 기각하는 과세처분은 한·미 FTA 발효(3월15일) 이후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변호사의 설명은 국세청이 론스타의 경정청구에 거부 처분을 내리는 시기가 한·미 FTA 발효 이후이기 때문에 론스타가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정청구란 납세 의무자가 과다 납부한 세액을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하는 행위다. 





론스타는 지난달 9일 자회사인 벨기에의 LSF-KEB 홀딩스 명의로 “외환은행 지분 매각에 따른 양도소득세 징수가 부당하니 하나금융이 낸 세금을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서울 남대문세무서에 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9일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대금을 모두 지급했다. 원천징수 의무가 발생하는 시기는 대금지급일이고 원천징수 납부 의무가 발생하는 시기는 대금지급일이 속한 달의 다음달 10일까지다. 하나금융은 3월5일 국세청에 원천징수된 금액을 납부했다.


국세청은 현재 하나금융의 원천징수가 정당하다고 보고 있고 론스타의 경정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예정이다. 국세청이 60일 안에 원천징수가 정당하다는 결과를 통보하면 확정적인 과세 처분이 발생하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론스타가 한·미 FTA라는 한국 정부의 약한 고리를 노리고 들어올 수 있다”며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로 한국 정부를 압박해 3915억원을 돌려받으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현재 벨기에는 ‘원천징수특례의 적용지역’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론스타에 대한 원천징수는 벨기에 국적 법인에 대한 다른 원천징수 사례가 없는 한 차별적이고 자의적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원천징수특례 적용지역으로 지정되면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의 세금도 우선 징수한 뒤에 적정성을 판단하고 나서 환급해주게 된다.


송 변호사는 “같은 사안이라도 투자자-국가소송제의 근거가 되는 협정이나 청구 주체가 다를 경우 제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론스타의 투자자들은 정부, 기업 직원, 은퇴자 연금 등 수천개이며 의학연구, 고등교육, 기타 자선활동을 후원하는 기금도 포함돼 있다. 이들 투자자 가운데 미국계 자본이 있는 만큼 한·미 FTA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론스타에 대한 과세 처분은 한·미 FTA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해석도 있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론스타의 경정청구는 과세에 대한 불복 절차라고 봐야 하고 확정적인 과세는 원천징수 당시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과세 처분이 한·미 FTA 발효 전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론스타가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또 “론스타는 2월 초에 하나금융으로부터 대금을 모두 받고 한국을 떠났고 투자가 철회됐다. 한·미 FTA가 보호하는 투자자 자격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만약 론스타가 투자자-국가소송제 제소 자격이 있다고 가정해도 ‘과세조치의 기피 또는 회피를 막기 위한 과세 조치는 일반적으로 수용을 구성하지 아니한다’(한·미 FTA 부속서 11-바)는 내용 등이 있어 한국 정부가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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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교통상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글본의 번역오류 정오표를 공개하기로 했다. “정오표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항소를 제기하며 버티던 외교부가 뒤늦게 공개를 결정한 것이다.


외교부는 25일 “한·미 FTA 원(原) 협정문 본문의 한글본에서 정정이 필요한 오류로 판단된 296건에 대한 정오표를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 홈페이지 자료실(참고자료)’을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한·미 FTA가 이미 지난 3월15일 공식 발효됐고, 정오표 공개와 관련된 미국과의 협의가 완료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최종 한글본 협정문 전체가 홈페이지에 게재되었음을 감안해 정오표를 6월30일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한·미 FTA 한글본의 번역오류 정오표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협정문의 번역오류로 인한 개정 내용이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공표되면 한·미 FTA 협상에 관한 사회적 합의 형성의 여건이 마련될 수 있어 고도의 공익적 성격이 있다”며 정오표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미국 내 인준절차에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외교부의 주장이 법률상 공개거부 사유인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더구나 소송 진행 중 미국 내 인준절차는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또 외교부가 한·유럽연합(EU) FTA 번역오류에 관한 정오표는 이미 공개한 사례도 들었다.


외교부는 정오표를 공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지난 24일 항소를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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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슬 기자 amorfati@kyunghyang.com


 

ㆍ1998·2006년엔 ‘즉각 중단’ 가능… 이명박 정부 들어 후퇴


이명박 정부의 2008년 굴욕적인 한·미 쇠고기 협상으로 인해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돼도, 검역중단 등 주권국가로서의 기본적 조치조차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있던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한국으로의 수출을 중지한다’는 조항이 이명박 정부에 의해 삭제되면서, 우리 국민은 광우병 소 발생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쇠고기를 즉각 차단할 권리를 잃은 것이다.


2008년 4월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 맺은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는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는 경우, 국제수역사무국이 미국 광우병 지위 분류에 부정적인 변경을 인정할 경우 한국 정부는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정했다. 주권국의 권리조차 국제기구의 결정을 따르도록 하는 이 조항을 두고 당시 ‘검역주권 상실’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같은 해 6월 정부는 재협상을 통해 ‘한국 정부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제20조와 세계무역기구(WTO) 위생·검역(SPS) 협정에 따라 건강 및 안전상의 위험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수입중단’을 부칙에 명문화했지만, 양국 정부는 슬그머니 조건을 끼워넣었다. 수입국이 구체적인 위험성을 증명하도록 하는 WTO 협정을 전제로 세운 것이다. 지금 한국 정부가 수입제한 조치를 내리지 못하고 “과학적 근거와 정보가 불충분하다”고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부칙은 약자인 한국은 쓸 수 없는 ‘사문’이나 다름없는 독소조항이었던 것이다. 


이 조항은 1998년, 2006년에 맺은 수입위생조건의 핵심조항을 180도 뒤집은 굴욕적인 내용이다. 1998년 12월에 맺은 한·미 수입위생조건에는 ‘광우병이 확인되는 경우에’, 2006년 3월에 맺은 조건에는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시 한국으로의 수출을 중지하도록 못박았다. 실제로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한국 정부는 즉각 수입을 중단했다. 


1998년 수입위생조건을 주도한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은“이 고시가 있었기 때문에 2003년 미국 광우병 발생 시 수입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권은 FTA를 체결하기 위해 쇠고기를 내줬다”면서 “검역중단만으로는 통상마찰이 일어나지 않음에도 현 정부가 기본적인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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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덕·이서화 기자 duk@kyunghyang.com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전문가 자문위원회, 광우병 위험 감시 국민행동,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6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미국의 4번째 광우병 소 발생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쇠고기에 대한 수입과 유통을 당장 중단하고 수입조건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촛불시위 4주년이 되는 5월2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해 항의하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던 약속도 어기고 있는 한국 정부의 태도에 분노한다”며 “통상마찰을 우려해 검역중단조차 회피하는 것은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내팽개쳐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정부, 검역주권 포기 했나”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들이 26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미국의 4번째 광우병 소 발생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회피한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_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쇠고기 수입 중단을 선언하지 않는 것은 2008년 100만명의 촛불이 지켜낸 검역주권을 정부가 거스르는 행위”라고 밝혔다. 


농수축산연합회는 “정녕 이명박 정부는 제2의 촛불집회를 원하는 것인가. 400만 농수축산인은 검역주권을 스스로 포기한 이명박 정부에 대국민 사과와 즉각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촉구한다”는 논평을 냈다. 


2008년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시민들도 분노를 표하고 있다. 동시통역사 안기석씨(37)는 “거짓말만 늘어놓는 정부에 화가 난다. 다음달 2일부터 촛불집회가 다시 시작된다고 하니 꼭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도 트위터 등을 통해 정부의 무능함에 불만을 쏟아냈다. 의 광우병 방송 당시 책임PD였던 조능희 MBC 시사교양국 부장은 트위터에서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언제까지 중단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국가다”라고 썼다. te*****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국민의 건강주권마저 포기한 자격미달 정권”이라고 했고, jb*****는 “꺼지지 않는 촛불! 광장으로…”라며 4년 전의 촛불집회를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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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 시민단체들이 26일 “미국은 현재 연 약 4만두의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연간 도축소의 약 0.1%에 해당하는 비율”이라며 “광우병 발생 미국 쇠고기의 수입과 유통을 중단하고, 수입조건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4번째 광우병 소가 확인된 캘리포니아주 핸퍼드에 있는 축산가공공장 (경향신문DB)




이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정부는 ‘검역강화’를 말하고 있지만 광우병 검사는 오직 도축시 소의 뇌에서 직접 검사할 수 있는 방법만 개발되어 있다”며 “검역강화란 말 뿐인 의미없는 조치이며 오직 수입중단만이 국민을 광우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단체들은 “2008년 한국정부는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 전수조사를 시행하겠다고 일간지 1면에 광고까지 했지만 이제와서 밝혀진 것은 정부가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촛불집회 4주년인 다음달 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와는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과 검역중단을 명문화 했지만 미국과는 1998년과 2006년까지 수출중지를 명문화 했다가 한미FTA체결에 앞서 진행한 2008년 협상에서 이 조항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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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대법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법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ISD)의 도입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박주선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한·미 FTA 국제투자분쟁 해결절차와 관련한 검토의견’ 공문을 보면 대법원은 주권 침해 가능성과 중재청구 대상에 사법부의 재판이 포함되는 문제 등을 들어 투자자-국가소송제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2006년 6월 법무부로부터 투자자-국가소송제에 대한 의견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2007년 1월 이 의견서를 법무부에 보냈다. 


 





대법원은 주권 침해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국가소송제의 도입으로 국제중재기구가 투자 유치국 정부의 각종 정책이나 규제조치에 간섭하고, 이러한 분쟁에 관하여 국내 사법부가 관여할 여지가 없게 돼 국가의 주권 또는 사법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투자자-국가소송제를 두는 경우 외국인이 자국민보다 더 많은 권리를 가지게 돼 평등권에 위배될 우려(이른바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역차별 문제 때문에 미국 연방의회는 2002년 무역촉진권한법을 통해 행정부가 미국 시민권자보다 더 큰 권리를 외국인에게 부여하는 일이 없도록 투자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대법원은 중재청구 대상에 사법부의 재판이 포함되는 문제에 대해선 “투자자-국가소송제 하에서는 국내 사법부의 재판도 중재청구의 대상이 됨으로써 법적 불안정 및 불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1998년 미국에 있는 장례식장을 매입해 운영하는 캐나다 회사 로웬의 사례를 언급했다. 로웬은 미국 미시시피 주법원의 결정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상의 투자자 보호 조항에 어긋난다며 미국 정부를 국제중재에 회부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이후 미국 NGO와 의회가 북미자유무역협정의 분쟁해결기관이 미국 주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까지 판단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며 재판을 중재청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나 대상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하지만 “투자자-국가소송제의 도입으로 한국은 해외에 투자를 하는 국민을 보호하고, 외국 투자자의 자국 내 자본 유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측면이 있으며, 세계 각국이 체결한 FTA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가 대부분 도입돼 있는 상황 등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한·미 FTA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의 도입 여부는 도입할 경우의 장점 및 문제점, 한미간 거래 규모 및 상황, 외국의 FTA 체결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판단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다만 “투자자-국가소송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중재청구 대상에서 사법부의 재판을 배제하는 등 중재청구의 대상과 요건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미연에 그 해석과 관련된 분쟁을 방지하고, 투자자-국가소송제에 따른 분쟁해결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운영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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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미국산 젖소에서 6년 만에 광우병이 발생함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를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한국 측에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을 요구할 계획이던 미국으로선 큰 장애물에 부딪힌 셈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직원이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한다는 안내판을 부착하고 있다. (경향신문DB)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박주선 의원이 지난 2월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미국산 쇠고기 허위표시’ 관련 자료를 보면 2008년 이후 호주산, 한우 등으로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했다가 적발된 미국산 쇠고기는 398t이었다.


연도별로는 2008년 16.8t(114개 업소), 2009년 80.9t(233개 업소), 2010년 212.6t(283개 업소), 2011년 88.02t(263개 업소) 등이다. 농식품부 측은 “2008년 7월 이후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확대에 따라 적발 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소비안전정책과 관계자는 “2008년 촛불집회 등으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지 않아 음식점 업주들이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속여 파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호주에선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아 청정우라는 이미지가 있다”며 “부위별로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에 비해 가격이 20~30% 낮은 것도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확인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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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책자로 국회보고 ‘부실’ 지적

 

다음달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개시된다.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5월 중에 한·중 FTA 협상 개시가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한·중 FTA 추진계획에 대한 국회 보고를 마쳤다. 외교부는 ‘한·중 FTA 추진계획’이라는 196쪽 분량의 책자 제출로 국회 보고를 갈음했다. 이로써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다. 정부는 앞서 지난 16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한·중 FTA 추진계획을 최종 의결했다.

 

그러나 외교부가 책자 제출로 국회 보고를 대신한 것은 요식행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책자에 담긴 경제적 효과 분석의 기준이 2004년이어서 ‘부실한 근거 제시’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l 출처:경향DB


외교부가 작성한 한·중 FTA 추진계획을 보면, 외교부는 한·중 FTA의 경제적 기대효과로 두 가지 수치를 제시했다.

 

첫째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3.1~3.2% 증가한다는 내용(한·중 FTA 민간공동연구)이고, 둘째는 양허 수준에 따라 한국의 GDP가 한·중 FTA 발효 뒤 5년 내 0.95~1.25%, 10년 내 2.28~3.04% 증가한다는 내용(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중 FTA 공청회)이다. 하지만 이들 수치는 2004년 기준 전 세계 생산, 소비, 교역 자료를 기초로 나온 것이다.

 

국회 외통위 소속 박주선 의원은 “정부는 지난해에도 2009년 발효를 전제로 한 경제적 효과 분석을 수정하지도 않고 국회에 제출했다가 재분석을 한 선례가 있다”며 “한·중 FTA의 경제적 효과 역시 최근의 교역상황을 반영해 재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외교부가 국회 보고를 책자 제출로 갈음한 것에 대해 “통상절차법의 제정 취지는 행정부의 통상조약 추진에 대한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자는 것”이라며 “하지만 책자 제출은 국회 보고가 아니라 통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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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ㆍ‘간접수용’ 조항 등 분쟁 가능성 지적 여전… 국토부 “총체적 재검토 취지”


국토해양부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국토·해양 분야 정책방향 연구’ 용역에 대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FTA가 체결돼도 부동산 정책은 투자자-국가소송제(ISD)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해왔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 경제권과의 FTA 체결로 서비스와 투자, 정부조달 등 행정환경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돼 이에 걸맞은 정책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정책적 조언을 구하려고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특히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면서 FTA 체결 국가와 불필요한 분쟁 소지를 없앨 수 있는 정책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용역 입찰 대상도 ‘최근 3년간 정부 또는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부동산 정책 관련 연구 용역을 수행한 실적이 있는 연구자나 기관’으로 한정했다. 연구 기간은 7개월이다.


일부 통상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국가가 보상토록 하는 한·미 FTA의 ‘간접수용’ 조항으로 인해 국내 부동산 정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한·미 FTA 협정문 부속서에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 등 공공복리 목적의 규제는 예외로 했지만 ‘그 목적 또는 효과에 비춰 극히 심하거나 불균형적인 때’라는 예외 조항을 달아 분쟁으로 갈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았다.


국토연구원도 2008년 작성한 ‘투자자-국가소송에 대비한 토지 규제 개선 연구’ 보고서에서 “개발제한구역, 도시계획시설 결정, 토지거래허가제, 공공시설 부담 등에 대한 분쟁이 제기될 수 있는 개연성을 확인했다”면서 개발제한구역 매수청구제도(지자체에 토지 매수를 청구하는 제도)의 실효성 제고,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해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최소화 등을 과제로 제안했다. 일부 법률가들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가 분쟁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은 간접수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협정문에 명시된 만큼 부동산 정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제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혀왔다. 또 제소된다고 해도 정부가 패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해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FTA 체결로 인한 행정 변화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내부적으로 부동산 정책의 분쟁 가능성을 다시 한번 검토해보려는 게 연구 용역의 취지”라면서 “앞으로 중국과도 FTA를 추진할 것이므로 정책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미리 알아보려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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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슬 기자 amorfati@kyunghyang.com

 

ㆍ공정위 “불공정거래 조사”

 

미국,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세가 내렸지만 주류·음료 등을 수입하는 일부 업체들은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주 가격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정위는 19일 ‘한·미, 한·EU FTA 관세 철폐 품목의 12일 기준 소비자 판매가격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지난 5일 김동수 공정위원장이 가격시찰을 나선 이후 일주일 간격으로 가격 추이를 점검하고 있다.

 

점검 대상은 관세가 즉시 철폐되거나 1차 연도 관세인하율이 높은 품목들 중 서민생활과 밀접한 17개 품목(미국산 11개, 유럽산 6개)으로 3월15일을 기준 가격으로 비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이 함께 직접 유통업체, 수입업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은 매우 완강하게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수입맥주의 경우 미·유럽산 모두 해당 수입업체에서 당분간 출고가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산 맥주는 1년차에 관세가 4.3%포인트 인하됐으며, 유럽산은 3.7%포인트 인하됐다. 유럽산 위스키도 관세가 3.4~5%포인트 내렸다.

 

한·미 FTA 발효 후 미국산 제품 관세율 변화 I 출처:경향DB

 

미국산 주스원액을 사용하는 코카콜라와 서울우유 역시 ‘미닛메이드’ ‘아침에주스’ 등의 재고부담으로 가격을 내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농심은 웰치스 출고가를 지난 10일 8% 인하했다.

 

가격을 인하한 테팔 다리미, 오랄비 전동칫솔 등도 FTA와 무관한 이유로 내렸거나, 유통업체의 한시적 할인행사 때문이었다. 테팔 프라이팬은 FTA 발효 이전에 출시되던 모델이 대부분이어서 관세인하 혜택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250g 한 통에 2만8000원하는 미국산 아베다 샴푸는 관세가 2.7%포인트 인하됐지만 가격은 그대로였다. 캘리포니아산 호두는 관세가 5%포인트 내렸지만 수입가격 자체가 올라 한 달 전보다 가격이 오히려 13.2% 인상됐다.

 

공정위는 “소비자 판매가격이 인하되지 않는 품목에 대해서는 소비자원과 소비자단체를 통해 수입가격, 유통마진 등 관련 정보제공을 추진하고 필요 시 불공정거래 여부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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