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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17 [사설]누구를 위한 ‘깜깜이 FTA’인가
  2. 2014.11.10 [사설]13억 빗장 연 게 아니라 13억에 빗장이 열렸다
  3. 2014.11.10 한 중 FTA 타결...22개 챕터 타결, 쌀은 제외
  4. 2013.07.09 [기자메모]‘전농’ 배제시킨 FTA 농민단체 간담회
  5. 2013.07.08 [사설]한·중 FTA 협상 서두를 이유 없다
  6. 2013.07.05 [시론]또 FTA!
  7. 2013.07.03 정책금융기관 개편 ‘FTA 장벽’에 부딪혀 제자리
  8. 2013.06.20 ‘한·EU FTA’ 2년 만에 적자 전환
  9. 2013.05.21 [기고]미국산 쇠고기, ‘4대 사회악 척결’ 시험대
  10. 2013.04.18 한·미 FTA, 민주당의 오락가락
  11. 2013.03.13 한·미 FTA에 발목 잡히는 공공정책들
  12. 2013.03.13 한·미 FTA 발효 1년, 투자자소송 재협상 등 ‘미제’ 수두룩
  13. 2013.03.11 한미 FTA는 현재 진행형
  14. 2013.03.11 미, 한국 등 FTA 체결국에 시장개방 압력 예고
  15. 2013.03.03 윤병세, "한·미 FTA 재협상 논의 불필요"
  16. 2013.02.28 [정동칼럼]외교부의 멘붕을 치유하려면
  17. 2013.02.28 황교안, "한·미 FTA의 ISD, 사법주권 침해하지 않아"
  18. 2013.02.26 법무부, 세금으로 ISD 용역 해놓고는 '비공개'
  19. 2013.02.07 ‘저탄소차 지원제’ 유예는 FTA 앞세운 미국 압력 탓
  20. 2013.02.05 “한국, 안보 위해 FTA 추가협상서 자동차 등 핵심 조항 양보”
  21. 2013.01.30 미국산 오렌지에 딸기·사과 농가까지 타격
  22. 2013.01.23 중기 적합업종, FTA에 발목 잡히나
  23. 2012.12.24 “한·미 FTA 유예기간 끝나면 보험업계 타격”
  24. 2012.12.03 한·미 FTA 발효 후 대미 수출 오히려 줄었다
  25. 2012.11.14 한미 FTA가 수입담배 가격 강제로 낮춰…국내담배 가격 올리는 금연정책 무력화
  26. 2012.11.11 대선 후보들, FTA에 대한 근본 고민 없다
  27. 2012.11.01 한·중 FTA 4차 협상, "민감품목 비중 집중 논의...견해차 커"
  28. 2012.10.24 한중FTA 체결땐 과수·채소 피해액 10년간 12조원
  29. 2012.05.31 한·미 FTA는 투자자소송 한국 패소 때 무역보복 가능
  30. 2012.05.31 론스타, 한·미 FTA의 투자자소송으로 한국 제소할 수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5년5개월을 끌어온 한·뉴질랜드 FTA가 타결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맞춰 서둘러 FTA 협상을 마무리한 모양새다. 한·호주, 한·캐나다 FTA를 포함하면 박근혜 정부 들어 벌써 네 번째 FTA다.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FTA 속도전’도 졸속 우려를 낳고 있지만, 국민은 물론 비준권을 갖고 있는 국회마저 소외시키는 비밀주의 ‘밀실 협상’도 큰 문제다. 당장 정부는 경제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FTA를 추진하면서 의견수렴 절차를 제대로 밟은 적이 없다. FTA의 직접적 피해를 입는 농어민, 중소상공인,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통로 자체를 마련하지 않았다. 매번 FTA 협상 과정에서 변변한 공청회조차 열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정부의 ‘FTA 비밀주의’는 통상절차법이 정한 절차마저 무력화시키고 있다. ‘한·미 FTA 사태’의 교훈으로 제정된 통상절차법은 특정 국가와 통상 협상을 개시하기 전에 목표·내용을 담은 ‘계획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협상 진행 상황도 국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국회의 자료요구, 의견제시 권한도 명시하고 있다. 한번 체결하면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한 통상조약 협상을 국회의 감시 속에 둠으로써 졸속·부실을 제어하려는 장치다. 하지만 정부는 ‘통상조약 계획서’를 형식적으로 제출하고, 협상 진행 보고는 회피로 일관했다. 한·뉴질랜드 FTA 타결을 나흘 앞두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김동철 위원장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은 자료는 달랑 두 쪽짜리였다고 한다. 그나마 주요 쟁점에 대해선 “협상 중이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한·호주, 한·캐나다, 한·중 FTA 때도 마찬가지였다.

11일 국회정문 앞에서 한중FTA중단농축산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축산인들이 한중FTA 졸속타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출처 : 경향DB)


정부는 한·중 FTA 타결을 선언한 뒤에도 협상 결과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 국내 시장 보호에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하는 농축수산 분야의 내용은 소상히 밝히면서, 공산품의 양허(관세 철폐) 계획과 품목별 원산지 기준은 전체 1% 정도만 공개했다. 협상 과정도 ‘깜깜이’로 하더니 협상 결과 발표마저 ‘마사지’한 꼴이다. 통상 협상의 비밀주의가 어떠한 폐해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는지는 2008년 한·미 FTA 사태 때 목도한 바다.

국민경제의 명운을 좌우할 FTA를 정부의 밀실 협상으로 끝내도록 놔둬서는 안된다. 한·중, 한·뉴질랜드 FTA 공히 양허 조항만 1만여가지에 달한다. 비준동의안이 넘어오기 전이라도 국회의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FTA 협상 과정에서 소홀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과 대책 마련을 위한 공론화 절차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우선 정부는 FTA 체결 전 과정에 걸친 자료를 국회에 성실히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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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이 어제 베이징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난항’을 면치 못했던 협상이 시진핑 주석의 방한(7월)과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이라는 정치적 셈법이 개입하면서 뚝딱 결론이 난 셈이다. 정부는 이번 FTA가 중국 시장 선점, 미래성장 동력 확보, 투자유치 확대 등의 의의를 갖는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지리멸렬한 상태의 한국 경제가 중국을 지렛대로 돌파구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섞여 있다.

물론 중국은 한국에 ‘너무도’ 중요한 국가다. 전체 수출의 26.1%, 수입의 18.1%가 중국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중국 없는 한국 경제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협상도 그에 걸맞게 국민 의견수렴과 이해득실을 따져가며 신중하게 이뤄지는 게 마땅하지만 과정을 되돌아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실제 며칠 전까지만 해도 협정문 22개 챕터(장) 가운데 16개장을 제외한 6개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컸지만 정상회담에 맞춰 민감품목 범위 설정에 이견이 있는 품목은 아예 빼버리는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했다. 중국과의 경제적 결속, 그로 인한 정치·외교적 효과를 기대하는 뜻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FTA의 본질이 경제효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접근법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된 10일 인천항에서 중국 웨이하이~인천 항로를 운항하는 ‘뉴골든브릿지Ⅱ호’에서 물품이 하역되고 있다. _ 연합뉴스


타결 내용은 ‘13억명의 빗장을 열었다’가 아니라 ‘13억명에게 빗장을 열어줬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 위험을 두려워해 시장에 들어가는 기회를 포기해서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안전장치나 보호막 없이 시장을 여는 것도 무책임하다. 정부는 쌀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했고, 고추·마늘·사과·쇠고기·돼지고기 등을 양허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농축산물 개방 수준을 역대 최저 규모로 방어했다며 ‘축산농가 피해 전무’ ‘농업 피해 최소화’ 운운하며 성과를 과시한다.

중국 전체 농산물 수출액 중 한국의 비중은 미미하다. 한국의 체면을 위해 양보하더라도 크게 밑질 것은 없다. 그런데도 이를 큰 성과인 양 떠드는 것은 중국의 의도에 말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양허대상 제외 품목은 언제라도 추가 협상이 가능하다. 이번 협상에서 김치가 양허대상에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당장 제외됐다고 안심할 사안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다른 모든 FTA 피해를 합친 것만큼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농가의 우려는 괜한 소리가 아니다. 우리 제품의 수출 기대효과도 커 보이지 않는다. 고부가가치 제품군에서는 턱밑까지 쫓아왔고 중저가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능가하고 있다. 섬유 등 노동집약적 중소기업은 중국 제품이 몰려들면 구조조정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칫 한국 경제의 활력은커녕 대중국 종속의 가능성만 커질 수 있다. 무역을 늘려 부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겠다는 게 되레 더 부박한 삶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제 남은 절차는 조문 작업에 대한 법률적 검토와 정식 서명, 국회 비준이다. 정부는 내년 중 국회 비준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연히 국회는 협정에 따른 경제·사회적 득실과 분야별 영향을 정밀하게 검증해야 한다. 단순한 결과 추인이 아니라 판을 깨는 것도 불사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Posted by 경향
TAG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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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10일 타결됐다. 이로써 30개월을 끌어온 협상이 마무리 됐다. 농수산물 시장 개방 등으로 한국 농가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FTA협정을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회담에 이어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FTA 서명식이 진행됐다.

청와대가 밝힌 합의내용에 따르면 상품,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양국 경제전반을 포괄하는 총22개 챕터에서 FTA가 타결됐다. 양국은 품목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는데 중국은 품목수 91%, 수입액 85%(1,371억 달러)를, 한국은 품목수 92%, 수입액 91%(736억 달러)를 각각 20년내에 관세철폐하기로 했다.

농수산물은 품목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FTA 역대 최저수준으로 개방키로 합의됐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쌀은 한·중 FTA에서 완전 제외가 합의됐다.

한국과 중국 간 FTA(자유무역협정)가 타결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중 FTA 타결 대국민 성명'에 대한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출처 : 경향DB)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은 이날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까지 통상장관 회의를 열고 협의를 거듭한 끝에 공산품과 농수산물 개방범위·수위, 원산지 규정 등 쟁점을 조율했다. 서비스 시장 개방 및 비관세 장벽 해소 등도 막판쟁점이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까지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맺게 되는 등 경제영토를 확장하게 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13억 중국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우리 경제 영토 또한 현재 61%에서 73%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은 1,458억달러(약160조원), 대중 수출 비중은 26.1%로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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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부산에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가 한창이다. 한·중 FTA 1단계 협상이 추진되면서 농업계에서는 FTA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8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농민단체와 농수산업계 대표들을 만났다. 산업부는 윤 장관이 한·중 FTA에 대한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농업계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간담회가 한참 진행되고 있던 이날 오전 8시. 농민 최대 조직 중 하나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이광석 의장은 부산에서 FTA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농어민단체 회원들이 3일 서울시청광장에서 한중FTA 중단 전국농어민결의대회를 마치고 행진하고 있다. (경향DB)



한편 부산에서 전농과 함께 FTA 반대 시위를 진행했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의 김준봉 회장은 서울 반포동의 팔래스 호텔에서 윤 장관과 만나고 있었다. 한농연 회장 이외에도 쌀전업농중앙연합회, 전국새농민회, 4-H본부, 한국화훼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전농은 농민단체 중에서 가장 강성인 조직이다. 그동안 정부는 골칫덩이인 전농보다 온건파인 한농연과 더 많은 정책교류를 해왔다. 한·중 FTA에 대한 농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자리에 최대 단체인 전농 의장을 제외시킨 것은 ‘가감 없이 듣기’보다는 ‘가려서 듣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통상산업포럼에 참여하는 농수산분야 분과위원들을 모시다보니 전농은 빠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농민회, 4-H본부 회장 등은 통상산업포럼 분과위원이 아니다. 산업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천한 단체를 대상으로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며 농식품부에 공을 넘겼고, 농식품부는 “산업부가 농민단체 한두 곳을 추가해 달라고 해서 새농민회와 4-H본부를 추천했다. 전농을 의도적으로 제외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전농 측은 속을 끓이고 있다. 전농의 일부 임원들은 한농연과 전농을 이간질해 부산에서 진행 중인 FTA 반대 시위를 와해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며 분개하고 있다. 윤 장관의 “국민과 함께하는 통상을 추진하겠다”는 발언이 진심이었으면 좋겠다.





이재덕 |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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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했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탄력을 받고 있다. 양국 대표단은 지난 2~4일 부산에서 6차 협상을 갖고 상품 분야의 개방 수준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한다. 9월 협상 때 일부 쟁점에 합의하면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상이 지난달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에 합의한 뒤 가속도가 붙었다. 이번 FTA의 파급력은 이미 발효된 유럽연합(EU)이나 미국과의 협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저가의 중국산이 밀려들 경우 농축산물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의 생산기반이 송두리째 붕괴될 수 있다.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FTA 맹신론에 빠진 채 졸속으로 추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난해 5월 시작된 협상은 5부 능선을 넘었다. 현재 진행 중인 1차 협상은 기본 틀을 만드는 작업이다.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덩치가 커졌다. ‘높은 수준’의 FTA는 80~90%의 개방화율을 뜻한다. 전체 1만1000여개 교역품 대부분이 개방 대상에 포함되는 셈이다. 9월 협상에서 기본틀이 갖춰지면 2차 본협상에서는 품목별 관세 철폐 수준과 유보기간을 놓고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제2의 경제대국이자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다. 지리적 근접성과 상품의 유사성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쌀을 비롯한 농축산물이 우선 걱정이다. 중국산 농산물은 국내산의 5분의 1 값에 불과해 비교대상이 아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향후 15년간 29조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부 농축산물이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도 대부분 농가가 치명상을 피할 수 없다. 일반 공산품도 마찬가지다. 저가의 중국산이 국내 생필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당에 관세까지 사라지면 국산 중소기업 제품은 설 땅이 없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선승리를 위한 2012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이 한중FTA 중단과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향DB)



정부는 발효 후 10년 뒤엔 국내총생산(GDP)이 최고 3.04% 높아지고 33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 효과는 GDP의 0.26∼0.91%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은 전체 교역품에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한국산은 자동차와 전자·화학제품이 주된 수혜품목으로 꼽힌다. 자동차는 중국이 자국시장 보호를 위해 개방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큰 데다 관세가 없어져도 국내 업체들은 중국 공장을 갖고 있어 혜택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전자제품 수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애초 중국은 적극적인 데 비해 한국은 민감한 품목이 많아 부담이 컸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의 정치·외교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FTA 협상도 영향을 받고 있다. FTA는 외교가 아니라 경제효과가 그 본질이라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협상은 서두를수록 불리하게 돼 있다. 일부 대기업의 수출 효과만 앞세워 농축산 농가와 중소기업의 희생을 강요하는 FTA라면 차라리 판을 깨는 게 옳다.

Posted by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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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그림만으론 나쁘지 않았다. 대통령의 방중은 공공외교(public diplomacy), 곧 상대국 국민들의 마음과 생각에 직접 호소하는 그런 외교의 제법 좋은 사례라 할 만한 것이었다. 대통령은 한 대학에서 현지어로 연설을 했고, 의상도 잘 연출했다. 또 중화주의의 정신적 고향 가운데 하나라 해도 무방할 진시황릉도 찾았다. 그런데 저 FTA가 또 문제다. 정부 측은 중국 측이 통큰 ‘양보’를 해서 한·중간에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FTA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한다. 대통령의 방중이 거둔 가장 큰 성공사례라는 의미로 말이다. 수준이 높다는 의미는 개방 수준이 높다는 말이고, 포괄적이라는 의미는 상품분야뿐만 아니라 서비스, 투자, 정부조달 등등의 분야까지 다 포함한다는 뜻이다. 이미 한·미, 한·EU FTA 때 하던 말들이다.



병마용갱 둘러보는 박근혜 대통령 (경향DB)


문제는 한·중 FTA에서도 지금까지의 오류가 동일한 패턴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린치핀’이란 단어가 새롭게 등장한 점을 제외하곤,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신통상정책 로드맵’은 본질에서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 린치핀이란 바퀴 등을 동력축에 연결하는 핀을 말한다. 그래서 중국 주도의 ‘역내 포괄적 동반자 협정’(RCEP) 곧 ‘아세안+6개국’ FTA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 FTA’(TPP)라는 두 바퀴를 연결하는 핵심축이 우리라는 말이다. 세계시장의 논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저 실소에 부칠 일이나 정부 측은 아직 초기라 그런지 자못 진지하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FTA 만능주의를 쫓고 있다는 말이다.



둘째, 농수축산업의 피해는 불가피하지만, 대책을 잘 세우면 문제없다는 안이한 발상이다. 이 분야에 관한 한 중국이 절대우위에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한·미 FTA 때와는 달리 중국은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모든 중국산 농수축산품의 국내시장 파괴력이 비교가 안된다. 따라서 이 나라의 농업을 비롯한 1차산업은 없어질 것을 강요받고 있다.


농민들 못살겠다. (경향DB)



셋째, 농업 등은 피해지만 제조업은 이익이라는 착시 역시 바뀌지 않고 있다. 중저가 제품은 중국산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우리의 중소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 자명하다. 전기전자를 수혜업종으로 말하지만, 반도체는 옛날부터 무관세이고, 전자기기는 가공무역 비중이 매우 높아 대부분 관세환급대상이기 때문에 실익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는 중국의 관세가 25%로 매우 높기 때문에 역시 기대가 높지만 중국이 민감품목으로 지정할 것이 뻔하고, 그보다 이미 중국 현지 생산체제가 완료단계인 상태에서 국내산 자동차에 대한 별도의 수요가 있을지 불확실하다. 설사 관세철폐가 되더라도 대부분 중국 국내법인 비관세장벽이 문제가 될 것인데, 과연 한국만을 위해 중국이 자국법을 고칠까. 오히려 중국산 독일차, 일본차가 국내에 역수입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또한 기대주가 자동차 부품인데 이 또한 저가의 중국산 범용제품의 수출 증가와 고가의 국내산 부품 수출 증가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제조업 우위라는 막연한 환상과는 달리 한·중 FTA는 우리 주력인 전기전자, 자동차 그리고 철강 등에서조차 피해가 예상된다.



넷째, 경제효과는 여전히 과장되어 있다. 3%에 달한다는 정부 측 주장과는 달리 표준모형으로 추정해보았을 때, 10년에 걸쳐 총 0.26~0.9% 정도의 미미한 GDP 효과가 추정될 뿐이다. 이른바 ‘메가FTA’가 확산될수록 그나마 그 경제효과마저 감소할 것이다. 중·미·일에다 EU까지 가세, 글로벌 FTA 삼국지가 연출되는 환경이다. FTA 자체가 미래경제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조건에서, 우선 요구되는 덕목은 신중이다. ‘높은 수준의 포괄적’ 한·중 FTA, 우리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이해영 |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Posted by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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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기관 개편 논의가 자유무역협정(FTA) 장벽에 부딪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산업은행의 정책 기능 강화와 선박금융공사 설립 문제가 각각 한·미, 한·유럽연합(EU) FTA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8월 말까지 개편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책금융기관 개편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말 출범시킨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하고 있다.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의 중복 기능을 조정하고 통폐합시키는 게 관건이다.





정부는 산업은행의 소매금융을 축소하고 정책 기능을 강화해 정책금융공사와 합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명박 정부는 산업은행 민영화를 전제로 정책 기능을 담당하는 정책금융공사를 따로 설립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민영화는 중단됐고, 박근혜 정부는 아예 산업은행의 정책 기능을 다시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문제는 이렇게 할 경우 한·미 FTA의 역진방지조항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 조항은 한번 개방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도록 하는 내용으로, 산업은행을 민영화하기로 했다가 정책 기능을 다시 강화해 정부 산하에 그대로 두는 것은 역진방지조항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TF의 한 관계자는 2일 “금융위는 내부 검토에서 문제될 게 없다는 쪽으로 봤지만, 외부 전문가들이 역진방지조항 문제를 제기하면서 쉽게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 문제에 역진방지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법률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한 법률전문가는 “개편 방향이 어떤 식으로 되느냐에 따라 역진방지조항이 적용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정부가 더 조심스럽게 논의를 진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책금융은 특성상 정부 개입이 크고, 특혜성을 띤다는 점에서 미국이 FTA 협상 당시부터 산업은행의 역할을 주시해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월 발표한 무역장벽보고서에서도 산업은행의 민영화 계획을 언급하면서 “미국 정부는 산업은행과 그 밖의 정부 소유 또는 계열사 금융기관의 대출 정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박금융공사 신설은 한·EU FTA와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규정에 발목을 잡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공사를 통한 선박금융 지원은 특정 산업에 대한 보조금으로 규정돼 유럽연합 등과의 통상 마찰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어서 정부는 명칭 변경 등 보조금 시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정부는 8월 말까지 개편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FTA 문제에 부딪히고, TF 회의도 2주째 열리지 않는 등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TF의 한 인사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초안이 나왔어야 하는데 변수가 생기면서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 역진방지


한 번 개방하면 되돌릴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 시쳇말로 하면 ‘낙장불입’ 조항이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2006년 7월 스크린쿼터(의무상영일수)를 146일에서 73일로 줄였는데 이후에는 스크린쿼터를 73일 이상으로 늘릴 수 없다. 서비스·투자분야 중 부속서Ⅰ(현재 유보)에 역진방지 조항이 적용된다. 이 조항은 한쪽 방향으로만 회전하게 돼 있는 톱니바퀴인 래칫(ratchet)이라고도 불린다. 서비스 무역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만 톱니바퀴를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 보조금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은 정부 또는 공공기관의 재정적 기여가 있고 이로 인해 수혜자에게 혜택이 발생한 경우 보조금이 존재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보조금은 무역 왜곡 정도에 따라 금지보조금, 상계가능보조금, 허용보조금으로 나뉜다. 금지보조금은 원천적으로 지급이 금지되며, 상계가능보조금은 상대국에 부정적 효과를 주면 상대국은 상계관세를 부과하거나 WTO에 제소하게 된다. 한·EU FTA는 이 협정의 보조금 정의를 따르고 있다.







이주영·김지환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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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2년차의 대EU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한·EU FTA 2주년 성과’를 보면, 한·EU FTA 발효 2년차인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한국의 대EU 수출액은 43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7.7% 증가한 486억달러를 기록해 49억달러의 적자를 봤다. 산업부는 “경기침체로 인한 EU의 수입 수요가 줄어든 것이 적자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수출의 경우 선박이 세계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수출 가격과 물량이 동반 하락하며 전체 수출 감소를 주도했다. 산업부는 하지만 FTA로 인해 관세 인하 혜택을 보는 품목은 1.5% 감소에 그쳐 비혜택 품목(-12.2%)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의 경우 원유, 자동차 등 FTA 혜택 품목 중심이 수입 증가세를 이끌었다.


한-EU FTA 발효 기념 리셉션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환영사 (경향DB)


발효 2년차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32억7000만달러로 1년차에 비해 13.3%나 감소해 FTA에 따른 투자 유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산업부는 “EU의 경기회복 지연 여파로 한국에 대한 투자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EU FTA 발효 1년차(2011년 7월~2012년 6월) 때는 수출 508억달러, 수입 491달러로 1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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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쇠고기 검역기준을 둘러싸고 박근혜 정부의 4대 사회악 척결과 미국의 국제기준이 정면으로 충돌할 위기에 봉착했다. 박 대통령은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이라는 4대 사회악 척결을 핵심 국정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불량식품 척결 의지는 2008년 촛불시위 당시 주한 미 대사와 한나라당 지도부의 면담을 기록한 위키리크스 폭로 비밀문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그의 쇠고기 재협상 발언에 실망했다고 하자, 그는 “국민 건강과 안전이 정부의 최고 우선과제”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한편 미 의회조사국은 2011년에 발표한 ‘한·미 쇠고기 분쟁’ 보고서에서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광우병 위험 무시국’ 등급을 받을 경우”를 쇠고기 전면개방 조건의 하나로 제시했다. 올 2월20일엔 톰 빌색 농무부 장관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OIE가 미국의 광우병 위험지위 평가를 상향하기로 했다”면서 마치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완전히 인정받은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 그러나 OIE가 최근 공개한 과학위원회 보고서 내용엔 숨겨진 진실이 담겨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특별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은 광우병 원인체가 미국으로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은 광우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캐나다로부터 살아있는 소와 쇠고기 제품을 수입해왔다. 그러므로 광우병 원인체가 미국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2012년 미국 내 토착 소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발생한 것은 미국의 사료규제 조치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미국 내 광우병 원인체의 재순환과 증폭 위험에 대한 평가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에서 폐사한 소 100마리 중 23마리가 여전히 렌더링 공장에서 사료 원료 및 상품으로 가공되고 있으며, 2009년 10월까지 특정위험물질(SRM)과 식용에 적합하지 않은 부위를 렌더링해 비반추동물의 사료 원료로 사용했음을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SRM 범위를 더욱 완화시킨 수정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있는 척주, 편도, 회장과 같은 부위가 사료 체계 속에서 순환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렌더링 공장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하고, 소의 정확한 나이를 판정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SRM의 제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미국 내에서 생산된 육골분 사료의 30%는 반추동물과 비반추동물의 육골분을 섞어서 제조되었음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농장 5곳 가운데 1곳은 반추동물인 소와 비반추동물인 돼지나 닭을 혼합해서 사육하고 있는데도 광우병 교차오염에 관한 예방적 조치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특별위원회 전문가들은 미국의 광우병 위험이 무시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미국의 광우병 등급 상향에 대한 합의에 도출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도 OIE 과학위원회는 전문가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내용에 대한 과학적 해명도 없이 미국 내 광우병 유입 위험성이 무시할 수준이며, 광우병 관련 방역조치도 적절하므로 ‘위험무시국’ 지위를 충족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OIE 특별위원회가 지적한 내용들은 2008년 촛불시위 당시에도 국내외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심지어 미국의 렌더링 업계조차도 미국 소는 연령 구분이 곤란하므로 광우병 위험물질 중에서 30개월 이상 뇌와 척수 2가지만 규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실토했다. 오는 31일 OIE 총회가 끝나면 미국 정부는 국제기준을 빌미로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수입을 압박할 것이다. 그러나 OIE 기준은 그저 참고사항일 뿐이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 없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윤창중 성추행 파문 처리와 더불어 4대 사회악 척결의 진정성을 시험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경향DB)




박상표 | 건강과대안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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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말 “필요하면 자본 유출입 관리방안 도입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자본시장 자유화의 첨병인 국제통화기금조차 제한적이나마 자본 유출입 통제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보고서엔 ‘미국식 자유무역협정(FTA)’을 지목하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제안한 자본 유출입 관리 조치들은 국제협정을 맺은 국가들이 협정상의 의무를 위반하게 할 수 있다”는 대목이다. 다시 말해 국제통화기금의 새로운 입장은 투자와 관련한 송금이 자유롭고 지체 없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미국이 그동안 체결해온 투자협정, FTA 등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규제 완화, 민영화 등으로 요약되는 미국식 신자유주의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상징한다. 하지만 국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타결된 한·미 FTA는 이런 성찰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야5당 의원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한·미 FTA 날치기 비준 원천무효 5000인 선언’ (경향DB)



민주통합당은 국제적으로 미국식 FTA에 대한 회의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한·미 FTA를 전면 재검토한다’는 강령을 되레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FTA 등 통상정책에 국익을 최우선시해야 하고, 피해부분 최소화 및 피해분야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표현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표현은 동시다발적인 FTA를 추진해온 정부가 앵무새처럼 반복했던 수사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 때 한·미 FTA 폐기까지 언급하며 새누리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자기부정이 껄끄러웠는지 ‘노무현 FTA는 착하고, 이명박 FTA는 나쁘다’는 황당한 논리를 내세웠다. 


대선에 패배한 민주당은 중도층 이탈을 막겠다며 강령 수정을 통해 한·미 FTA를 찬성했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이렇게 민주당이 시류에 영합하며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까닭은 표를 얻기 위한 자기부정만 있었을 뿐 치열한 자기반성은 없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하려면 경제민주화 정책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는 한·미 FTA 협정문부터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김지환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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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저탄소차 지원 ‘보류’… 우체국보험 확대 ‘철회’… 굴착기 수급조절 ‘제동’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단순히 관세를 내려 상품교역을 활성화하는 게 아니라 한국 사회의 법과 제도를 광범위하게 고치는 작업이었다. 작업의 방향은 규제 완화에 맞춰졌고, 한·미 FTA 11장에 규정한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한국 정부의 공공정책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정부는 건강보험 등 법정 사회보장제도는 협정 적용에서 배제되며, 현재·미래유보 등을 통해 공공정책의 자율성을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한·미 FTA 발효를 전후해 한국의 정책 권한이 제약되는 일이 잇따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환경부가 올해 7월 도입하려던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가 2015년으로 시행이 미뤄진 것이다. 이 제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경차나 소형차 구매자에게 50만~3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반대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중·대형차에는 50만~300만원의 부담금을 물리는 것이다. 환경부의 계획이 좌절된 것은 한·미 FTA를 앞세운 미국의 압력 탓이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6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도입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다.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해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의 도입 연기는 한·미 FTA 통상마찰 우려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DB)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식경제부가 정보통신(IT) 네트워크 장비를 구매할 때 적용하는 지침이 한·미 FTA 위반이라는 항의도 하고 있다. 미국 측은 “지경부 IT 네트워크 구축·운영 지침의 기술 평가배점 90점 가운데 5점을 한국 중소기업에 가산점으로 주고 있어 외국 기업이 정부조달과 관련된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경부는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우대배점은 지경부 지침과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한국전력이 국내·해외기업 구분 없이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 배점제도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정사업본부는 2011년 11월 우체국보험의 가입한도를 4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50% 높인다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했다. 1997년 이후 현재까지 유지돼온 4000만원을 물가상승, 보험지급액 확대 필요성 등을 고려해 상향 조정하려고 한 것이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당시 우체국보험 가입한도 상향 조정에 대해 “한·미 FTA에 포함된,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한국의 중요한 약속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우정사업본부는 입법예고를 철회했다.



국토해양부는 2011년 7월 공급 과잉에 이른 굴착기의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건설기계 수급조절 정책 확대를 추진하다가 중단했다. 외교통상부가 “굴착기의 경우 한·미 FTA에서 명시한 개방기종이라 수급조절을 할 경우 통상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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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의약품 특허·통신사업 개방 등 법령 손봐야

ㆍ약값·쇠고기·개성공단 원산지 ‘줄다리기’도



2006년 협정 추진 발표부터 2011년 말 국회 비준까지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15일 발효 1주년을 맞는다. 한국 정부는 법률 23건, 시행령 16건, 시행규칙 18건, 고시·예규 9건 등 모두 63건의 법령을 개정했고, 미국은 한·미 FTA 이행법안을 통해 4개 기존 법률의 8개 항목을 개정하고 6개 항목에 걸친 입법 사항을 새로 제정했다.


하지만 한·미 FTA 이행을 위한 모든 작업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유예기간을 부여받은 일부 조항은 유예기간 만료가 다가오면서 추가 법령 정비작업이 필요하다. 또 ‘약값 독립적 검토 절차’는 발효 전 양측이 진행한 이행 협의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재협상,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 등도 계속 다뤄야 할 중요한 쟁점이다.


 

통상 전문가인 남희섭 변리사(오른쪽)가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한·미 FTA 발효 1년 평가 토론회’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재협상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_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 추가 개정해야 할 법령 남아


한국 정부는 한·미 FTA 이행을 위해 63건의 법령을 개정했지만 추가로 손질해야 할 법령이 남아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외교통상위원회 김종보 변호사는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한·미 FTA 발효 1년, 쟁점과 전망’ 토론회에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한·미 FTA 발효 3년 뒤에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미국 제약사가 특허소송을 할 경우 허가가 자동 정지되는 기간을 몇 년으로 할 것인지(미국은 30개월)와 특허에서 승소한 최초 후발약품(퍼스트 제네릭)은 얼마 동안 독점기간(미국은 1년)을 갖게 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미 FTA 발효 2년 안에 KT·SK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해 외국인이 국내 법인을 통해 100%까지 주식 소유를 할 수 있도록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야 한다. 한·미 FTA는 또 협정 발효 2년 안에 미국계 금융회사가 영업을 하면서 수집한 고객의 금융정보를 분석·평가하기 위해 미국 본사 등으로 정보를 이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해외위탁을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취지로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 약값 독립적 검토 절차 ‘불씨’ 여전


양국은 한·미 FTA 발효 전 약값의 독립적 검토 절차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의 약값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미국 정부와 제약업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신약에 대한 경제성 평가뿐 아니라 건강보험공단과 제약회사 간의 약값 협상 결과도 독립적 검토 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약값 협상 결과는 검토 대상이 아니다”라며 맞서고 있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해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한국이 약값 독립적 검토 절차와 관련해 추가적인 입법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분쟁해결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 투자자-국가소송제 재협상 어떻게


외교통상부는 한·미 FTA가 발효된 직후 투자자-국가소송제 재협상을 위한 민관 전문가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태스크포스의 작업을 마무리한 지 오래지만 외교부는 “문구를 다듬고 있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최종 보고서 발표를 미루고 있다. 정부는 투자자-국가소송제와 관련해 미측에 요구할 내용을 4~5월 중 공론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재협상’ 대신 ‘재협의’라는 표현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를 규정하고 있는 협정문 11장(투자)을 적극적으로 뜯어고칠 생각이 없다는 방증이다.



■ 미국산 쇠고기 추가 개방 


미국산 쇠고기 추가 개방은 한·미 FTA가 아니라 한·미 수입위생조건이 규율하는 이슈다. 외교부는 한·미 FTA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는 별개라고 강조해왔지만 미국산 쇠고기와 한·미 FTA는 실질적으로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투자자-국가소송제 개정을 요구할 경우 미국은 반대급부로 2008년 촛불집회로 합의된 쇠고기 수입제한의 완화를 요구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개성공단 제품 원산지 인정 


한·미 양국은 협정 발효 1년 내에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설치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한·미 FTA가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과 동일한 협정상 특혜관세 혜택을 부여받을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고 자평했지만 최근 북핵 사태 등을 고려하면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 한·미 FTA는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선정하기 위한 요건으로 한반도 비핵화 진전 등을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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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이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1주년을 맞는다. 2006년 2월,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서 전격적으로 한미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래 참으로 많은 세월이 흘렀다. 이 엄청난 ‘결단’을 내렸던 노무현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고인이 되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방미 ‘선물’로 더 많은 쇠고기 수입을 약속했다가 거대한 촛불의 파도를 맞았다.

 

아직 정부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아선지, 아니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 때문인지 박근혜 정부는 별다른 행사나 홍보를 하지 않고 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2007년 정부가 한 EU FTA까지 추진하면서 미국과 EU와 동시에 발효되는 경우 생산성 증가까지 고려하면 실질 GDP가 무려 7.61%나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가히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물론 관세청은 지난 1월, “한미 FTA 효과 등으로...(대미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 경신, 전년 대비 4.1% 증가한 585억불 기록”이라는 자료를 언론에 뿌렸다. 한미 FTA가 발효되지 않았던 2011년 수출증가율 12.8%에서 3분의 1 토막이 났는데도 이런 문구를 뽑는 뇌구조는 어떻게 생긴 걸까.

 

또 관세청은 2012년 한국이 FTA를 맺은 나라들의 평균 수출 증가율이 2.1%라고 자랑했는데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전체 수출증가율은 3.8%였다. 한편 한EU FTA는 발효된 지 1년 6개월이 되었는데 작년의 EU 수출은 -11.4%라는 처참한 기록을 남겼다.

 

지금 한미 FTA나 한EU FTA가 우리나라의 수출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매년 10%에서 20%에 이르던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이렇게 낮아진 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연이어 유럽 재정위기를 맞은 세계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역사의 해석이란 게 언제나 그렇듯 작년의 한심한 기록도 양대 FTA 때문에 그나마 선전한 결과라고 강변해도, 그 반대라고 증명할 길 또한 신통치 않다.

 



한미 FTA 발효 1주년 평가토론회 (경향신문DB)


문제는 한미 FTA가 이미 파산이 증명된 미국식 경제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하는 것이라는 데 있다. 2000년대 들어 미국의 FTA 전략은 ‘경쟁적 자유화’였고 그것은 미국과 FTA를 맺는 국가에서 미국의 시장을 여는 대신, 지적재산권, 서비스, 투자분야에서 상대국의 법과 제도를 미국식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하여 한미 FTA 협상 이래 우리의 관련법은 63개나 바뀌었다.

 

그러므로 우리의 관심은 수출입이 아니라 이런 법과 제도의 변화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의 ‘미국화’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 이고 그 결과는 점점 더 증폭되어 나타날 것이다.

 

2007년부터 필자는 한미 FTA와 자발적 민영화가 결합될 경우 최악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가 시도했던 인천공항 민영화, KTX 일부 구간 민영화, 그리고 가스공사 민영화를 새 정부가 계속 추진하고 여기에 미국자본이 참여할 경우(틀림없이 이들 공기업을 인수할 대기업은 미국 자본을 끌어들일 것이다), 그 때부터 저 악명 높은 투자자국가제소권(ISD)은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지금 진행 중인 론스타 소송은 우리의 미래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미 FTA가 발효된 상태가 아니라서 한-벨기에 투자협정에 근거를 두었지만 한 나라의 정책이 3명의 민간 통상전문가의 손에 좌자우지된다는 것이 그 본질이다(한미 FTA에 근거한다면 보복관세도 물릴 수 있게 된다). 즉 일단 규제가 완화되고 민영화되면 아무리 부작용이 심해도 다시 되돌아갈 길이 막혀 버리는 것이다.

 

제 아무리 많은 FTA가 발효된다 해도 수출은 작년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노동분배율과 복지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는 한, 경제성장률도 2% 안팎을 오갈 것이다. 대선 기간에 약속한 ‘맞춤형 복지’만으로도 재정은 턱없이 모자랄 것이다.

 

하여 박근혜 대통령은 40조에서 50조원에 이르는 거대 공기업에 눈을 돌릴지도 모른다. 공기업을 민영화해서 효율성을 높이고 그 돈으로 복지를 늘릴 수 있다는 데 어찌 솔깃하지 않겠는가. 2007년 대선 때 그의 공약이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였다는 사실이 못내 불길하다. 7년이 지났어도 한미 FTA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글은 PD저널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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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 simon@kyunghyang.com




ㆍ지재권 보호 등 압박 위해 발효 1년 통상 효과 분석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무역정책 아젠다는 한국 등 최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들에 대해 자유무역 의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의 통상 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가 10일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미 FTA 발효 1주년을 기해 미국이 그동안의 통상 효과를 점검해 보고 본격적인 시장 개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문지는 “오바마 행정부가 최근 FTA를 체결한 한국·콜롬비아·파나마 등에 양자 협의나 다른 수단을 동원해 농산물 시장 개방과 위생수준,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대한 의무를 강화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경향신문DB)



미국은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한국·파나마·콜롬비아 등 3국에 각각 다른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과의 FTA에서는 지적재산권 이행을 협정 발효 2년 뒤인 2014년 3월15일까지 연기하도록 했다. 앞서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1일 무역정책 아젠다를 발표하면서 무역 진흥과 특정 지역의 무역 장벽 해소를 위해 의회에 무역 협상 촉진 권한(패스트 트랙)을 요구했다.



미 의회와 시민단체는 지난 1년 동안 한국과의 무역 역조 현상이 심화되는 등 한·미 FTA가 미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협정이 미국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본격 나서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오는 14일 한·미 FTA가 지난 1년간 미국 내 생산·분배 및 중소기업 무역에 미친 영향과 효과를 분석·평가하는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이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한·미 FTA가 미국 중소기업 무역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5월1일까지 제출할 것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국제무역위원회는 이번 공청회에서 제시된 견해 등을 토대로 보고서를 만들어 무역대표부와 하원 세입위원회, 상원 재무위원회 등에 제출하게 된다. 무역대표부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미 FTA에 따라 설치된 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미국 중소기업의 불이익을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지난 1년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1월 무역적자는 20억7900만달러로 2004년 11월 이후 8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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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가 “현 단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논의는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또 “향후 미국과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이슈에 대해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에게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한·미 FTA는 지난해 3월 발효 이후 원만하게 이행되고 있으며 우리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어 현 단계에서 한·미 FTA 재협상 논의는 불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장관 청문회 (경향신문DB)



윤 후보자는 ‘외교통상부 장관이 된다면 한·미 FTA 관련 독소조항(ISD)을 재협상할 의지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지난 정부에서 국회 결의안 등을 감안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ISD 조항에 대한 검토 및 의견 수렴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적절한 국내 절차를 거쳐 미국과 ISD 이슈에 대해 협의를 추진할 예정이며, 차질이 없도록 관계 부처 등과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다만 “ISD 제도는 전 세계 대부분의 투자협정에 포함된 보편적 규정으로서 더욱이 우리의 해외 투자가 외국의 대한 투자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ISD가 최소한의 안전 장치로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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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 | 연세대 국제대학원장



 

며칠 전 외교 일선에서 잠시 쉬고 있는 한 외교관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었다. 통상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한다는 인수위의 결정에 반대하고 대외교섭권을 지키려는 과정에서 당시 당선인의 반박 한 방에 날아가버린 외교부의 현실이 메뉴였다. 통상교섭의 전문성 차원에서 통상기능을 경제부처로 이관한다면, 과연 외교부가 갖는 전문성이란 무엇일까. 우리 사회에서 설령 검찰이 부패하고 군이 무능해도 그 기능을 떼내어 다른 조직에 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외교부만이 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기능은 있는가.



세계화는 외교부에 축복인 동시에 시련이다. 국민들이 바깥세계와의 접촉면을 넓히고 더 큰 영향을 받게 되면서 정부의 대외업무는 급속도로 팽창해왔다. 따라서 대외업무 주무부서인 외교부의 역할도 증대됐다. 반면,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전권을 가지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주요 국제문제의 정책수립, 협상, 실행을 담당하던 전통적 외교 시대는 지나갔다. 외교는 국가이익 추구에 기초를 두고 있어서 일반인의 경험과 판단 영역을 넘는 전문적 영역이란 인식은 사라진 지 오래다. 세계화의 파고를 타고 넘는 모든 이들은 국가의 매개 없이도 직접 해외의 상대방과 접촉하고 교류하게 됐다. 외교의 대상이 상대국 외교관을 넘어서 그 국가의 국민은 물론 지구적 시민사회와 국제기구, 다국적기업 등으로 확장되어 외교활동의 다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외교관의 특권적 지위는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외교부 직원들이 서울 세종로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경향신문DB)


 


외교업무 역시 안보와 통상 등 전통적 이슈영역으로부터 환경, 문화, 인권, 기술, 금융 등이 중요한 영역으로 부각함에 따라 정부 내 다양한 부처들이 국제업무에 나서게 되는 추세이다. 외교부 이외 정부부처와 민간이 외교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시대가 온 것이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에서 외교부의 멘붕은 정부 내에서 힘이 없어서라든지 하는 차원이 아니라 보다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세상의 변화로부터 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교부가 회생하려면 21세기 새로운 외교환경에 걸맞은 역할을 정의하고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외교부는 타 부처가 넘볼 수 없는 자산을 갖고 있다. 바로 재외공관이고 거기서 나오는 지식네트워크이다. 어떤 영역이든 상대국에 대한 정보수집과 이슈식별, 해석능력은 독보적이다. 외교부 회생의 출발점은 고유의 영역을 확보하는 게 아니라 고유의 능력을 새롭게 활용하는 데 있다.



논란이 된 통상정책도 외교부의 역할은 분명하다. FTA를 둘러싼 국제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2일 미·일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미·일동맹의 강화를 위해 미국이 끈질기게 요청해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참가를 선언했다. 그동안 미국은 예외 없는 관세철폐를 기조로 하는 21세기형 고품질 FTA로 TPP를 규정하면서 일본의 참가를 종용해 왔고, 일본은 높은 수준의 자유화에 대한 국내 반대 때문에 참가를 주저해왔다. 예상과 달리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관세철폐에 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고 양보했고 일본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왜 이런 합의를 보았으며 향후 전망은 어떠한지, 주변국의 의도와 전략을 정확히 읽어내지 않으면 경제부흥은 어렵다. 외교부는 여타 경제부처가 대체할 수 없는 이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제외교는 경제부처, 공공외교는 문화부, 안보외교는 국방부 등과 공유하게 돼있다. 외교부가 혼자 노를 저어가려 하면 배는 움직이지 않는다. 타 부처와 민간 이해당사자들이 외교의 바다에서 함께 노를 저을 수 있도록 외교부는 개방과 공유의 시스템을 모색해야 한다. 국제정세에 관해 축적된 지식과 재외공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익을 대변하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지식의 중개자,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협상의 방향타를 쥐는 대외교섭의 컨트롤타워가 그것이다. 외교부 멘붕의 치유는 시대에 맞는 외교개념을 정립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신정부 외교 수장의 노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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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는 견해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의 이 같은 인식은 한·미 FTA 협상 당시 대법원이 ISD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 등과 대조적이다.


(경향신문DB)



황 후보자는 28일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에게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한·미 FTA에 규정된 ISD는 국내에서 발생한 분쟁을 우리 법원이 아닌 제3의 중재기관에 맡기고, 또 법원의 판결에 대하여도 ISD 제소가 가능하므로 사법주권을 침해한다는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ISD는 국내에서 발생한 분쟁이 국제협정상의 의무 위반인지 여부를 판정하는 것이고 국내법 해석문제를 국제중재로 다루는 것이 아니므로 ISD로 인해 사법주권이 침해가 된다는 견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는 또 “법원의 판결도 국가의 조치에 해당되므로 ISD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나, 이 경우에도 법원의 판결에 대한 재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협정위반 여부만을 평가하는 것이므로 우리 사법주권이 저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은 2007년 1월 법무부에 보낸 의견서(한·미 FTA 국제투자분쟁 해결절차와 관련한 검토의견)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 하에서는 국내 사법부의 재판도 중재청구의 대상이 됨으로써 법적 불안정 및 불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사법부의 재판이 무차별적으로 중재청구 대상이 될 경우에는 여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재판을 중재청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나 대상을 제안하여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도 2011년 12월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한·미 FTA 위반으로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면 국내 법원이 아니라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에 직접 제소할 수 있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빼앗는 조항이다.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는 조약의 최종해석을 한국 법원이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호주, 미국, 캐나다, 페루 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국의 법률가 100여명은 지난해 5월 ISD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참여국의 사법주권을 침해하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는 TPP 참여국 모두가 ISD를 거부하고 있는 호주의 사례를 따라야 한다고 요구한다”며 “국내 사법체계의 온전함을 다시 주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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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법무부가 투자자-국가소송(ISD) 분야에서 활동하는 중재인 현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국내 로펌에 의뢰한 용역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론스타가 지난해 11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국제중재 신청서를 비공개한 데 이어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된 용역 보고서의 공개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중재신청서 공개하라 (경향신문DB)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이 26일 법무부가 2008년 4월 김앤장 윤병철 변호사에게 의뢰한 ‘세계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중재인 연구’라는 용역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법무부는 이를 거부했다. 법무부는 “보고서는 투자자-국가소송에 대비해 국내 로펌에 의뢰해 중재인들의 성향 등을 분석한 대외비 자료로 제출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2007년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최종 서명되면서 제소 경향이 가장 높은 미국 투자자에 의한 투자자-국가소송 발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자-국가소송 주무부처인 법무부의 주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1500만원을 들여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중재인 선정은 투자자-국가소송 승패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므로 실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빠른 대처가 가능하도록 세계 주요 중재인의 리스트를 사전 작성하고 각 중재인의 판정 성향을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다만 박 의원의 요구에 따라 론스타가 제기한 투자자-국가소송에서 론스타가 선임한 찰스 브로워와 한국 정부가 선임한 브리짓 스턴에 대한 자료는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이 자료는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프로필 수준으로 보고서에 첨부돼 있는 부분이다. 법무부는 또 브로워와 스턴이 관여한 중재사건의 주요 내용과 중재결과에 대해서는 “이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아 제출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병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법무부가 용역 보고서를 접수한 뒤 작성한 ‘연구용역결과 평가서’를 보면 이 보고서에는 3건 이상의 투자자-국가소송에서 중재인으로 활동한 72명의 국적, 법문화적 배경과 성향 등이 담겨 있다. 스턴과 브로워는 지금까지 각각 39건, 33건의 국제중재에서 중재인으로 선임됐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성향 분석이 보고서에 포함돼 있는 셈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들의 간략한 프로필만 국회에 제출하고 핵심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박 의원은 “법무부는 정부가 선임한 중재인이 타당한지 검토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론스타 사건을 담당할 두 중재인에 대한 제대로 된 자료가 없다면 무엇을 근거로 스턴을 중재인으로 선정한 것이며, 브로워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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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한국 공공정책 첫 좌절 사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위해 오는 7월 도입하려던 정부의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가 2015년으로 시행이 미뤄진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앞세운 미국의 통상 압력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15일 한·미FTA가 발효된 이후 한국 정부의 공공정책이 한·미 FTA로 인해 사실상 좌절된 첫 사례이다. 


6일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에 대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의견’ 문건을 보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저탄소 협력금 제도는 한·미 FTA 9.7조와 한·미 FTA ‘자동차 연비와 온실가스에 관한 규정에 관한 합의의사록’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환경부 장관에게 보낸 이 의견서에서 수입자동차협회는 “이 제도는 한·미 FTA를 위반하는 금지된 무역기술장벽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 대해 미 당국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자동차 소비문화로 이산화탄소가 과다 배출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2009년 7월부터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준비해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경차나 소형차 구매자에게 50만~3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반대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중·대형차에는 50만~300만원의 부담금을 물리는 것이다. 환경부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올해 7월부터 도입하기 위해 2013년 예산에 1515억원을 편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의 근거법인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한·미 FTA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환노위 속기록을 보면 윤종수 환경부 차관은 “FTA에서 (미국 자동차 회사에 대해) 배출가스 유예를 해주는 게 있다. 이것이 일제히 해소되는 것이 2015년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맞춰서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시행을) 하자는 쪽으로 정부 안에서 조정됐다”고 말했다. 환노위는 환경부의 의견을 반영해 제도 도입 시기를 2015년 1월로 조정한 개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겼다.


환경부는 미국 측이 한·미 FTA 위반이라는 주장을 제기하자 외부에 법률 검토를 의뢰해 “일반적으로 볼 때 협정 위반은 아니지만 협정을 광의로 해석할 경우 위반일 수도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미 FTA는 온실가스 배출규제의 대상을 자동차 생산회사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탄소차 협력금은 자동차 회사 규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선택해야 하는 문제여서 한·미 FTA와 관련이 없다는 게 환경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FTA 위반의 문제는 없다고 봤지만 국내외 자동차 업계가 준비기간을 더 달라고 요구했고, 미국 측이 지속적으로 한·미 FTA 위반이라는 문제제기를 해왔기 때문에 통상 마찰이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은 “외교통상부가 한·미 FTA와 별개의 문서라며 국회 비준 동의안에서 뺐던 합의의사록을 근거로 미국 기업이 한국 정부가 도입하려는 환경정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상황”이라며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당초 계획대로 시행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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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정환보 기자 simon@kyunghyang.com


 


ㆍ미 교수 3명 외교전문지 기고

ㆍ당시 정부는 ‘빅딜’ 의혹 부인

ㆍ김종훈 전 본부장 “사실 무근”



한국 정부가 2010년 진행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에서 미국과의 안보관계 강화를 위해 자동차를 비롯한 핵심 조항에서 양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한국 일각에서는 “정부가 천안함, 연평도 사태 등으로 안보와 FTA를 ‘빅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정부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 정치외교학과 존 아이켄베리 교수와 다트머스대 행정학과 스티븐 브룩스·윌리엄 울포스 교수 등 3명은 이 같은 내용을 뒷받침하는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이 인용된 기고문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1·2월호에 실은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들은 ‘미국은 개입 국방정책을 적극 추진해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강력한 국방정책을 촉구하면서 한·미관계와 FTA 추가협상 등을 거론했다. 이들은 “한·미 FTA 추가 협상 과정에서 미국 당국자들은 FTA를 미국과의 안보관계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한국 정부의 열망을 역이용했다”면서 “한 (미국) 외교관이 사석에서 우리에게 ‘우리(미국 정부)는 노동·환경 조항과 자동차 조항에서 수정을 요구했고, 한국 정부는 모두 수용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외교관은 “왜냐하면 (한국 정부는) FTA 체결이 실패하면 미국과의 정치·안보 관계가 퇴보할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2010년 11~12월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지시로 한·미 FTA 추가 협상을 벌였다. 


양국은 당시 미국 측의 요청으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2007년 체결된 한·미 FTA 협정문에서 배기량 3000㏄를 기준으로 관세 철폐 시기를 다르게 적용하기로 한 것을 철회하고, 배기량에 관계없이 미국이 부과하는 관세(2.5%) 철폐 시점을 ‘발효 후 5년째부터’로 미루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10년간 없애기로 한 미국산 전기차·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세(8%) 철폐 기간을 앞당겨 한국은 발효 즉시 8%를 4%로 인하하기로 하고 그로부터 4년 뒤 모두 없애기로 했다. 한국은 그 대가로 미국산 냉동 돼지고기 관세 철폐 시점을 2016년으로 2년 늦추고 복제의약품 시판 허가·특허 연계 의무 이행을 3년간 유예했다.



하지만 한국은 자동차 시장에 대한 대폭 양보로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미국은 FTA 합의 직후 노동·환경 등 7개 추가 요구사항도 관철시켰다.



당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협상을 총괄한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5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과의 정치·안보적 관계를 고려해 양보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당시 연평도 포격 사태 직후라서 그런 의혹이 제기됐지만 서로의 이익을 고려해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굳은 표정으로 위를 쳐다보고 있다. (경향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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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ㆍ소비 줄어도 대체품목 인정 안돼 보상 제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산 오렌지 수입이 급증하면서 직접대체 관계에 있는 국내산 감귤의 소비 감소뿐 아니라 딸기, 사과 등 국내산 과일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렌지와 감귤처럼 현재 수입 농산물과 직접적인 대체 효과가 있는 품목만 보상하는 현행 FTA 피해보전직불제도로는 농가피해를 제대로 보상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의 ‘한·미 FTA와 농업분야 파급효과’에 따르면 1~5월 주로 수입되는 미국산 오렌지는 11월 이후 출하되는 국산 감귤뿐 아니라 3~5월에 나오는 딸기, 참외, 토마토 등의 국산 과채류 소비를 줄어들게 하고 있다. 미국산 체리는 5~8월에 수입되지만, 6~8월에 시장에 나오는 국산 체리, 복숭아, 자두 등의 여름과일과 소비대체 관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문한필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미국산 오렌지와 체리의 수입이 국내산 출하시기와 맞물려서 국내 과일 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현행 FTA 피해보전대책은 감귤과 오렌지같이 동질성이 인정되는 품목에 한해 직접적인 소득보상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질적인 품목 간에 발생하는 수입 피해에 대해서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FTA 피해보전대책은 오렌지 수입이 증가하면 직접 대체효과가 있는 감귤 농가에 피해를 보상해준다. 직접 대체품목이 아닌 다른 국내산 과일에 대한 보상은 없다. 하지만 농경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후 국내 소비자 4명 중 1명은 오렌지 구입을 늘리고 국산 과일의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연의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국산 과일을 오렌지로 대체했다는 소비자는 오렌지를 구입한 대신 감귤, 딸기, 사과, 방울토마토 등의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오렌지를 구입한 소비자가 1순위로 줄인 국내산 과일은 감귤이 35%, 딸기 20.4%, 사과 14.6% 등이었다.


실제로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오렌지 판매는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국산 감귤, 딸기, 사과의 매출액은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2008년 과일 매출액을 100으로 했을 때 2011년과 한·미 FTA 발효 이후인 2012년 매출액을 비교하면 미국산 오렌지는 152에서 158로 4% 증가한 반면 감귤은 2.8%, 딸기는 8.5% 감소했다. 사과는 1.4% 소폭 증가했다. 소비자가 과일을 사는 데 들이는 돈이 한정돼 있다보니 오렌지를 더 많이 사면서 국산 과일을 덜 사게 되는 것이다. 오렌지 수입량은 2009~2011년 평균 7만5600t에서 2012년 3월 이후 11만5500t으로 증가했다. 


문 위원은 “FTA 이행이 진전될수록 국내 농산물 시장 전반에 미치는 간접적인 파급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행 피해보전직불제는 당초 취지대로 FTA 이행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수입 피해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수단으로 활용하고, 다수의 FTA가 동시에 이행되면서 발생하는 불특정 다발성 간접피해에 대해서는 직불제 개편·통합 또는 소득안정보험과 같은 종합적인 소득안정 장치를 마련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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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외국기업에 적용 땐 협정 위반… 국내기업만 규제 땐 역차별



외식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둘러싸고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외식업이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피자헛 등 외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외국 기업도 규제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협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위배될 수 있어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23일 동반위와 외식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동반위는 한국외식업중앙회, 외식업 진출 대기업 관계자 등과 두 차례 회의를 열고 외식업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의는 외식업중앙회가 “대기업의 외식업 진출로 중소·영세 자영업자의 피해가 크다”며 외식업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을 지난해 동반위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중기 적합업종 지정에 따른 규제를 받게 될 대기업은 CJ푸드빌, 아워홈, 이랜드, 신세계푸드 등 30여곳으로 알려졌다. 중소·영세 자영업자의 비중이 크지 않은 햄버거를 제외하고 이들 대기업이 진출한 대부분의 외식업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경향신문DB)


문제는 외식업이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국내 대기업이 빠져나간 공백을 외국 대기업이 차지하게 돼 역차별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만 규제를 받으면 외국 대기업이 그 틈새를 노리게 되니까 외국 기업도 다 같이 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 적합업종 지정은 대·중소기업 간 자율적인 협의를 기초로 한 가이드라인이다. 하지만 외국 기업이 협의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동반위는 외국 기업도 규제하는 권고를 내릴 수 있는데 이 경우 한·미 FTA 위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또 외국 기업과의 협의에 따라 권고가 내려졌다 해도 논의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압력’ 등이 있었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외교통상부는 “중기 적합업종 지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한·미 FTA와 상충될 소지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한·미 FTA는 명시적인 법령 이외의 관행 등에도 적용되며, 정부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비정부기관이 채택·유지하는 조치에도 적용된다. 민간기구인 동반위의 결정도 한·미 FTA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국제협정 위반 문제를 피하려고 하니 어려운 점이 있다. 법률적인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기 위해선 한국 정부가 미국과 협의해 외국 대기업도 한국의 중기 적합업종 규제에 포함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미국이 자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받아들이는 대가로 더 큰 것을 요구할 수 있어 골치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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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연 기자 egghee@kyunghyang.com




ㆍ미국 업계 50억달러 수익 예상




미국 보험업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시장에서 장기적으로 50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보고서를 내놨다. 미국의 이 같은 분석은 FTA로 인한 국내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 별다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정부와 국내 보험업계의 입장과 대치되는 것이다.



24일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 ‘한·미 FTA의 보험업계에 대한 영향’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분석이 나와 있다. 미국 측 보고서에는 ‘미국 보험업계가 한·미 FTA로 인한 새로운 시장 진출로 (한국시장에서) 50억달러의 장기적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는 “2005년 기준 미국 보험업계가 국제거래 관련 보험서비스 상품으로 수출한 68억달러 가운데 한국에는 1%에 불과한 7400만달러를 수출했다”면서 “이는 멕시코에 수출한 1억5800만달러보다 적은 액수다”라고 말했다. 위원회의 분석은 한국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담겨 있다. 한국의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수출·산업과 관련해 공략할 보험시장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미 FTA 2년간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2014년 3월 이후 미국 보험사들의 국내 공략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협정에 따라 고객정보에 대한 공유 및 처리가 자유로워져 미국 보험회사들이 국내 보험시장 진출에 본격 나설 것이란 얘기다.



윤상호 보험연구위원은 미국 보험사들이 국내 고객정보에 대한 공유 및 처리가 가능해지면 맞춤형 보험상품과 서비스 공세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 연구위원은 “변액보험의 경우만 하더라도 파생상품 등 금융시스템이 뛰어난 해외보험사들이 우월한 자산운용을 바탕으로 가격경쟁에서 앞서 국내보험사들은 경쟁에 밀릴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국내 보험사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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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ㆍ올 하반기 들어 지난해보다 월평균 1.1% 감소



지난 4월 발효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정부 주장과 달리 대미 수출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3일 발표한 ‘2012년 수출입 평가 및 2013년 전망’ 자료를 보면 지난 7월과 9월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0.9%와 0.4% 증가했다. 그러나 8월과 10월에는 2.3%와 3.5% 감소해 하반기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월평균 1.1% 감소했다. 반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중동과 아세안(ASEAN)으로의 수출은 각각 13.5%와 18.8% 증가했다. 


전체 대미 수출도 한·미 FTA 발효 이후에 오히려 줄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의 대미 수출은 443억7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했다. 그러나 한·미 FTA 발효 이후인 4월부터 9월까지 수출액은 306억3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협정 발효 이후 수출 증가율이 더 둔화된 것이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한·미 FTA 발효 이후 수출이 이전보다 줄었는데도 정부나 무역협회가 FTA 덕분에 대미 수출이 증가했다는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는 수출활용률에서도 효과가 크지 않음이 나타났다. 수출활용률은 무관세 및 협정제외품목을 뺀 대미 수출액 가운데 국내업체가 FTA를 이용해 미국에 수출한 금액의 비중을 말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FTA 효과를 누리는 국내업체가 많음을 뜻한다. 예컨대 국내 제조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한·미 FTA 혜택을 받는 제품은 FTA 활용률에 포함되지만 한국산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양국 협정에서 제외한 제품은 FTA 활용률에서 제외된다. 


무역협회의 ‘한·미 FTA 6개월 평가와 과제’ 자료를 보면 한·미 FTA 수출활용률은 지난 4월 58.3%에서 5월과 6월 63.8%와 69.2%로 높아졌다. 그러나 7월·8월·9월은 각각 66.7%, 67.1%, 66.2%로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는 당초 한·미 FTA 수출활용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연말에는 7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범철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FTA가 발효한 초기 2개월 동안은 수출업체 교육 등으로 활용률이 높아졌지만 이후에는 거의 답보상태에 있다”면서 “추세대로라면 한·미 FTA 수출활용률이 더 이상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전문가들은 한·미 FTA와 관련해 유달리 왜곡된 정보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영 교수는 “대미 수출이 증가하면 FTA 덕분이고 감소하면 재정위기 탓으로 돌리는 게 FTA 찬성론자들의 전형적인 논리”라며 “FTA 효과를 분석할 때 유가 상승, 환율 변동 등은 반영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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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한미FTA로 인해 수입담배 가격은 강제로 낮아지기 때문에 국내담배의 가격을 올리는 ‘금연정책’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상법 전문인 송기호 변호사는 14일 ‘다국적 담배산업과 자유무역 그리고 전세계 민중의 건강’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한미FTA에 따르면 40%의 한국의 담배 관세율은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0%가 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DB)


현재 40%에 이르는 수입담배의 관세를 철폐할 경우 수입담배의 가격은 자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정부에서는 담배가격을 올려 금연을 촉진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검토중인 데다가 2005년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역시 ‘가격조치’를 담배 소비를 줄이는 효과적이고 중요한 수단으로 규정한 바 있다. 현재 한국은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당사국 제5차 총회를 개최하면서 ‘금연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하지만 송 변호사의 주장에 따르면 한미FTA 발효 상태 하에서는 ‘담뱃세’를 올려 국내담배 가격을 인상해도 소비자들이 국내담배 대신 수입담배를 선택하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



송 변호사는 또 담배 포장·라벨 등에 담배의 실상을 알리는 조치를 해야하고, 담배 광고를 금지하는 등의 담배규제기본협약 내용이 한미FTA와 충돌한다고 밝혔다. “(한미FTA에 따르면) 일련의 정부조치로 인해 투자자(담배기업)가 손해가 있을 경우 이를 배상하도록 하는데, 공중보건 정책에 대해서도 목적이나 효과에 비해 매우 엄격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해야한다”(송 변호사)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한미FTA에서 관세철폐가 담배에 적용되지 않도록 해야하고, 담배에 대한 일반적 예외조항을 규정해야한다”면서 “그것이 담배협약의 서문대로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권리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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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박근혜, 투자자 소송제 등 이명박 정부와 동일 인식

ㆍ문재인, 골목상권 보호법 FTA와 충돌… 대책 없어

ㆍ안철수, 한·미 FTA 문제 발생 시 개정은 현실성 부족



대선 후보들 모두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정책에 경제민주화의 가치를 제대로 접목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리병원 규제, 중소기업·골목상권 보호 등 경제민주화를 위한 정책수단들이 FTA로 인해 제약되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정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FTA 지지론자이다. 박 후보는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한·미 FTA가 날치기 처리될 당시 찬성 표를 던졌고, 지난 4월 총선에선 “한·미 FTA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히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대해선 “표준약관같이 거의 모든 협정에 다 들어 있는 제도”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박근혜 캠프의 통상정책은 전형적인 박정희식 수출지상주의에 가까워보인다”며 “통상은 단순히 수출을 늘리는 게 아니라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시스템 문제인데 이 부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부족해보인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폐기보다 면밀한 분석을 통해서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며 “투자자-국가소송제 등 독소조항 문제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더 근본적으로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무조건 FTA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동시다발적 FTA 추진 전략을 비판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가 11일 발표한 정책공약집 ‘안철수의 약속’을 보면 <안철수의 생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FTA 선순환지수’를 개발해 국내 경제와의 선순환을 추구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들어갔지만 투자자-국가소송제 개정 협상에 대해선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공약집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 등에서 문제 발생 시 한·미 FTA 협정문에 근거해 국제규범에 부합되게 ‘개정’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정태인 원장은 “FTA는 무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법·제도를 통한 간접효과들이 많은데 선순환지수라는 것을 통해 이런 부분까지 어떻게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지향의 남희섭 변리사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활용해야 하는 정책수단이 한·미 FTA 등으로 인해 묶여 있는 경우가 있다”며 “문제가 현실화된 이후에 개정협상을 한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참여정부의 가장 큰 패착 가운데 하나로 한·미 FTA 체결을 꼽으면서 “참여정부 당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투자자-국가소송제라는 독소조항을 반드시 재협상해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도 투자자-국가소송제 등 독소조항에 대한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 후보는 민주당 상임고문이었던 지난 2월 “이명박 정부가 추가협상을 통해서 양보하고 지금 발효시키려 하는 내용은 참여정부 때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가 다르다는 왜곡된 인식을 내비쳤던 것이다. 줄곧 한·미 FTA를 비판해온 전문가들은 이명박의 FTA와 노무현의 FTA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본다.


문 후보는 골목상권 보호 등을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적합업종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 특별법은 한·미 FTA, 한·유럽연합(EU) FTA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하지만 이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시장 개방에 예외를 두는 등 개정 협상을 하겠다는 공약은 전혀 없어 통상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해영 교수는 “한국처럼 개방된 경제체제에선 제도 몇 가지를 고친다고 경제민주화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태인 원장은 “국가 간의 경제관계를 FTA라는 틀로만 접근하다 보니 국제경제의 핵심적인 이슈들을 놓치고 있다”“FTA로 시야를 좁힌다고 해도 동시다발적 FTA 추진 전략 수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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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한·중 양국이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에서 상품 분야의 민감품목 비중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양국의 이견이 여전히 큰 상황이어서 2단계 협상으로 넘어가려면 수차례의 협상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협상 개시 이후 민감분야 보호를 위한 1단계 협상을 우선 진행하고, 이 협상이 타결된 이후 2단계 전면 협상에 돌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한국 정부는 또 한·중 FTA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를 연계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최경림 FTA 교섭대표는 1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3차 협상에서 양측은 전체 품목을 일반품목, 민감품목, 초민감품목이라는 3개의 품목군으로 나누기로 했는데 4차 협상부터는 이들 품목군의 비중, 다시 말해 구체적인 숫자에 대해 중점적으로 협의를 했다”며 “다만 이번 회의에서 확인된 양측의 입장은 아직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이 문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3차 협상에서 일반품목군은 한·중 FTA 협정 발효 뒤 10년 이내에 관세를 철폐하고, 민감품목군은 협정 발효 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또 양국은 민감품목군의 ‘크기’를 정할 때 품목수뿐 아니라 수입액 기준도 적용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봤다.



양국은 지적재산권 분야를 독립적인 챕터로 협정문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고 전자상거래 분야의 작업반을 새롭게 설립하는 데도 합의했다. 최 대표는 “지재권은 그동안 우리들이 협정문에 별도의 챕터를 두고, 또 별도의 챕터를 두기 위해서 작업반을 설치하자고 중국 측에 계속 요청을 해왔던 사항”이라며 “다행히 이번 회의에서 중국 측이 협정문에 별도 챕터를 두는 데 동의했기 때문에 우리들로 봐서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측은 정부조달 분야도 별도의 챕터로 두고 금융, 통신 등 서비스에서 분야별 협의를 진행하길 원하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선 중국의 동의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외교부는 또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도 한·중 FTA 협상 맥락에서 어떻게 논의를 할 수 있을지 중국 측과 논의 중이다. 최 대표는 “(협정문 텍스트 속에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그런 메커니즘을 과연 둘 것인지, 또 만약에 둔다는 데 합의가 있다면 어떤 형태로 둘 것인지를 지금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5차 협상은 중국에서 진행될 예정이고, 구체적인 일정은 양국이 추후에 협의하기로 했다. 양국은 지난 5월2일 한·중 통상장관회담에서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4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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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민 기자 riski@kyunghyang.com



 

한국과 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과수·채소 분야에서 10년간 피해 1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농협경제연구소의 보고서가 뒤늦게 공개됐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황주홍 의원(민주통합당)은 24일 “그동안 공개하지 않던 농협경제연구소의 ‘한중FTA의 파급영향과 대응방향’을 확인한 결과, 인삼·고추·배 등 13개 과수 및 채소의 피해 액을 연간 최소 7000억~1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해 놓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황 의원이 입수한 보고서를 보면 2010년 당시 관세수준에서 중국산 채소류의 국내 판매가격은 국산의 37~137% 수준이며, 한중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될 경우 국내산 가격의 20~98%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관세율이 100% 미만인 품목은 관세 완전 철폐, 100% 이상 품목은 50%를 감축하는 ‘시나리오1’의 경우 생산액이 2006~08년 3개년 평균 생산액 대비 최대 794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세율 구간에 상관없이 관세가 완전 철폐되는 ‘시나리오2’의 경우 생산액이 최대 1조206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시나리오2’에 따르면 예상 피해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고추·마늘·양파·인삼 등 4개 품목의 최대 예상 피해액은 7500억 원에 이르고, 사과·배·감귤 등 주요 과일류는 2600억 원으로서 각각 총 예상 피해액의 62.2%, 21.6%를 차지하게 된다.


황주홍 의원은 “농협이 2년 전에 이미 한중FTA 피해 규모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도 이를 발표하지 않고 쉬쉬한 것은 농민단체로서의 농협의 의무를 방기한 것”이라며, “연구내용이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변명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한중FTA 농업분야 피해 규모를 정확히 밝히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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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한·벨기에 협정은 한국 법원 승인 있어야 효력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이용해 양도소득세를 돌려받으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미 FTA와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의 차이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두 협정의 공통점은 투자자-국가소송제가 분쟁해결 방식으로 보장돼 있다는 것이다. 또 사전동의 조항이 포함돼 있어 한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가 분쟁을 국제중재판정부로 회부하는 것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한·미 FTA의 경우 국제중재판정부의 결정을 한국 정부가 따르지 않을 경우 특혜관세 중단이라는 무역보복을 당할 수 있다. 무역협정인 한·미 FTA에 투자자-국가소송제가 편입됨으로써 투자자-국가소송제의 위력이 강해지는 것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외교통상위원장인 송기호 변호사(사진)는 “한국과 벨기에의 경우에는 투자보장협정만 체결됐기 때문에 만약 한국이 론스타와의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일단 한국 법원에서 그 중재 패소 판결에 대한 승인집행이 나야 한다”며 “하지만 한국 법원에서 그것에 대한 승인집행을 하지 않으면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의 투자자-국가소송제는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미 FTA는 한국 법원에서 승인집행을 해주지 않을 경우 협정 위반에 해당해 미국이 무역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FTA에 투자자-국가소송제를 집어넣는 문제는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은 한·미 FTA에 비해 구체성이 떨어진다. 한·미 FTA는 부속서에서 ‘과세조치는 일반적으로 수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에는 간접수용에 해당할 경우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이 같은 예외조항은 없다. 협정 당사국의 소재지에서 실질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협정의 혜택을 부인하는 조항도 한·미 FTA에는 있지만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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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송기호 변호사 “경정청구 거부처분은 발효 이후”

ㆍ한편선 “과세처분은 한·미 FTA와 무관” 분석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BIT)이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이용해 한국 정부를 제소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외교통상위원장인 송기호 변호사는 31일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한국 정부가 3915억원을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원천징수한 것은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의한 것으로서 명확한 법적 근거에 따른 확정적 과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론스타의 경정청구를 기각하는 과세처분은 한·미 FTA 발효(3월15일) 이후에 존재하는 것이므로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변호사의 설명은 국세청이 론스타의 경정청구에 거부 처분을 내리는 시기가 한·미 FTA 발효 이후이기 때문에 론스타가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정청구란 납세 의무자가 과다 납부한 세액을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하는 행위다. 





론스타는 지난달 9일 자회사인 벨기에의 LSF-KEB 홀딩스 명의로 “외환은행 지분 매각에 따른 양도소득세 징수가 부당하니 하나금융이 낸 세금을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서울 남대문세무서에 냈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9일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대금을 모두 지급했다. 원천징수 의무가 발생하는 시기는 대금지급일이고 원천징수 납부 의무가 발생하는 시기는 대금지급일이 속한 달의 다음달 10일까지다. 하나금융은 3월5일 국세청에 원천징수된 금액을 납부했다.


국세청은 현재 하나금융의 원천징수가 정당하다고 보고 있고 론스타의 경정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예정이다. 국세청이 60일 안에 원천징수가 정당하다는 결과를 통보하면 확정적인 과세 처분이 발생하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론스타가 한·미 FTA라는 한국 정부의 약한 고리를 노리고 들어올 수 있다”며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로 한국 정부를 압박해 3915억원을 돌려받으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현재 벨기에는 ‘원천징수특례의 적용지역’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론스타에 대한 원천징수는 벨기에 국적 법인에 대한 다른 원천징수 사례가 없는 한 차별적이고 자의적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원천징수특례 적용지역으로 지정되면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의 세금도 우선 징수한 뒤에 적정성을 판단하고 나서 환급해주게 된다.


송 변호사는 “같은 사안이라도 투자자-국가소송제의 근거가 되는 협정이나 청구 주체가 다를 경우 제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론스타의 투자자들은 정부, 기업 직원, 은퇴자 연금 등 수천개이며 의학연구, 고등교육, 기타 자선활동을 후원하는 기금도 포함돼 있다. 이들 투자자 가운데 미국계 자본이 있는 만큼 한·미 FTA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론스타에 대한 과세 처분은 한·미 FTA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해석도 있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론스타의 경정청구는 과세에 대한 불복 절차라고 봐야 하고 확정적인 과세는 원천징수 당시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과세 처분이 한·미 FTA 발효 전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론스타가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또 “론스타는 2월 초에 하나금융으로부터 대금을 모두 받고 한국을 떠났고 투자가 철회됐다. 한·미 FTA가 보호하는 투자자 자격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만약 론스타가 투자자-국가소송제 제소 자격이 있다고 가정해도 ‘과세조치의 기피 또는 회피를 막기 위한 과세 조치는 일반적으로 수용을 구성하지 아니한다’(한·미 FTA 부속서 11-바)는 내용 등이 있어 한국 정부가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Posted by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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