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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했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탄력을 받고 있다. 양국 대표단은 지난 2~4일 부산에서 6차 협상을 갖고 상품 분야의 개방 수준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한다. 9월 협상 때 일부 쟁점에 합의하면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상이 지난달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에 합의한 뒤 가속도가 붙었다. 이번 FTA의 파급력은 이미 발효된 유럽연합(EU)이나 미국과의 협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저가의 중국산이 밀려들 경우 농축산물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의 생산기반이 송두리째 붕괴될 수 있다.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FTA 맹신론에 빠진 채 졸속으로 추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난해 5월 시작된 협상은 5부 능선을 넘었다. 현재 진행 중인 1차 협상은 기본 틀을 만드는 작업이다.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덩치가 커졌다. ‘높은 수준’의 FTA는 80~90%의 개방화율을 뜻한다. 전체 1만1000여개 교역품 대부분이 개방 대상에 포함되는 셈이다. 9월 협상에서 기본틀이 갖춰지면 2차 본협상에서는 품목별 관세 철폐 수준과 유보기간을 놓고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제2의 경제대국이자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다. 지리적 근접성과 상품의 유사성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쌀을 비롯한 농축산물이 우선 걱정이다. 중국산 농산물은 국내산의 5분의 1 값에 불과해 비교대상이 아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향후 15년간 29조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부 농축산물이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도 대부분 농가가 치명상을 피할 수 없다. 일반 공산품도 마찬가지다. 저가의 중국산이 국내 생필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당에 관세까지 사라지면 국산 중소기업 제품은 설 땅이 없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선승리를 위한 2012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이 한중FTA 중단과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향DB)



정부는 발효 후 10년 뒤엔 국내총생산(GDP)이 최고 3.04% 높아지고 33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실제 효과는 GDP의 0.26∼0.91%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은 전체 교역품에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한국산은 자동차와 전자·화학제품이 주된 수혜품목으로 꼽힌다. 자동차는 중국이 자국시장 보호를 위해 개방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큰 데다 관세가 없어져도 국내 업체들은 중국 공장을 갖고 있어 혜택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전자제품 수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애초 중국은 적극적인 데 비해 한국은 민감한 품목이 많아 부담이 컸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의 정치·외교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FTA 협상도 영향을 받고 있다. FTA는 외교가 아니라 경제효과가 그 본질이라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협상은 서두를수록 불리하게 돼 있다. 일부 대기업의 수출 효과만 앞세워 농축산 농가와 중소기업의 희생을 강요하는 FTA라면 차라리 판을 깨는 게 옳다.

Posted by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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