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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한국 공공정책 첫 좌절 사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위해 오는 7월 도입하려던 정부의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가 2015년으로 시행이 미뤄진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앞세운 미국의 통상 압력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15일 한·미FTA가 발효된 이후 한국 정부의 공공정책이 한·미 FTA로 인해 사실상 좌절된 첫 사례이다. 


6일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에 대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의견’ 문건을 보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저탄소 협력금 제도는 한·미 FTA 9.7조와 한·미 FTA ‘자동차 연비와 온실가스에 관한 규정에 관한 합의의사록’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환경부 장관에게 보낸 이 의견서에서 수입자동차협회는 “이 제도는 한·미 FTA를 위반하는 금지된 무역기술장벽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 대해 미 당국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자동차 소비문화로 이산화탄소가 과다 배출되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2009년 7월부터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준비해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경차나 소형차 구매자에게 50만~3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반대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중·대형차에는 50만~300만원의 부담금을 물리는 것이다. 환경부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올해 7월부터 도입하기 위해 2013년 예산에 1515억원을 편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의 근거법인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한·미 FTA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환노위 속기록을 보면 윤종수 환경부 차관은 “FTA에서 (미국 자동차 회사에 대해) 배출가스 유예를 해주는 게 있다. 이것이 일제히 해소되는 것이 2015년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맞춰서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시행을) 하자는 쪽으로 정부 안에서 조정됐다”고 말했다. 환노위는 환경부의 의견을 반영해 제도 도입 시기를 2015년 1월로 조정한 개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겼다.


환경부는 미국 측이 한·미 FTA 위반이라는 주장을 제기하자 외부에 법률 검토를 의뢰해 “일반적으로 볼 때 협정 위반은 아니지만 협정을 광의로 해석할 경우 위반일 수도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미 FTA는 온실가스 배출규제의 대상을 자동차 생산회사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탄소차 협력금은 자동차 회사 규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선택해야 하는 문제여서 한·미 FTA와 관련이 없다는 게 환경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FTA 위반의 문제는 없다고 봤지만 국내외 자동차 업계가 준비기간을 더 달라고 요구했고, 미국 측이 지속적으로 한·미 FTA 위반이라는 문제제기를 해왔기 때문에 통상 마찰이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의원은 “외교통상부가 한·미 FTA와 별개의 문서라며 국회 비준 동의안에서 뺐던 합의의사록을 근거로 미국 기업이 한국 정부가 도입하려는 환경정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상황”이라며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당초 계획대로 시행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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