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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968호

 
우정(郵政)이란 무엇인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우편에 관한 행정’이라고 간단하게 정의하고 있다. 우편이란 우편물을 국내나 전 세계에 보내는 일을 말한다. 우편물에 대해서는 우편으로 전달되는 서신이나 물품이라는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설명하기 부족한 면이 있다. 구체적인 대상과 범위를 일일이 법으로 정하고 있어서다. 

지난 3월 15일부터 우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우편물의 개념이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2일 국회에서 개정된 우편법이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우편법은 우편사업은 국가가 경영하도록 하고, 특히 서신(書信)은 우체국만이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서신독점권’을 부여하고 있다. 우편법상 우편물이란 통상우편물과 소포우편물을 말한다. 통상우편물에는 서신 등 의사전달물, 통화(송금고지서 포함), 소형포장우편물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신독점권의 대상인 서신이다. 새 우편법 시행으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이 서신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집배원 발대식. 한·미 FTA와 새 우편법 시행으로 우편 환경이 크게 변했다.

 

무엇보다 용어 자체가 바뀌었다. 예전 우편법에서는 서신이 아니라 신서(信書)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사전적으로는 둘 다 편지를 뜻하지만 법적으로는 엄연히 다른 말이다. 신서에 대한 옛 우편법 규정은 ‘의사전달을 위하여 문자·기호·부호 또는 그림 등으로 표시한 문서 또는 전단’이었다. 새 우편법에서는 ‘의사전달을 위하여 특정인이나 특정 주소로 송부하는 것으로서 문자·기호·부호 또는 그림 등으로 표시한 유형의 문서 또는 전단’으로 그 범위를 좀 더 구체화했을 뿐더러 일부를 그 대상에서 제외했다.(우편법 제1조의 2)

우편법 시행령에 따로 규정한 서신 제외 대상은 8가지다. 신문, 잡지, 서적, 상품안내서, 송장(送狀), 국제서류, 사내 수발 서류, 신용카드 등은 서신에 포함되지 않는다. 물론 법적으로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 서적의 경우 표지를 제외하고 48쪽 이상인 책자 형태로 인쇄·제본되었을 것, 발행인·출판사나 인쇄소의 명칭 중 어느 하나가 표시되어 발행되었을 것, 쪽수가 표시되어 발행되었을 것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상품안내서는 상품의 가격·기능·특성 등을 문자·사진·그림으로 인쇄한 16쪽 이상(표지 포함)인 책자 형태여야 한다. 사내 수발 서류는 국내에서 회사(공공기관 포함)의 본점과 지점 간 또는 지점 상호 간에 수발하는 우편물로서 발송 후 12시간 이내에 배달이 요구되는 상업용 서류여야 서신에서 제외될 수 있다. 참고로 예전 우편법에서 신서의 예외를 규정하지 않고 그 대신 송장이나 사내 수발 서류, 일부 국제서류 등을 신서송달의 범위에서 제외시켰다. 

새 우편법의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서신독점권의 범위를 완화한 것이다. 서신 가운데 중량이 350g을 넘거나 요금이 기본통상우편요금(현재 270원)의 10배를 넘는 것은 신고 절차를 거쳐 민간에서도 배달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새 우편법 발효에 맞춰 서신송달업 신고제도가 시행된다고 밝혔다. 우본은 보도자료를 통해 “서신송달업 신고제도는 사업자 관리를 통해 우편시장 질서를 유지하고 서신송달서비스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가가 독점하던 서신송달 시장을 민간에 개방함에 따라 국민은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신송달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업자는 사업계획서가 첨부된 신고서를 관할 지방우정청에 제출하면 된다. 다만 신고 없이 서신송달을 한 경우에는 최고 1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새 우편법 시행으로 그동안 서신독점권을 침해할 소지를 안고 있던 많은 민간 운송서비스의 합법적인 활동이 가능해졌다. 이는 우편사업의 국가 독점 영역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우정의 권익이 축소되는 만큼 국민 편익이 확대되기만 한다면 좋을 것이다. 

<신동호 선임기자 hudy@kyunghyang.com>
Posted by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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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코바 2012.04.02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 민영화에 우려를 표하는 마당에 경향에서 어떻게 이런 우호적인 글을 쓸 수 있죠?
    우편 민영화로 직원들과 국민이 어떤 피해를 볼지 예상이 안되시나 보죠?
    편집국에선 이런 글 전혀 안 읽고 출판하십니까? 잡지 구독했더니 열받게 하시네요.